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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관세폭탄, 한미FTA 재협상 핸디캡 되나


입력 2018.03.09 11:58 수정 2018.03.09 14:15        박영국 기자

통상교섭본부, USTR에 철강 관세 면제 요청…협상력 약화 우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2017년 8월 2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가운데, 양국 수석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가 영상회의를 갖고 있다. 양국 대표단이 수석대표간 회담을 경청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2017년 8월 2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가운데, 양국 수석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가 영상회의를 갖고 있다. 양국 대표단이 수석대표간 회담을 경청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 USTR에 철강 관세 면제 요청…협상력 약화 우려

미국의 수입 철강 고율관세 부과 결정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 있어 우리측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핸디캡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부 장관은 9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미 무역확장법 232조 최종결정 관련 민관합동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앞으로 정부는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관세 경감 또는 면제를 위해 미국측과 협의를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를 접촉해 철강 관세 부과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할 것을 요청했으며, 앞으로도 협의 창구인 USTR과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관세는 15일 후 효력이 발생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간에 관세 적용 제외를 원하는 국가들과 협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문제는 현재 우리가 미국측과 FTA 개정 협상을 진행 중인 상태에서 양측의 철강 관세 문제 협의와 FTA 개정 협상이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창구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지난달 1일 한미FTA 2차 개정협상을 마무리 지은 뒤 3차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3차 협상은 이르면 이달 말에 열릴 예정이다.

우리측 통상교섭본부가 미국 USTR에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관세 면제를 ‘읍소’함과 동시에 FTA 개정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자칫 우리 정부의 FTA 협상력 약화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규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대상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적용을 보류했으며, 앞선 각료회의에서는 NAFTA 합의에 도달한다면 두 나라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철강 관세폭탄’을 활용해 자유무역협정 개정 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협의를 통해 철강 관세 부담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쪽에 지나치게 부담을 가질 경우 FTA 재협상 과정에서 더 큰 것을 내주는 우를 범할 수 있다”면서 신중한 대응을 당부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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