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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군인 따라 베트남 간 한국 소주, 이제는 아프리카 대륙까지 접수


입력 2018.03.23 06:00 수정 2018.03.23 06:07        최승근 기자

현지화 전략 주효…일본, 중국 거쳐 한류 붐 타고 동남아 시장서도 각광

아프리카 진출 위해 우간다‧가나 등 중점 국가 선정, 전담 부서 신설해 집중 공략

한국 소주가 수출 50주년을 맞았다. 베트남으로 첫 수출을 시작한 이래 독일, 미국, 일본을 거쳐 이제는 한류 붐을 타고 동남아 지역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앞으로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까지 판로를 확대해 한국 소주의 맛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참이슬 등 한국 소주는 지난 1968년 베트남전쟁 파견 군인을 위해 소주를 처음 수출하면서 해외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베트남 진출 5년 뒤인 1973년에는 파독 광부, 간호사 등 한국 근로자들을 위해 서독으로 수출됐다. 우리나라의 국가적인 이슈나 사회적 현안 등 한국 역사와 맥을 같이 한 셈이다.

전쟁 참전군인, 파독 근로자 주류 지원 등 국가 사회적 현안으로 인한 수출을 제외하면 소주를 본격적으로 수출하기 시작한 것은 일본에 소주를 수출하면서부터다.

하이트진로는 1977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본 현지화 한 주류를 수출해 자국 제품에 대한 자존심이 강하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인 입맛을 사로잡았다.

당시 한국을 다녀간 일본인들로부터 한국 소주가 인기를 끌자 일본 기업으로부터 소주 10만병 주문을 받고 1977년 11월 첫 선적하면서 한국 소주가 일본에 첫발을 내디뎠다.

일본인의 입맛과 디자인 감각에 맞춘 현지화 전략은 매년 꾸준한 매출증가로 이어져 90년대 중반부터 판매량 100만 상자를 넘긴 ‘JINRO’는 일본 주류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김치, 불고기와 더불어 인지도를 확대한 'JINRO'는 일본 주류시장에서 93년 8위, 94년 6위, 96년 2위로 시장을 급속히 확대해 나갔으며, 1998년에는 난공불락으로 불리는 일본시장의 장벽을 뚫고 ‘JINRO'는 톱 브랜드 등극에 성공했다.

‘JINRO'는 일본에서 단일품목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첫 한국 상품으로 기록됐다. 이는 진로소주가 일본에 진출한지 20년 만에, 현지법인 설립 10년 만에 거둔 성과다.

1984년 당시 해외로 수출했던 하이트진로 소주 제품.ⓒ하이트진로 1984년 당시 해외로 수출했던 하이트진로 소주 제품.ⓒ하이트진로


90년대 이후에는 중국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1994년 심양지역을 시작으로 중국시장 개척에 나서기 시작한 지난해 말 기준 북경, 상해, 심천, 산동, 길림, 천진, 광주, 장사, 기주 등 19개 지역에서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일본 시장에서 성공한 '글로컬(Glocal;Global+Local)' 수출 전략을 도입해,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컬전략이란 한국에서 검증된 맛과 품질을 바탕으로 중국 문화와 중국 고객의 입맛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적절히 활용한 마케팅 방법을 말한다.

하이트진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홍콩과 대만에서도 적극적인 시장 확대 전략을 통해 중화권 지역에 대한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2010년대 들어서는 한류 붐을 타고 동남아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그 동안 교민 및 관광객 중심으로 소주 등 한국 주류소비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 불고 있는 한류 바람의 영향으로 한국 주류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면서 하이트진로의 동남아시아 시장 소주 수출은 5년 만에 약 4배가량 급성장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 시내 롱비엔 지역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에서 베트남 소비자들이 참이슬과 진로24를 살펴보고 있다.ⓒ하이트진로 베트남 수도 하노이 시내 롱비엔 지역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에서 베트남 소비자들이 참이슬과 진로24를 살펴보고 있다.ⓒ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2016년 3월에 기업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한류 드라마 협찬, 한국형 프랜차이즈로 유통망을 확대하는 등 현지인 대상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법인을 설립한지 2년 만에 호찌민 지사를 개설했으며, 법인이 없는 필리핀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베트남에 진로포차 2호 및 캄보디아에 안테나샵을 추가로 운영하는 등 인도차이나반도에서 소주시장을 확대하고 현지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브랜드력을 높이기 위해 면세점 입점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DFS면세점에 증류소주인 ‘오츠’와 ‘참이슬’을 입점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발리, 미얀마 양곤 등 세계 거점 공항 면세점에 입점해 소주 세계화에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동남아시아 소주판매는 2015년 490만 달러였으나 소주세계화를 선포한 16년은 600만 달러, 17년은 880만 달러로 15년 대비 180% 가까이 성장했다.

현지식당에서 소주 한 병이 평균 6~7달러 선으로 동남아시장의 구매력을 감안할 때 놀라운 성장세다.

하이트진로는 앞으로 아프리카, 중동 등 전 세계 시장으로 판로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설립 100주년이 되는 2024년에는 2015년 대비 해외매출 450% 성장, 수출액 5300억원 달성을 통해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하이트진로는 해외사업본부 산하에 신 시장 개척팀을 신설하고, 유럽아프리카를 전담하는 부서도 편성했다.

아프리카는 최근 해외투자가 증가, 중산층 인구 확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등 경제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 같은 점에 착안해 하이트진로는 우간다를 포함해 가나, 나이지리아, 모잠비크를 사업국가로 선정했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장은 “올해는 하이트진로가 소주를 수출한지 5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로, 첫 수출국인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 시장은 소주의 세계화를 위한 가장 역동적인 시장이다. 이 지역을 시작으로 미주, 유럽 아프리카로 한국을 대표하는 소주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해외 시장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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