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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3연임 성공했지만…앞길은 '첩첩산중'


입력 2018.03.23 14:06 수정 2018.03.23 14:19        이나영 기자

23일 주총서 찬성율 84.6%·반대율 15.0%·기권율 0.5%

조직 재정비·당국 및 노조 관계 개선 급선무…검찰 수사도 난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예상대로 3연임에 성공했다.ⓒ데일리안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예상대로 3연임에 성공했다.ⓒ데일리안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예상대로 3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김 회장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의 뒤를 이어 3연임 시대를 열게 됐지만 금융당국과 노조와의 관계 개선 등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수북이 쌓여 있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 최순실과 연루된데다 셀프연임 문제, 채용비리 등 각종 이슈에 휩싸이면서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만큼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하나금융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소재 KEB하나은행 명동 본점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김정태 회장의 3연임 안건을 확정지었다.

김 회장의 안건은 전체 발행주식 2억3356만6798주 가운데 출석 주식 수 78.9% 대비 84.6%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이뤄내면서 통합 시너지 가속화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회장의 앞길은 결코 녹록지 않다.

우선 작년 말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금융당국과 하나금융 간의 갈등이 최근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사퇴로 더욱 깊어지고 있다.

금감원은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에 휘말린 최 전 원장이 불명예 퇴진하자 특별검사단을 꾸려 지난 13일부터 3주 일정으로 하나은행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최 전 원장이 지인의 아들을 추천했던 2013년 채용뿐 아니라 다른 해의 채용도 들여다보는 등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 전반에 걸쳐 강도높게 검사할 예정이다.

현재 하나은행이 채용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사퇴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을 향한 금융당국의 칼날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과의 관계 개선이 급선무라는 것이 금융권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조와의 관계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동안 하나금융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노조)는 채용비리 등 수많은 의혹만으로도 금융지주 대표이사로서 자격이 없다며 김 회장의 3연임을 공개적으로 반대해왔다.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최순실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상화 전 독일법인장의 승진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의 매수를 시도하는 등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 해태는 물론 반복된 은행법 위한, 김영란법까지 위반한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된 김 회장에게 하나금융의 경영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과제는 하나금융그룹 전체의 수익성 개선이다. 특히 은행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보험, 카드, 금융투자 등 비은행 부문의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

실제로 지난해 KEB하나은행의 순이익(2조1035억원)은 업계 2위지만 은행 외 다른 계열사의 순이익은 저조하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대표 계열사인 하나카드와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은 1064억원, 1463억원에 그쳤고 나머지 계열사는 순이익이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지만 지금 이대로 간다면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경쟁력이 뒤쳐질수 밖에 없다”며 “금융당국과 노조와의 관계 개선과는 별개로 그룹 차원의 조직 다지기와 수익성 제고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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