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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의 경고①] 전세난 VS. 역전세난…서울·수도권 온도차 극명


입력 2018.03.16 06:00 수정 2018.03.16 06:12        권이상 기자

서울 전셋값 5년 8개월여만에 최대폭으로 하락

전셋값 하락에 역전세난 심화되면 갭투자자들 영향 클 것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4주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일대 아파트 전경.  
ⓒ권이상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4주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일대 아파트 전경. ⓒ권이상 기자


요즘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아파트값이 요동칠 때도 꿋꿋히 상승세를 이어오던 전셋값이 3년 8개월만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 전세가율이 70% 이하로 떨어지며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2년여만이다. 강남의 한 아파트는 한 달 새 전셋값을 1억원을 내렸지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강북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셋값에 큰 변화는 없지만, 새 학기가 시작되며 전세수요가 줄어들자 전셋값을 내리려는 집주인들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는 아파트 입주물량이 최근 몇 년간 크게 늘면서 공급이 증가한데다 전세 수요자들도 집값상승 기대에 전세보다는 매매를 선호하면서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집값의 선행지표라는 점에서 집값 역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6일 한국감정원과 부동산시장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4주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와 비교해 0.08% 하락했다. 특히 이번 주에는 5년 8개월여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바로 직전 최대 하락세는 지난 2012년 7월 셋째주로, 당시 0.09%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강북 일부 지역의 전셋값만 소폭 오른 것으로 조사됐고, 강서·양천·영등포·동작 등 서남권과 강남 4개구 등은 일제히 전셋값이 하락했다.

경기도는 전셋값이 0.12% 하락한 가운데 김포시와 성남 분당구의 전셋값이 각각 0.31% 내렸고 용인시(-0.21%)와 화성시(-0.16%)도 낙폭이 커졌다.

전셋값 하락세는 매매가 대비 전셋값을 나타내는 전세가율에서도 드러난다. KB국민은행의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8.5%로 2015년 4월(68.2%) 이후 3년만에 최저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6년 6월 75.1%로 최고점을 찍은 뒤 서서히 감소해 올해 1월 처음으로 70% 벽이 무너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전셋값이 오를데로 오른데다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아파트 공급이 꾸준히 이뤄져 탈서울화가 본격화 됐기 때문”이라며 “학군 수요의 움직임이 마무리 단계인 가운데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소비 위축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조현욱 더굿경제연구소 부사장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 드라이브로 시장의 분위기가 급격히 다운 됐다”며 “서울은 재건축을 규제해 이주수요가 줄었고, 교통이 좋아지면서 입주물량이 넘쳐 전셋값이 훨씬 더 저렴한 경기도 남부로 이주수요가 이동한 것도 이유다”고 말했다.

전셋값과 전세가율 하락이 아파트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다만 집주인이 새 입주자를 찾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이어지면 전세를 끼고 집을 구입한 갭투자가 당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만약 전셋값이 계속 하락한다면 갭투자들이 기존 세입자에게 내어주는 금액이 커져 부담을 느끼고 급매로 아파트를 내놓으면 아파트값도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며 “올 하반기까지 전셋값을 시작으로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은 조정기간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러한 분위기는 정부의 규제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당장의 전셋값 하락세가 집값 하락세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시기상조”라며 “당장에는 재건축 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의 영향을 받겠지만,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으면 시장의 분위기도 반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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