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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극복 보고서] “자리 양보 안한다고 공경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입력 2018.03.26 07:00 수정 2018.03.26 19:34        김지원 기자

데일리안 2030·5060 각 300명 인식조사

“양보해야”…2030 11.7%, 5060 32.1%

데일리안 2030·5060 각 300명 인식조사
“양보해야”…2030 11.7%, 5060 32.1%
2030 “당연한 것 아냐…안쓰러움 때문”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에 2030세대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북한 선수단을 낙하산이라고 꼬집으며 공정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뿐만 아니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부정입학과 각종 채용비리를 접한 젊은 세대들은 분노하고 있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다.

데일리안은 2030세대와 5060세대 각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혼관과 행복, 돈에 대한 생각, 어른과 꼰대의 차이, 양성평등 등을 물었다. 그 결과를 연재한다. 또 한국사회가 세대격차를 어떻게 해소할지 방법론도 제시한다.


A씨는 지하철에서 한 어르신이 젊은 여성을 호통치는 장면을 목격했다. 자리를 비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젊은이들이 지하철에서 어르신에게 ‘자리 양보를 강요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어르신 공경할 줄도 모른다’ 는 얘기를 들은 적도 많다.

그렇다면, 대중교통 자리양보 문제는 과연 젊은 세대가 어르신을 공경할 줄 몰라서일까. 2030과 5060세대 간 인식 차가 존재할까. 대중교통 자리 양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데일리안은 2030, 5060 각 300명에게 물어봤다.

대중교통 자리양보에 대한 생각 <사진=게티이미지> ⓒ데일리안 대중교통 자리양보에 대한 생각 <사진=게티이미지> ⓒ데일리안

30대 커리어우먼 “나도 피곤해”

“대중교통에서 어르신들에게 늘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고? 나도 피곤하다. (웃음) 힘들 때 양보하고 싶지 않다. 또 다리가 다쳤을 때도 양보하지 않았다.”

50대 가정주부 여성 “나도 힘든데 더 힘드시겠지”

“우리보다 나이드신 분들 보면 안쓰럽다. 나도 나이 들면서 몸이 약해지는 걸 느낀다. 나도 힘든데 더 힘드실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되도록 양보하려고 한다.”

대중교통 자리양보에 대한 생각 <사진=게티이미지> ⓒ데일리안 대중교통 자리양보에 대한 생각 <사진=게티이미지> ⓒ데일리안

20대 남학생 “양보는 호의”

“눈치 주실 때가 있다. 나도 가방이 무겁고 짐이 있을 때가 많다. 또 엄청 멀리 갈 때도 있는데, 눈치주시면 ‘분명 내가 더 멀리 갈 텐데’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60대 직장인 남성 “어르신이니까”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르신이니까 자동적으로 양보하게 된다. 경로우대 사상이다.”

대중교통 자리양보에 데일리안 설문조사 결과, 2030세대와 5060세대의 인식차가 드러났다. <사진=게티이미지> ⓒ데일리안 대중교통 자리양보에 데일리안 설문조사 결과, 2030세대와 5060세대의 인식차가 드러났다. <사진=게티이미지> ⓒ데일리안

자리양보에 관한 2030과 5060의 인식 차이는 19일부터 닷새간 실시한 데일리안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자리, 늘 양보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2030세대 11.7%만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5060세대는 32.1%가 같은 답변을 했다.

한국심리학회지의 ‘지하철에서 누가, 왜 자리를 양보하는가? : 양보유발요인과 억제요인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젊은이들(평균 연령 22.5세))이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이유 중 1위는 노약자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33.9%)이었다. ‘나보다 약하다, 나도 힘든데 나보다 더 힘들겠지’ 가 그 주 이유였다.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심리에 대한 질문에는 ‘몸이 피곤하거나 아파서’, ‘갈 길이 멀어서’, ‘짐이 무겁거나 많아서’가 47%를 차지했다. 자리양보에 따른 심리적 거부감(16.2%)이 2위로 나타났다.

‘도덕적으로 당연한 것’이라기보다 ‘안쓰러운 마음에 하는 감정적인 것’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다.

50대 한 여성은 “젊은 친구들도 힘들겠지. 나는 강요하는 할머니가 되지 않아야겠다”고 웃었다.

60대 한 남성은 “어르신은 무조건 대접해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 때엔 강했다. 젊은 친구들은 우리만큼은 아닐거란 걸 이해한다. 또, 솔직히 요즘 대중교통에 어르신들이 많은 것도 한몫하지 않나 싶다” 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 geewon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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