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펑펑 운 이보영 "행복하다가도 마음 아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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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1월 19일 15:21:13
    [D-인터뷰] 펑펑 운 이보영 "행복하다가도 마음 아팠죠"
    tvN 수목극 '마더'서 수진 역
    "엄마는 내 존재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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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3-16 09:14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 배우 이보영은 15일 종영한 tvN '마더'에 대해 "최고의 현장이었다"고 고백했다.ⓒ다니엘에스떼

    tvN 수목극 '마더'서 수진 역
    "엄마는 내 존재의 이유"


    "엄마 덕에 제가 있어요. 지금 이 순간도 제 아이를 봐주고 계시고요. 제가 중심을 잃지 않고 살 수 있었던 건 다 우리 엄마 덕이에요. 엄마는 영원히 '내 편'입니다."

    tvN '마더'를 마친 이보영(39)에게 '엄마'의 의미를 물었더니, 그는 눈시울을 붉혔다.

    15일 종영한 '마더'는 엄마가 되기엔 차가운 선생님 남수진(이보영)과 엄마에게 버림받은 8살 여자아이 혜나(허율)가 진짜 모녀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작품성과 화제성이 검증된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했다.

    이보영은 한 아이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 30대 조류학 연구원 남수진 역을 맡았다. 남수진은 우연히 과학 전담 임시교사로 일하게 된 초등학교에서 보호가 절실한 소녀 혜나(허율)를 만나게 되고, 자신의 마음 한구석을 가득 채우는 혜나에게 강하게 끌리게 된다.

    15일 서울 신사동에서 만난 이보영은 "'마더'는 최고의 드라마 현장이었다"며 "대본, 스태프, 배우들 3박자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초고 14부까지 나온 상황에서 촬영에 들어간 터라 촬영 일정도 촉박하지 않았다. 대사를 숙지할 시간이 충분했고, 잠도 잘 잤단다.

    종영 소감을 묻자 그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고였다. "어제 방송 보고 나서도 펑펑 울었어요.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았어요. 최고의 현장과 헤어지는 게 싫었습니다. 너무 행복해서 끝난 게 슬퍼요. 하루하루 가는 게 아까웠습니다. 억지로 계산하지 않아도 될 만큼 감정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이보영은 지난 2013년 배우 지성과 결혼한 후 2년 뒤 첫 딸을 출산했다. 2014년 SBS '신의 선물-14일' 이후 4년 만에 다시 엄마로 돌아왔다.

    ▲ tvN '마더'를 마친 이보영은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긴 결말을 통해 시청자의 마음이 따뜻해졌으면 한다"고 했다.ⓒtvN

    이보영은 출산 후 '모성 강요'에 시달렸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아이를 1년 동안 키우면서 모성에 대해 고민했단다.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이 모성을 강요하더군요. '엄마는 이래야 하는데 보영 씨는 왜 안 해', '엄마는 당연히 이런 걸 해야 해'라는 등 유독 엄마에게 많은 역할을 요구하더라고요. 내가 건강해야 아이도 챙길 수 있는데, 주변에선 엄마는 자기 몸 힘들어도 아이를 챙겨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반발심이 생기기도 했어요. 아이 태어난 뒤 100일 동안은 아이와 적응하느라, 엄마 역할을 하느라 힘들었죠. 내가 아이를 잘못 키우는 건 아닌가 끊임없이 자책하고, 반성했어요."

    '마더'는 다양한 형태의 모정을 보여준다. 꼭 낳았다고 해서 엄마는 아니라는 거다. 부모와 자식 간에는 또 다른 것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단다.

    만약 엄마가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그는 "이런 연기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모가 되기 전에는 아이를 엄청 좋아하지 않았어요. 근데 부모가 되니 모든 아이는 소중하고, 지켜줘야 하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죠. 이전엔 아이가 제 삶의 중심이 아니었던 거죠. 아이를 키우고, 이번 드라마를 찍으면서 모든 아이에겐 엄마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원작과 다른 결말에 대해선 "상처받은 아이가 혼자 살아가는 건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한다"며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긴 결말을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이 따뜻해졌으면 한다. 엔딩 촬영할 땐 너무 슬펐다"고 전했다.

    아역 배우 허율은 이보영과 같은 소속사 식구가 됐다. 이보영은 "현장에서 재밌게 놀고 촬영다"며 "어느 순간 몰입하고 촬영하더라"고 허율을 칭찬했다.

    '마더'는 4월 4일부터 11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제1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마더'는 4월 9일 오후 12시 공식 상영될 예정이다. '마더'의 김철규 감독, 정서경 작가, 주연 배우 이보영과 허율이 참여한다.

    ▲ tvN '마더'를 마친 이보영은 "대본, 스태프, 배우들 3박자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었다"고 밝혔다.ⓒtvN

    이보영은 "시청률도 낮았는데"라고 웃은 뒤 "누군가에게 인정받아서 힘이 난다"고 웃었다.

    이보영은 정 작가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했다. "대사가 참 좋았어요. 대사 하나하나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죠. 우리 딸을 보면서도 대사가 생각났습니다. 하루하루 성장하는 딸을 보면서 '천천히 컸으면'하고 되뇌었죠."

    2002년 CF '태평양 설록차'로 데뷔한 이보영은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2004~2005), '어여쁜 당신'(2005), '서동요'(2006), '비열한 거리'(2006), '애정만만세'(2011), '적도의 남자'(2012), '내 딸 서영이'(2012),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2), 신의 선물 - 14일'(2014), '귓속말'(2017)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활약했다. 드라마에선 '믿고 보는 배우'로 통한다.

    이보영은 어느 순간, 감정적으로 힘이 든 캐릭터에 도전했다. 그는 "내 나잇대 여배우들에게 들어오는 작품이 한정돼 있다"며 "남편 지성 씨와 비교해봐도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지 않다"고 털어놨다.

    영화 '나는 행복합니다(2009)'를 찍은 이후 이보영은 연기적으로 큰 변화를 맞는다. 영화는 잔인한 삶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모인 공간인 정신병동을 그들 나름의 행복이 존재하는 공간으로 재탄생 시키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보영은 연인에게 버림받고, 직장암 말기의 아버지를 간호하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수간호사 수경 역을 맡았다.

    "연기를 정말 잘하고 싶었어요. 제가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굴곡이 큰 삶을 산 것도 아니라서 고민을 많이 했죠. '나는 행복합니다'는 감정의 밑바닥을 경험한 작품이었죠. 하루하루 버티기 힘들었어요. 바닥까지 갔습니다. 하하. 두 번 하라면 못 할 듯합니다. 가위도 많이 눌렸고, 심적인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바닥을 치며 연기한 그 순간이 연기 변화의 계기가 됐어요."

    ▲ 배우 이보영은 15일 종영한 tvN '마더'에 대해 "끝나는 게 너무 슬플 만큼 행복한 작품이었다"고 했다.ⓒ다니엘에스떼

    남편 지성은 '마더'를 끝낸 이보영에게 무슨 말을 해줬을까. "13부 끝나고 장문의 문자가 왔어요. '마더'를 통해 위로받은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라는 내용이었어요. 누구든 부모한테 상처받은 기억이 있잖아요. 아이에게 가장 먼저 상처 주는 사람은 부모라고 생각했어요. '마더'를 통해 많은 분이 상처를 치유했으면 합니다."

    "사랑받는 아이는 어딜 가나 당당해"라고 말한 이보영은 "내 아이한테는 모든 걸 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아이가 자존감도 강하고, 중심이 잘 서는 아이로 컸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부모 때문에 힘들지 않았으면 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책임감이 더 커지고, 아이가 부모의 직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워킹맘'인 이보영은 당분간 육아에 전념할 계획이다. "제가 일을 한다고 해서 아이에게 미안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딸 위해서 돈 벌고 있잖아요. 호호. 딸이 제가 일하는 걸 이해할 거라고 믿고, 나중엔 딸도 일했으면 좋겠어요. 육아 때문에 자기 일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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