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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극복 보고서] 열심히 살 방법없는 2030 vs 못먹고 못입던 5060


입력 2018.03.27 07:00 수정 2018.03.27 08:21        류현준 기자

못먹던 고생에서 생존 경쟁 고생의 2030

고생도 시대 따라 변화, 노오력에도 배제

5060 54% “요즘 청년층 고생 몰라” 혹평
못먹던 고생에서 생존 경쟁 고생의 2030
고생도 시대 따라 변화, 노오력에도 배제
5060시선으로 2030 바라봐선 안되는 이유


‘요즘 청년은 고생을 모를까’ 질문에 대한 세대별 답변 ⓒ데일리안 ‘요즘 청년은 고생을 모를까’ 질문에 대한 세대별 답변 ⓒ데일리안

요즘 청년들은 고생을 모를까? 데일리안은 지난 19일부터 닷새간 이 질문을 2030세대와 5060세대 각 300명에게 던졌다. 2030세대의 6.8%만이 ‘그렇다’고 답한 반면, 5060세대는 54%가 ‘그렇다’고 말하며 극명한 세대 간 차이를 드러냈다.

“먹을 게 없어 쑥으로 개떡 해먹었다면 믿겠어”

60대 A씨는 “그 시절은 고생할 수밖에 없었어. 힘든 일 하고 배고프고 그런 시대였지.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컸어”라고 말했다.

60대 B씨는 한숨부터 쉬었다. “차비가 없어 20, 30리 길을 걸어서 공부했다면 알려나. 먹을 것이 없어서 쑥으로 개떡 해먹었다면. 병원이라고는 도무지 갈수도 없었고”라며 그 시절에 대한 기억을 털어놓았다.

5060세대는 “먹고 입을 것이 충분치 않았던 것”을 고생이라 정의한다. A씨는 “요즘은 먹고사는 게 문제는 아니잖나. 우리 때는 졸업하고 차사고 이런 거 없었어. 돈 아끼려고 마을버스 타고 걸어 다니고 그랬지. 요즘은 먹고 쓰고 보자 그런 주의 아냐”라고 말했다.

B씨는 “지금은 복지가 좋잖아. 그때는 그런 게 없었다고. 그러니 이젠 먹고사는 데 절박함은 사라졌지. 배고픔이 뭔지는 모를 거야”라고 했다.

다른 고생 겪는 2030

2030세대는 고생을 5060세대와는 다르게 정의한다. 20대 C씨는 “수업교재에 이런 글귀가 적혀있어. ‘여기에서는 보다시피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으려면 계속 달릴 수밖에 없단다.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면, 최소한 두 배는 더 빨리 뛰어야만 해!’라고. 내 현실이 딱 이래”라고 말했다.

C씨는 경쟁 때문에 힘들다. “입시지옥을 겨우 통과했더니 이젠 취업하기 위해 답도 없이 뛰어 다닌다”며 “취업시즌이라 학교에서 자기소개서 첨삭을 받는데, 옆 자리에 나랑 같은 기업 지원자가 있더라.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 쟤가 떨어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가 올라가니까. 끔찍해지는 거지. 나도 내가 무서워”라며 허탈한 듯 웃었다.

공무원 준비생인 30대 D씨는 “노량진 식당가에 밥 먹으러 가면 사람 수를 세는 습관이 생겼어. 몇십명은 있어야 이 중에 한명이 뽑힌다 말이거든”라고 말했다. D씨도 경쟁이 2030세대가 느끼는 고생의 원인이라는데 공감했다.

요즘 청년은 고생을 모를까? ⓒ게티이미지 요즘 청년은 고생을 모를까? ⓒ게티이미지

“우리가 부모 등골을 빼먹는 존재라고?”

사회적기업 유유자적살롱의 공동대표 이충한씨는 저서 ‘노오력의 배신’에서 니트족(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신조어)을 새롭게 명명한다.

15~17%로 추정되는 한국의 니트족은 “‘잉여질하다가 구직포기한 백수’라기보다 ‘노오력하다가 소진되어 노동시장에서 배제된’사람들에 가깝다”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부모의 등골을 빼먹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그들이 처한 현실을 알 수 없다”며 고생에 대한 세대 간 다른 정의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한 직장에서 30년 동안 눌러앉았다. 지금은 그 반도 안된다. 5060의 시선으로 2030을 바라봐서는 안되는 이유다.

예전에는 너무 열심히 산 나머지 나를 돌아볼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청년층은 열심히 살 방법조차 없다. 고생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류현준 기자 (argos10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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