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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무역전쟁 "약자는 무릎을 꿇고 빈곤을 수용하라"


입력 2018.03.17 08:58 수정 2018.03.17 09:19        데스크 (desk@dailian.co.kr)

<호호당의 세상읽기>요동치는 글로벌 자유무역체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지난
 2017년 11월 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지난 2017년 11월 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연합뉴스

나라간의 자유로운 교역 혹은 무역, 줄여서 자유무역이 흔들리고 있다. 이것은 우리와 같이 물건을 만들어 내다 팔고 또 그 돈으로 필요한 물건을 사들여와 사용하는 경제에 있어 여간한 위협이 아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무역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가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유무역 혹은 자유무역 체제는 우리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에 있어 없어선 아니 되는 필수 요건이라 하겠다. 그런데 그런 자유무역 체제가 요동을 치고 있다. 다름 아니라 자유무역의 종주국인 미국 스스로가 지금의 상황에 대해 제약을 걸고 나섰다는 점에서 보통의 문제가 아니다.

자유무역을 가능케 하는 틀이 만들어진 것은 제2차 대전 직후인 1947년이었고 그것을 주도한 것은 미국이었다. 이제는 잊혀져가는 명칭이 된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이 그것이었다.

세상은 60년을 하나의 주기로 변화해가기에 시작으로부터 48년이 되면 처음의 틀도 노후화되고 문제가 많아진다. 이에 좀 더 본격적으로 쇄신한 것이 1995년에 생겨난 세계무역기구(WTO)였다. 1947년의 GATT로부터 48년만의 일이었다.

세계무역기구가 생겨난 이후 ‘글로벌’이란 용어가 본격 등장했다. 그야말로 글로벌리제이션, 우리말로는 ‘세계화’ 시대로 진입했다. 글로벌화는 국제 사회의 상호 의존성이 증가하고 특히 전 지구촌이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어가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말이 쉽지 전 지구촌의 모든 나라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기란 쉬운 일이 아 니었기에 쌍방 혹은 몇 개의 나라에 의해 맺어지는 자유무역협정(FTA) 방식이 현실적으로 많이 채택되고 있다.(우리의 경우 이런 FTA에 있어 그 어떤 나라보다도 선도적이며 또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대목은 자유무역은 무엇보다도 미국에 의해 주도되었기에 지금껏 나름 원활하게 작동되어 왔다고 할 수 있겠는데 최근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그 근간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미국 스스로가 자유무역에 부합되지 않는 행동을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고 있는 일련의 조치들이 그렇다.

그렇다면 왜 오늘에 이르러 이런 예기치 않았던 일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일까?

앞에서 얘기했듯이 세상은 60년을 하나의 주기로 변화해 간다고 했다. 1947년으로부터 60년이 흐른 시점은 2007년이 되는데 그 다음 해 미국의 금융 위기가 발발했고 그로서 전 글로벌이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따라서 2008년의 미국 금융위기는 60년이라고 하는 하나의 순환 주기가 마무리되고 이제 새로운 상황이 도래했음을 알려주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돈을 찍어서 시중에 푸는 양적완화 조치로 인해 최악의 상황만큼은 막을 수 있었으나 그건 사실 미봉책에 불과했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은 쉽사리 회복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졌다. 그간 글로벌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어가는 과정에서 일자리 문제 달리 말하면 노동시장 또한 글로벌화의 영향권 속에 들어가 버렸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스케일의 ‘일자리 전쟁’이 시작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쉬운 예로 국내 현대차 공장의 노동자는 전 세계 어딘가에 있는 다른 자동차 공장의 노동자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글로벌 일자리 경쟁은 1947년에 시작된 자유무역체제가 불러온 경제통합의 결과이기도 하다.(물론 자유무역과 글로벌화 그 자체만으로 오늘날의 글로벌 일자리 전쟁이 촉발된 것은 아니라 하겠으며 일종의 글로벌 포화점에 도달했기에 이런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유무역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역시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지자 그에 따라 중산층 붕괴가 우려되자 미국 유권자들은 이단아 트럼프를 선택했다. 이에 트럼프는 그간 미국은 자유무역을 하는 모든 나라로부터 속아왔다고 하면서 이제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또 그를 통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또 지금 행동에 나서고 있다.

1947년에 미국의 주도로 시작된 자유무역체제는 사실상 60년이란 하나의 기본 순환 주기가 경과한 시점이 되자 더 이상 과거와 같이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나기 시작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2008년의 금융위기는 그것을 알리는 하나의 현상이었던 것이다.

처음에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일단 중국과의 무역불균형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나섰으나 별무신통이었다.

세상은 60년을 하나의 순환 주기로 하기에 새로운 시작점으로부터 12년이 흐르면 이제 좀 더 새로운 움직임이 등장하게끔 되어 있는데 바로 그것에 해당되는 것이 바로 트럼프의 등장을 통해 보호무역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

1947년 GATT 로부터 72년을 더하면 2019년이 되기에 작년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으로 가동되기 시작한 미국의 보호무역 흐름은 내년 2019년으로서 좀 더 본격화되고 폭도 더욱 커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 대목에서 한 번 그간의 흐름을 12년 단위로 정리해보자.

1947년 자유무역체제 시작
1959년 미국의 무역적자에 따른 달러의 부족 사태 (금 본위제 상황)
1971년 달러의 금 태환 폐지로 인해 전 세계로 달러 유동성 공급 시작
1983년 달러의 자유공급이 가져온 부작용으로서 엄청난 인플레이션
(미국 Fed 기준금리가 무려 18%까지 치솟음.)
1995년 미국 경제의 활황에 힘입어 WTO 출범
2007년 미국 금융위기 (그 이면엔 미국 산업의 약화로 인한 일자리 문제)
2019년 자유무역체제에 대한 새로운 조정, 신 보호무역의 대두(?)

간단하게 정리했지만 이것만으로도 제2차 대전 이후의 글로벌 경제의 경과를 이해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

사실 자유무역은 미국에게 있어 그 자체로서 경제적 이익보다도 소련이라는 강적과의 경쟁이었던 냉전 체제에서 미국의 정치적 전략적 고려 또한 충분히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자유무역은 미국의 동맹국과 우방국들에 대한 좋은 유인책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주도의 자유무역은 소련이 몰락한 후 중국을 키워주는 배경으로서 작용했고 이에 오늘날 중국은 미국에게 글로벌 패권의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에 미국의 정책 엘리트들은 꼭 일자리 문제만이 아니라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도 그간의 자유무역체제를 새롭게 조정하고 또 손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 본다.

최근 며칠 사이 트럼프의 보호무역 조치 발동으로 인해 온 글로벌이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EU가 반발하고 나섰고 중국 또한 그렇다. 미국 내에서도 격론이 벌어지고 있으며 특히 미국 미디어들은 어차피 트럼프와는 척진 사이라서 가차 없이 맹공을 가하고 나섰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목은 지금 미국의 움직임은 임기 4년의 바지사장인 트럼프가 물러가면 해소되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지금의 미국 움직임이 트럼프 개인만의 생각이 아닐진대 차기 정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간다 해도 자유무역이 정답이라고 믿던 예전의 미국으로 환원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는 얘기이다. 상황이 바뀐 것이다.

사실 제2차 대전 이후의 자유무역체제는 글로벌 전체에 걸쳐 유례 없는 번영을 안겨다 주었다. 그런데 이 점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은 미국 달러가 1971년 금태환을 폐지한 이래 글로벌 통화로서 나머지 나라들에게 넉넉하고도 충분하게 공급이 되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세계에 미국 달러가 넉넉히 공급되었다는 것은 미국이 그만큼의 무역적자를 이어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나라들이 미국으로 물건을 수출하고 그 대가로서 달러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물론 미국 달러의 공급을 최종적으로 조절하는 곳은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이다.)

이제 미국 연준은 달러의 공급을 조이는 정책 즉 금리인상을 이어가고자 하고 있다. 동시에 트럼프는 산업보호를 명분으로 미국으로 반입되는 물건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가하려고 한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것은 결국 글로벌 불황을 본격적으로 불러오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이는 무역과 금융 양면(兩面)에서의 전쟁을 의미한다. 어느 누가 더 강한 가를 가리자는 것이고 약자는 무릎을 꿇고 빈곤을 수용하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 본질은 일자리 전쟁이고 그렇다.

내년 2019년이면 자유무역 출범으로부터 72년이 되는 해, 따라서 어쩌면 내년에 가서 이 전쟁은 전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는 점이다. 현 시점에서 섣부른 예상은 피해야 하겠으나 어쨌건 현재의 상황은 우리 대한민국에게 있어 위기의 국면이란 것만은 엄연한 사실이라 하겠다.

그렇기에 장차 이 문제에 대해서 변화나 변동이 있을 때마다 글을 올리고자 한다.

글/김태규 명리학자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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