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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주총, 외국인 주주 대 국내 주주 대결 구도로


입력 2018.03.14 15:14 수정 2018.03.14 15:37        최승근 기자

1대 주주인 국민연금 행보 주목…기업은행 관치 논란은 변수로

KT&G 배당 확대 정책 및 ISS ‘찬성’…외국인 주주 선택은?

백복인 KT&G 사장.ⓒKT&G 백복인 KT&G 사장.ⓒKT&G

백복인 KT&G 사장 연임안을 놓고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전체 지분 중 절반가량을 외국인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만큼, 16일 주주총회 당일엔 외국인 주주 대 국내 주주의 양자 대결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2대 주주인 IBK기업은행의 연임 반대 움직임이 관치 논란으로 확대될 경우, 국내 주주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KT&G는 오는 16일 오전 10시 대전 인재개발원에서 31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주총에서는 현 백복인 사장의 연임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앞서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백복인 현 사장을 차기 사장 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주총에서 연임안이 확정되면 앞으로 3년간 KT&G를 또 한 번 이끌게 된다.

이에 대해 2대 주주(6.93%)인 기업은행은 사장 공모 당시 지원자격을 전‧현직 전무이사, 계열사 사장 출신 등 내부 인사로 한정한 점과 원서 접수부터 면접까지 후보 결정과정을 4일 만에 끝내는 등 선출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반대 의사를 KT&G 측에 전달했지만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사외이사를 2명 늘리고 이 자리에 오철호 숭실대 교수와 황덕희 변호사를 선임해달라고 주주제안을 했다.

1대 주주인 국민연금(9.09%)은 기금운용본부 내 내부투자위원회를 열고 KT&G 주총에서 백 사장 연임에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를 정한다.

국민연금과 기업은행의 지분율은 총 16.02%다. 여기에 개인 등 기타 국내 주주의 지분까지 더하면 50%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외국인 주주들의 지분은 53%가량으로 국내 주주 지분에 비해 약간 높은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기업은행이 반대를 외치고 있고 백 사장 재임 기간 동안 주가가 떨어져 불만인 일부 개인주주들이 반대표를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도 반대 행렬에 동참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큰 손인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기대하는 정치권과 여론의 기대감이 이번 결정에도 어느 정도 반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KT&G 인도네시아 트리삭티 인수 의혹에 대한 감리에 착수한 만큼 찬성 결정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국민연금에 의결권 행사를 자문하는 서스틴베스트 등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이 반대 입장을 밝힌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기업은행의 반대 움직임이 관치 논란으로 흐를 경우 개인 주주들의 이탈로 이어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기업은행의 지분 절반 이상을 기획재정부 등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민간 기업에 대한 과도한 경영 간섭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특히 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 2인을 추가해달라는 요구가 낙하산 인사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과거 공기업에서 민영화 한 KT, 포스코, KT&G의 경우 정부의 경영간섭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거나 혼란을 겪은 일이 비일비재하다.

반면 배당을 중시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특성 상 외국 주주들은 연임안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백 사장 재임 이후 배당액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3400원에서 2016년 3700원, 2017년 4000원으로 매년 10%가량 늘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찬성 입장을 밝힌 점도 외국인 주주들의 연임안 찬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업지배구조원,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이 연임안 찬성 의견을 낸 바 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투자와 분식회계 문제의 경우 아직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KT&G에 따르면 외국인 주주의 위임장 접수는 지난 9일 완료됐다. 현재 한국예탁결제원에서 보관 중인데 KT&G에서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위임장이 접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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