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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來 호황' 증권사 직원 줄이고 임원 늘렸다


입력 2018.03.09 06:00 수정 2018.03.09 06:36        배상철 기자

당기순이익 전년보다 79.6% 증가…2007년 이후 최대

임원 16% 늘었지만 직원 2% 줄어…정부 정책에 역행

국내 증권사들이 주식시장 호황에 힘입어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리는 와중 임원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원 수는 되레 뒷걸음치면서 회사의 과실이 고위직 일부에만 쏠리는 모양새다. 특히 일자리 만들기를 부르짖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행보와 역행하는 모습에 증권가를 향한 고용 창출 요구는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게티이미지 국내 증권사들이 주식시장 호황에 힘입어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리는 와중 임원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원 수는 되레 뒷걸음치면서 회사의 과실이 고위직 일부에만 쏠리는 모양새다. 특히 일자리 만들기를 부르짖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행보와 역행하는 모습에 증권가를 향한 고용 창출 요구는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게티이미지


국내 증권사들이 주식시장 호황에 힘입어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리는 와중 임원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원 수는 고강도 구조조정 등으로 되레 줄어들면서 '그들만의 과실 배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자리 만들기를 부르짖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행보와 역행하는 모습에 증권가를 향한 고용 창출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5개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3조8322억원으로 전년 대비 79.6%(1조6984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증권사들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2007년(4조4299억원)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액수다.

주식거래대금 증가로 수탁수수료가 늘어난 데다 IB 수수료 수익이 확대된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같은 기간 증권업계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4.6%에서 7.7%로 3.1%포인트 상승했다.

눈부신 성적 상승에 힘입어 증권가 임원도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외부 수혈 인사인 사외이사와 감사를 제외한 국내 증권사 임원 수는 887명으로 전년(765명)보다 16%(122명) 증가했다.

주요 증권사 중 임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하나금융투자로 1년 새 8명에서 23명으로 188%(15명) 증가했다. 이어 신한금융투자(56%, 5명), 한국투자증권(42%, 10명), KB증권(15%, 6명) 순이었다.

반면 지난해 말 국내 증권사들의 직원 수는 3만4877명으로 전년(3만5563명)과 비교해 되레 2%(686명) 줄었다. 이익 규모가 대폭 늘어났지만 직원들은 배제한 채 고위직 챙기기에 급급한 셈이다.

더욱이 일부 증권사들이 비대해진 조직의 군살을 빼겠다며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어 호황에도 증권가를 떠나야하는 처지에 놓인 직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KB증권은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하려다 호실적을 기록하고도 직원을 내쫒는다는 따가운 눈총에 잠정 보류한 바 있다. 현대차투자증권의 경우에도 지난해부터 사측이 제시한 영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직원을 대기발령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증권가의 행보는 일자리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일자는 경제성장과 경제민주주의의 토대이고 청년고용절벽의 해결책이며 핵심적인 저출산 대책이고 최고의 복지정책이며 국민의 기본권”이라고 강조하는 등 그간 일자리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 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기초적인 사회적 역할 중 하나”라며 “호실적을 올리고 있음에도 고용 창출에는 소극적인 기업의 모습을 좋게 바라보기는 아무래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철 기자 (chulc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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