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장동건 "'7년의 밤'으로 한계 깨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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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9월 25일 11:51:54
    [D-인터뷰] 장동건 "'7년의 밤'으로 한계 깨고 싶었다"
    악역 오영제 맡아 파격 변신
    "영화적 카타르시스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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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3-27 09:01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 영화 '7년의 밤'에 출연한 배우 장동건은 "할 수 있는 걸 다해 여한이 없다"고 했다.ⓒCJ엔터테인먼트

    악역 오영제 맡아 파격 변신
    "영화적 카타르시스 있는 작품"


    "할 수 있는 걸 다해서 여한이 없어요."

    '잘생김'의 대명사인 배우 장동건(46)은 영화 '7년의 밤'(감독 추창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유정 작가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7년의 밤'은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의 대결을 그린다.

    장동건은 딸을 죽인 범인을 향한 복수를 꿈꾸는 남자 영제 역을 맡았다. 젠틀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와 전혀 다른 파격 변신이다. 장동건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섬뜩하다.

    23일 서울 팔판동에서 만난 장동건은 "원작 소설을 읽고 영화화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캐스팅 제의가 왔다. '무언가 되는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원작에서 치과의사였던 오영제는 영화에서 이야기를 입고, 다른 인물로 되살아났다. 극 중 오영제는 복합적인 감정을 지닌 인물이다. 집착, 광기, 분노,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연기해야만 했다. 자신의 딸을 죽인 현수와 극한까지 가며 인간의 밑바닥을 드러낸다.

    정 작가는 장동건에 대해 "오영제를 인상 깊게 만들었고, 사이코패스의 연기가 놀라웠다"고 극찬했다.

    장동건은 "정 작가님이 좋게 봐주셔서 안심된다"며 "영화에서 소설 속 캐릭터를 표현하는 건 배우의 얼굴이다. 오영제는 결핍에서 오는 집착을 드러낸다. 무언가 소유하고 싶은데 갖지 못했을 때 삐뚤어지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처음에 소설을 읽고 생각한 오영제는 샤프하고, 댄디하면서 섬세한 사람이었어요. 근데 감독님과 얘기를 나누고 영화 속 오영제를 새롭게 창조해야 했죠. 오영제는 앞뒤가 안 맞는 일을 행합니다. 딸을 지극히 사랑하면서도 학대하는 게 대표적이죠. 오영제를 어떤 인물로 규정하지 않았어요. 이해해야만 했거든요."

    ▲ 영화 '7년의 밤'에 출연한 배우 장동건은 "극 중 오영제를 악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해했다"고 말했다.ⓒCJ엔터테인먼트

    배우는 오영제를 사이코패스 성향 인물로 정의하지 않으려고 했다. 자기만의 굳건한 세계가 있는 사람이란다. 처음부터 오영제를 이해하기라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아동 학대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오영제는 극 중 몇몇 장면에서 눈시울을 붉힌다. 저 눈물을 도대체 뭘까라는 궁금증이 든다. 배우는 "오영제는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며 "아마 회한의 감정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장동건은 또 "개인적인 한계를 깨고 싶어 작품을 선택했다"며 "할 수 있는 걸 다해서 여한이 없다고 얘기한 거다. 연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현장이기도 했다. 영화가 우울한 분위기이지만, 편안하고 온화한 현장 속에서 촬영했다"고 강조했다.

    1992년 MBC 2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장동건은 '우리들의 천국(1990), '마지막 승부'(1994), '연풍연가'(1998),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이브의 모든 것'(2000), '친구'(2001), '태극기 휘날리며'(2003), '태풍'(2005),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 '신사의 품격'(2012), '우는 남자'(2014), '브이아이피'(2017) 등에 나왔다.

    지난 2010년 동료 고소영과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아빠인 그는 "아동학대 장면은 감독님이 촬영하기 싫어한 장면이었고, 나조차 상상하기 힘들었던 부분"이라며 "최대한 완화해서 찍으려고 했다. 오영제는 자기 손을 대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학대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부성애다. 그는 "아이들이 처음 태어날 때도 좋지만, 교감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더 좋아졌다"며 "일이 없을 땐 집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한 가정을 꾸리면서 이전보다 여유로워졌고, 인생을 살면서 겪는 여러 부침을 인정하게 됐다.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고 미소 지었다.

    ▲ 영화 '7년의 밤'에 출연한 배우 장동건은 "인간의 선악과 본성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CJ엔터테인먼트

    현수 역의 류승룡에 대해선 "케미스트리(배우 간 호흡)가 있다는 걸 느꼈다"며 "마냥 친하다고 해서 케미스트리가 좋은 건 아니다. 승룡 씨 덕에 캐릭터를 잘 연기할 수 있었다. 특히 기계실에서 액션신을 할 때는 승룡 씨의 겁먹은 표정이 정말 실감 나서 저절로 리액션이 나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우울한 분위기가 관객들에게 먹힐지도 미지수다. "저도 고민했죠. '7년의 밤'은 영화적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인간의 본성과 선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의 말마따나 이 작품은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다. "전 오영제를 악역으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하. 오영제보다 최현수가 나쁜 짓을 더 하거든요. 악인이 피해자가 되고, 선인이 가해자가 되는 부분이 흥미롭죠. 둘 중에 누가 더 나쁜 사람일까요?"

    장동건에게 성선설과 성악설 중 어떤 걸 믿는지 물었다. "성선설을 믿었는데 요즘 생기는 사건들을 보면 회의감이 들기도 해요. 그래도 성선설을 믿으려고 합니다. 인간에겐 측은지심이 있잖아요. 오영제를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죠."

    코믹 장르에 도전하고 싶지 않으냐고 묻자 "할 수 있는 선에서 해보고 싶다"며 "폭넓은 캐릭터를 통해 반전 이미지를 선보이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장동건은 KBS2 드라마 '슈츠'로 6년 만에 안방에 복귀한다. '슈츠'는 현재 미국에서 시즌7을 방영 중인 인기 드라마로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리메이크하는 작품이다.

    장동건은 국내 최고 법무법인의 전설적인 변호사 최경서 역을 맡았다. 그는 "밝고 경쾌한 작품"이라며 "제작진, 현장, 출연진 모두 편하다. 형식(박)이랑도 호흡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최근 공개된 영상을 통해선 장동건이 박형식을 '오징어' 만든다는 얘기를 들었단다. "저도 봤습니다. (제) 옆모습은 여전히 살아 있더라고요. 하하."[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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