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트럼프 철강관세 25% 발언에…업계 "최악은 면했지만..."


입력 2018.03.02 09:35 수정 2018.03.02 09:59        박영국 기자

유정용 강관 수출 비중 큰 중소 철강업체 타격

보호무역주의 확산→글로벌 철강수요 감소→철강업계 불황 연쇄효과 우려

포스코 2제선공장 용광로.ⓒ연합뉴스 포스코 2제선공장 용광로.ⓒ연합뉴스

유정용 강관 수출 비중 큰 중소 철강업체 타격
보호무역주의 확산→글로벌 철강수요 감소→철강업계 불황 연쇄효과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 따라 수입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중소 강관업체들을 중심으로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미국의 이번 조치가 전반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일단 미국 상무부가 백악관에 제시한 3가지 방안 중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한 ‘모든 수입 철강에 25% 관세 부과’는 그나마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 타격이 덜 심한 내용이다.

당초 상무부는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최소 24%의 관세를 부과하는 1안 ▲한국을 비롯, 중국, 브라질, 러시아, 터키, 인도, 베트남, 태국, 남아공, 이집트, 말레이시아, 코스타리카 등 12개국을 대상으로 최소 53%의 관세를 부과하는 2안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지난해 대미 수출의 63%에 해당하는 수준의 쿼터를 설정하는 3안 등 3가지 방안을 권고했었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이 중 2안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설정했었다. 미국 내 절대가격이 높아질 뿐 아니라 다른 해외 경쟁사들과 비교해서도 상대적 가격경쟁력 약화를 불러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미국이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철강재의 88%에 이미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한 상태에서 25%의 추가 관세는 여전히 국내 철강업체들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특히 대형 철강사들보다는 강관 비중이 높은 중소 철강사들에 타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대형 철강사들은 대미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 이번 관세 부과로 당장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대미 수출비중이 2~3%에 불과하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3~4% 수준이다.

하지만 세아제강의 경우 대미 수출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강관 전문 철강사인 휴스틸은 매출의 60%, 넥스틸은 80%를 대미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철강사들은 대미 수출비중이 크지 않고 내수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수출선이 다양해 미국 쪽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물량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타격이 크진 않다”면서 “하지만 유정용 강관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중소 철강업체들은 미국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것으로는 사업이 불가능하다.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넥스틸의 경우 총 400억원을 들여 미국 휴스턴에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지난달 발표하기도 했다.

철강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불러올 단편적인 파장보다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상황이 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형 철강사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보호무역주의가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부분, 그리고 미국의 관세장벽이 철강 뿐 아니라 철강의 수요산업 분야로 확산되는 상황이 더 크게 우려된다”면서 “일단 무역이 경색되면 세계적으로 철강 수요가 줄기 때문에 업계 전체가 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