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조민기 사망, 성추문으로 막 내린 연기 인생


입력 2018.03.09 18:40 수정 2018.03.10 09:39        부수정 기자

최근 성추문에 시달려

경찰 조사 앞두고 숨져

대학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배우 조민기(53)가 9일 숨진 채 발견됐다.ⓒ윌엔터테인먼트 대학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배우 조민기(53)가 9일 숨진 채 발견됐다.ⓒ윌엔터테인먼트

최근 성추문에 시달려
경찰 조사 앞두고 숨져


대학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배우 조민기(53)가 9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고 출석을 사흘 앞둔 날이다.

경찰에 따르면 조민기는 이날 오후 4시 5분께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대형 주상복합 건물 지하 1층 주차장 내 창고 안에서 목을 매 있는 것을 조민기의 부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조민기는 심정지 및 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며,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에 옮겨졌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할 당시 이미 사망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뚜렷한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일단 조민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다만 자택 등 다른 장소에 유서를 남겼을 수 있다고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수사할 방침이다.

조민기는 성추문에 휩싸이기 전까지만 해도 연극과 영화, 드라마, 예능, 강단 등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중견 배우였다.

조민기는 1982년부터 극단 '신협' 단원으로 연극무대에 주로 서다가 1991년 영화 '사의 찬미'로 본격적으로 데뷔했으며 1993년에는 MBC 22기 공채 탤런트로 방송계에도 입문했다.

2008년에는 '일지매', '에덴의 동쪽'에 출연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선덕여왕'을 통해 사랑을 받았다. 이어 '욕망의 불꽃', '대풍수',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도 출연하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조민기는 '변호인', '약장수' 등 영화에서도 활약했고, 지난 2015년에는 딸과 SBS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 함께 출연해 딸바보의 모습을 드러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조민기는 선한 역부터 악역까지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2010년 3월에는 모교인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조교수로 채용됐고, 2015년에는 부교수로 임용돼 강단에도 섰다.

하지만 그의 연기 인생은 성추문으로 인해 얼룩졌다. 지난 2월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익명의 성추문 폭로글이 발단이었다.

여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그는 처음엔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라며 발끈했으나, 피해자들의 구체적인 증언이 속속 나오자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돌연 입장을 바꿨다.

특히 조민기는 딸과 함께 SBS '아빠를 부탁해'에서 자상한 딸 바보 면모를 보여준 바 있어 대중이 느끼는 충격은 더 컸다. 처음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을 때 '변명'으로 일관한 것도 화를 자초했다.

아울러 소속사까지 그와 전속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조민기는 언론사에 입장문을 보내 "저로 인해 상처 입은 모든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앞으로 내 잘못에 대해 법적, 사회적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시간이 너무나 갑작스럽게 닥치다 보니 잠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점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면서 "늦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남은 일생 동안 잘못을 반성하고, 자숙하며 살겠다. 앞으로 헌신과 봉사로 마음의 빚을 갚아나가겠다. 거듭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후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 조민기를 출국 금지하고 오는 12일 소환을 통보했다.

하지만 조민기는 결국 세상을 등지며 "봉사로 마음의 빚을 갚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부수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