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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컨소시엄, 지방 재건축까지 독점 하나


입력 2018.03.07 16:08 수정 2018.03.07 16:19        권이상 기자

지방 진출 대형사들 컨소시엄 구성해 경쟁 최소화 유도하고 있어

중견사와 지역 건설사들 입지 좁아지고, 조합원들 사업성 악화 우려도 생겨

최근 지방 정비사업 시장에서 대형사들의 수주가 활발해지며 경쟁을 최소화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대전시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지방 정비사업 시장에서 대형사들의 수주가 활발해지며 경쟁을 최소화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대전시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지방 정비사업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한 대형 건설사들이 경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컨소시엄 구성을 계획하고 있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경쟁자들이 손을 잡으면 보다 안정적으로 수주고를 올릴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견 건설사들은 물론 지역 건설사들의 불만은 크다. 시장 전반에 걸친 사업성 저하는 물론 업계 교란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정비사업 시장이 대형사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게 되면 사업이 시공사 위주로 짜여져 조합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방 정비사업 시장에서 대형사들의 수주가 활발해지며 경쟁을 최소화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강력한 주택 브랜드를 소유한 대형사들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역 건설사와 중견사들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서울 물량이 줄어들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지방 진출이 활발해진 가운데, 대형사들이 지방 사업마저 독점하려는 움직임으로 치닿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대전 도마변동3재정비촉진구역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곳은 올해 시공사 선정을 앞둔 지방 정비사업 중 가장 큰 규모로 건설사들이 수주 1순위로 꼽는 곳이다.

이 사업은 대전시 서구 변동 9-4번지 일대를 재개발하는 것으로 구역면적만 19만2861㎡에 달한다. 이곳에 용적률 249.98%를 적용, 지하 2층~지상 30층 아파트 25개동 및 부대복리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예상 신축 가구수는 무려 3700여 가구로 서울에서도 보기 힘든 대형 사업이다. 이 때문에 지난 시공사 현장설명회에는 15개 건설사가 참여할 정도로 건설사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현설 참여사 가운데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건설사를 비롯해 금성백조주택 등 지역 건설사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적극적인 입찰 의사를 밝힌 건설사는 인근 도마변동 1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된 금성백조주택과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건설로 알려져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GS건설이 포스코건설과 금성백조주택이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최근 현대건설이 적극적인 입찰 의사를 밝히며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계획에서 벗어나 포스코건설과 금성백조주택과 손을 놓고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준비를 계획하고 있다”며 “지역사로 경쟁력이 높았던 중견사가 힘을 쓰기 어려운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시공사 입찰은 오는 19일로, 이날 정확한 건설사들의 경쟁구도가 드러날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컨소시엄 구성으로 시공권 수주를 100%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한다.

최근 대구 신암1구역 재개발 조합은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코오롱글로벌을 시공사로 낙점했다.

입찰에서는 코오롱건설과 경쟁사인 포스코건설-호반건설 컨소시엄, 모아종합건설이 맞붙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호반건설 컨소시엄의 우세를 점쳤지만, 결과는 달랐다.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조합원들은 코오롱글로벌에 240표를, 포스코건설-호반건설 컨소시엄에는 235표를 던졌다. 모아종합건설은 1표를 얻었다.

입찰 참여 당시 코오롱글로벌은 ▲3.3㎡당 공사비 421만1000원(대안설계 415만원) ▲공사기간 32개월을 조합에 제시했으며 포스코사업단은 ▲3.3㎡당 공사비 427만원 ▲공사기간 37개월을 제안했다.

조합 관계자는 “코오롱글로벌이 제시한 사업 조건이 조합원들에게 호응을 얻은 것 같다”며 “시공사와 가계약 체결 준비와 함께 조합원 분양신청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형사들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장점이 많지만, 우려스러운 일도 있다고 평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의 컨소시엄 구성이 업계에 확산돼 자리잡게 되면 정비사업이 시공사 위주로 판이 짜여져 입찰조건 역시 시공사에 유리하게 맞춰질 수 있다”며 “정비사업 조합원들은 건설사의 브랜드와 사업조건을 꼼꼼히 따져 시공사를 선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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