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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실적 환골탈태…삼성생명 현성철號 '보험 한류' 재시동


입력 2018.03.20 06:00 수정 2018.03.20 06:47        부광우 기자

중국·태국 법인 흑자 전환 성공…추가 해외 진출 가동

50대에 삼성금융 수장 된 현 사장…제 2의 도약 박차

현성철 삼성생명 신임 사장 내정자.ⓒ삼성생명 현성철 삼성생명 신임 사장 내정자.ⓒ삼성생명

삼성생명의 해외 사업부들이 일제히 흑자를 내는데 성공하며 세계 영토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더욱이 다양한 그룹 계열사들을 거치며 50대의 젊은 나이에 전략통으로 성장한 현성철 사장이 20여년 만에 삼성생명의 수장으로 금의환향하면서 남다른 추진 동력도 장착했다는 평이다.

지난해 환갑을 지나 올해 새 60년을 맞이하는 삼성생명을 이끌게 된 현 사장이 새로운 성장 엔진 마련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보험의 자존심을 세우는 주역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중국 현지 법인인 중은삼성은 지난해 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생명 해외 법인 실적 및 자산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삼성생명 해외 법인 실적 및 자산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이 같은 중은삼성의 실적은 1년 전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환골탈태에 가깝다. 중은삼성은 전년까지만 해도 30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당분간 적자 행진을 계속할 것이란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아직 액수만 놓고 보면 순이익이 크진 않지만 괄목상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영업수익 역시 같은 기간 6255억원에서 7534억원으로 20.4%(1279억원) 증가했다.

삼성생명의 태국 법인인 타이삼성 역시 지난해 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을 이뤘다. 타이삼성 역시 2016년 78억원의 당기순손실에 머물며 적자 탈출이 어려워 보였지만 한 해 만에 플러스 순익을 내는데 성공했다. 영업수익도 1064억원에서 1407억원으로 32.2%(343억원) 늘었다.

아울러 두 해외 법인의 자산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현지 사업 안정화를 읽을 수 있는 유의미한 청신호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장기 금융 상품인 보험의 특성 상 영업이 확대될수록 자산이 함께 불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험 산업의 경우 당장의 순익 못지않게 자산의 확대가 영업 상황을 살펴보는데 주요 지표로 사용된다.

실제 중은삼성의 자산은 지난해 말 2조1248억원으로 전년 말(1조7643억원) 대비 20.4%(3605억원) 증가했다. 타이삼성의 자산은 같은 기간 1961억원에서 3098억원으로 58.0%(1137억원) 늘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새 시장에 진출 시 현지 영업 조직 마련 등을 위해 초기에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하지만, 보험료는 오랜 기간 나눠 들어오는 상품 특성으로 인해 당장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부담을 져야 한다"며 "특히 생명보험이 손해보험에 비해 더욱 장기 상품이라는 점에서 삼성생명 해외 법인의 흑자 기록에는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힘입어 삼성생명은 추가 해외 판로 개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현재 확보하고 있는 중국과 태국 이외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과 같이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시장조사를 끝내고 인수합병 등 국가별 특화 진출 전략을 검토 중이다.

특히 삼성생명의 새로운 최고경영자로 내정된 현 사장은 이런 흐름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된다. 현 사장 내정자가 그룹 내 여러 계열사에서 재무와 기획, 영업을 두루 경험하며 삼성 DNA를 확실히 이해하고 있는 인사여서다. 보험업계의 예상을 깨고 삼성생명 내부 승진이 아닌 삼성화재에서, 더군다나 부사장이 깜짝 발탁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1983년 제일합섬에 입사한 현 사장 내정자는 2001년 삼성생명 기업구조조정본부 상무, 2005년 삼성SDI 원가혁신팀 상무, 2012년 삼성카드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등을 거쳐 2015년 12월부터 삼성화재 전략영업본부장 부사장 직을 수행 중이다.

현 사장의 등장이 더욱 상징성을 갖는 이유는 삼성생명이 새로운 전기 마련에 나선 시점이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60주년을 맞이하고도 그룹의 수장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조용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뀐 올해, 삼성생명은 새로운 60년의 출발점이라는 새 슬로건 내걸고 제 2의 도약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국외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상당 기간 동안 적자를 감내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보험사들 중에서 이 같은 능력을 갖춘 곳은 사실상 삼성생명 하나 정도"라며 "기획력과 영업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에서 현 사장이 제대로 해외 진출 물꼬를 틀어줄 수 있다면 경쟁사를 포함한 국내 보험업계 전체가 환영할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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