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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잃었나’ 챔스 전문가 무리뉴는 옛말?


입력 2018.03.14 11:52 수정 2018.03.14 11:0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세비야와의 2차전서 1-2 패하며 16강 탈락

맨유의 조제 무리뉴 감독. ⓒ 게티이미지 맨유의 조제 무리뉴 감독. ⓒ 게티이미지

조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졸전 끝에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맨유는 14일(한국시각)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7-18 UEFA 챔피언스리그’ 세비야와의 16강 홈 2차전에서 1-2 패했다.

이로써 지난 원정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던 맨유는 1~2차전 합계 1-2로 탈락이 확정됐다. 반면, 세비야는 적지서 맨유를 잡아내며 창단 첫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맨유는 당초 우세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졸전을 거듭했다. 로멜루 루카쿠가 최전방에서 힘겨운 몸싸움을 펼쳤으나 빌드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렇다 할 슈팅 찬스를 잡지 못했고 교체 투입된 폴 포그바는 잦은 패스 미스 등 그야말로 최악의 모습을 선보이고 말았다.

이와 달리 세비야는 간결한 공격으로 맨유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특히 후반 교체 투입된 비삼 벤 예데르는 들어오자마자 결승골에 이어 쐐기골까지 책임지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그동안 토너먼트의 강자로 일컬어지던 무리뉴 감독이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이러한 공식이 통하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FC 포르투(2003-04시즌)와 인터 밀란(2009-10시즌)에서 두 차례나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경험해본 명장 중의 명장이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유독 강한 모습이었다. 우승 2회를 비롯해 4강 진출만 6번 일구는 등 홈&어웨이의 이점을 누구보다 잘 활용하는 무리뉴 감독이었다.

이번 시즌 전까지 무리뉴의 챔스 토너먼트 역대 성적은 27승 14무 13패(승률 50%)로 그리 뛰어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라운드 승패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는 총 29번의 매치업에서 20회나 자신이 맡고 있던 팀을 우승 또는 상위라운드 진출로 이끌었다. 라운드 승률은 70%로 훌쩍 뛴다.

무리뉴 감독의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무리뉴 감독의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홈&어웨이 방식에서의 무리뉴 전략은 간단하다. 원정에서 최대한 지지 않거나 실점을 최소화하고, 안방에서 승부를 결정 내는 방식이다. 1차전이 홈이라면 어떻게든 승리를 따내고, 원정 2차전에서 철저하게 걸어 잠그는 전술이다.

실제로 무리뉴의 역대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성적을 살펴보면 2전 전승을 따낸 사례가 단 세 차례에 불과하다. 1승 1무는 무려 9번이나 있었고 1승 1패도 5차례나 됐다. 탈락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무리뉴는 지금까지 2전 전패로 물러난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무리뉴의 이 같은 전략은 세계 최고의 팀들이 각축을 벌이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점차 통하지 않는 양상이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를 이끌었던 2014-15시즌에 이어 커리어 최초로 2회 연속 16강 탈락의 비운을 맛봤다.

1~2차전 전체의 분위기를 좌지우지 못한 셈인데 이는 그의 인터뷰로도 잘 드러난다. 무리뉴 감독은 이번 세비야전 패배 이후 “(2-1 승리를 거둔)리버풀전과 마찬가지로 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기를 컨트롤하지 못했다”며 경기 조율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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