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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김현미 장관표 주택 정리법은? ‘내로남불’... 정책 신뢰 추락


입력 2018.02.27 06:00 수정 2018.03.15 08:05        원나래 기자

알고 보니 친동생에게 집 팔아…내부거래로 ‘눈 가리고 아웅’ 비난 잇따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경기도 연천 집이 김 장관의 친동생에게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데일리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경기도 연천 집이 김 장관의 친동생에게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데일리안

“다주택자들은 내년 4월까지 시간을 드렸으니 자기가 살지 않는 집은 임대로 내놓거나 좀 파시라.”

지난해 8·2부동산대책 발표 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다주택자들에게 한 경고 메시지였다.

하지만 김 장관 본인도 경기도 일산 아파트와 연천에 시골집 등 2주택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잇따랐다.

그는 “연천 집은 거주 목적이 아니라 남편이 집필 활동을 하거나 농사를 짓기 위해 장만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지난달 국회에 출석해 “제 문제를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처분의사를 시사했다.

그가 처분 의사를 밝힌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 23일 김 장관이 경기도 연천 집을 팔고 다주택자 꼬리표를 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8·2대책이 발표된 지 반년이 흘렀고,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실시를 한 달 앞둔 시점이었다.

김 장관의 남편이 소유했던 연천군 주택은 집(85.95㎡)과 집에 딸린 대지(873㎡)에 더해 인근 땅(도로) 153㎡의 지분 일부가 지난달 말 일산에 거주하는 1976년생 김모씨에게 1억4000만원에 매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김 장관의 주택 처분 소식에 일각에서는 ‘연천 군사분계선 인근에 있는 시골집을 가지고 있는 것도 다주택자로 볼 수 있느냐’며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가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이 보기 좋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집 두 채 중 하나를 매각하면서 계속해서 이러한 고위 공직자들의 ‘1가구 1주택’의 솔선수범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이어졌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는 매각 소식이 알려진지 단 하루 만인 24일 분노로 뒤바뀌었다. 주택의 매수자가 다름 아닌 친동생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그동안 연천 집을 처분하려고 했으나 잘 팔리지 않아 부득이 동생이 구매한 것이라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날에만 ‘김현미 장관 연천 주택매각 진실’을 요구하는 관련 청원 게시글이 7~8건 올라왔다.

실제로 게시판에는 “이렇게 집 파는 게 쉽지 않고 시간이 걸리는 것을 모르고 2주택자를 범법자로 몰더니”, “다주택자들을 무조건 모두 투기꾼으로 몰더니 정작 본인은 꼼수 허위 주택 매각행위를 했다”, “동생에게 잠깐 집을 맡겨놓은 것 아니냐”, “세금 피하는 법 잘 배웠습니다” 등 비난 댓글과 여론이 들끓고 있다.

여기에 주택은 팔고 대지를 남겨놓으면서 시세차익을 노리고 있다는 의혹마저 확산되고 있다.

연천군 주택은 지난 2012년 경기 연천 일대 2483㎡ 대지를 1억8000만원(공시지가 7672만원)에 매입했고, 이후 2015년 대지 일부인 873㎡에 단독주택(85.95㎡)을 지은 것으로 알려진다. 구입 당시에는 농사를 짓겠다고 땅을 취득했지만, 이후 4개월 만에 건물을 짓겠다며 형질을 변경했고, 이 과정에서 땅값이 2배로 뛰었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사는 집 외에 처분하라’는 본인의 말에 책임을 지려했던 김 장관 식의 주택 정리법은 결국 내부거래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책임감 있게 보였던 그의 솔선수범은 오히려 정책당국에 대한 부동산 정책 신뢰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을 피할수 없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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