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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레드벨벳 ‘빨간맛’ 반응할까…한류 영향력 주목


입력 2018.03.26 04:00 수정 2018.03.26 06:01        박진여 기자

15년前 베이비복스 무대에 ‘얼음’된 北관객

北 ‘한류 날라리풍’ 확산…레드벨벳은 어떨까?

이달 말 평양에서 열리는 우리 예술단 방북 공연은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밴드(YB), 백지영,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등 유명 가수들이 대거 참여한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이달 말 평양에서 열리는 우리 예술단 방북 공연은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밴드(YB), 백지영,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등 유명 가수들이 대거 참여한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15년前 베이비복스 무대에 '얼음'된 北주민들, 레드벨벳은 어떨까
평양 대학생 애창곡 '총 맞은 것처럼'…北 '한류 날라리풍' 확산


이달 말 평양에서 열리는 우리 예술단의 방북 공연은 '가왕'으로 불리는 상징적인 가수부터 K팝을 선도하는 아이돌그룹까지 총출동하면서 대중가요 중심의 콘서트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에는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밴드(YB), 백지영,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등 유명 가수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세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K팝 무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이중 레드벨벳이 이번 예술단에 유일한 아이돌 그룹으로 포함되면서 어떤 무대를 선보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들의 대표곡 만으로도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K팝을 북한에 공식적으로 처음 소개하는 자리가 된다.

5인조 걸그룹인 레드벨벳은 '빨간 맛', '피카부', '배드 보이' 등 대표곡을 연속 히트시키며 한류를 이끄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한류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이들이 평양까지 진출하면서 K팝 문화를 북한에 전파하는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5인조 걸그룹인 레드벨벳은 '빨간 맛', '피카부', '배드 보이' 등 대표곡을 연속 히트시키며 한류를 이끄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5인조 걸그룹인 레드벨벳은 '빨간 맛', '피카부', '배드 보이' 등 대표곡을 연속 히트시키며 한류를 이끄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북한은 K팝 문화를 '남조선 날라리풍', '자본주의 황색 바람'으로 규정하고 언급 자체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남북 문화교류가 활발했던 과거 방북 공연 때도 우리 아이돌 그룹이 포함된 전례가 있지만, 북측 관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우리 대중가수가 평양에서 펼친 공연은 2003년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통일음악회 공연이 마지막으로, 이 무대에는 이선희, 신화, 베이비복스 등이 출연했다. 당시 북측 관객들은 우리 예술단의 공연에 열띤 호응을 보내면서도 걸그룹 베이비복스의 무대가 시작되자 어색한 침묵을 지켰다. 배꼽티 등 노출이 많은 복장이 어색한 탓이었다.

당시 SBS에서 남북공동공연을 기획한 오기현 SBS PD는 저서 '평양걸그룹 모란봉악단'에서 "남북 문화교류 초기 북한에서는 남한 가수들의 댄스는 물론 노출도 허락하지 않았다"고 평양 공연 당시를 회상했다. '인민들 앞에서 저 옷(배꼽티)을 입을 거냐'는 북측 반응에 여분의 천을 핀으로 꼽고 공연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1999년 SBS의 평양 공연 당시 걸그룹이었던 핑클은 팔을 제외한 신체 전부를 가린 검은색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당시 핑클은 평양 공연을 앞두고 북한 방문과 관련한 안내교육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 주민과 만날 때 삼가야 할 발언과 가져가서는 안 되는 물건을 지침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달 25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폐회식에서 아이돌그룹 엑소가 공연하고 있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지난 달 25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폐회식에서 아이돌그룹 엑소가 공연하고 있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이후 10여 년 만에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이 성사되며 북한 주민들이 K팝 공연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일반 K팝 무대에서 만큼 떼창이나 호응은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과거만큼 '컬쳐 쇼크(문화 충격)'를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동안 한국 방송이 담긴 DVD나 USB 등이 중국을 통해 북한에 유통되면서 한류가 확산됐다는 배경이다. 실제 북한 당국이 적발한 휴대기기 등에 남측 드라마와 대중가요가 꾸준히 나오고 있으며, 수많은 탈북자들의 주요 탈북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관계자는 훈련 중 북한 선수가 레드벨벳의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흥얼거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최근 평양 대학생들 사이에서 가수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이 애창곡 1위로 꼽히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북한 주민 상당수가 이미 K팝을 알고 있고, 마음속으로 따라부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통해 그동안 북한 주민의 외부 문화 수용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된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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