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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운명의 날…노조는 자구안 합의 거부


입력 2018.02.26 10:18 수정 2018.02.26 11:00        박영국 기자

이사회 직전까지 노사 협상테이블도 마련 못해

회사측 "법정관리·구조조정 위기부터 피하자" 노조 설득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금호타이어

이사회 직전까지 노사 협상테이블도 마련 못해
회사측 "법정관리·구조조정 위기부터 피하자" 노조 설득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회사측에 요구한 ‘경영정상화(자구안) 계획 이행 약정서(MOU)’ 체결 시한인 26일이 도래했다. 계획대로라면 이날 노사간 자구안에 합의하고 이사회에서 약정서 체결을 의결해야 하지만 노조가 해외 매각 반대를 이유로 자구안에 반대하고 있어 난관에 봉착했다.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하다.

26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다. 의제는 ‘채권단과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 체결 의결’이지만 선결 조건인 노조와의 합의가 이사회 전까지 마무리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계속해서 노조 측에 대화를 요청하고 있지만 노조가 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만남 자체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합의는커녕 논의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사는 노조측의 거부로 이날 오전까지도 협상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이날 오후에 열리는 이사회도 사실상 의미가 없다.

노조는 자구안의 주요 내용인 고통분담 자체에는 동의한 상태다. 지난 21일 노사 협상에서 임금 삭감 대신 일부 반납을 통해 회사의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대화가 진전됐었다. 복리후생 축소 등 주요 사안에 대해서도 대부분 의견일치를 봤다.

하지만 금호타이어의 유력 인수자로 중국 더블스타가 언급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노조는 협상을 중단하고 외국기업으로의 매각을 반대한다며 자구안 동의를 거부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면 허리띠를 졸라 매고 고통 분담을 감수하겠지만 해외에 매각될 것이라면 그런 노력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자구안에 대한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해 더 가혹한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노조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채권단은 지난달 26일 ‘충분하고도 합당한 수준의 자구노력과 이행 약속’을 전제로 차입금 1년 연장과 함께 이자율 인하 등 유동성을 지원해주는 대신 노사가 자체적인 경영정상화 계획을 마련하고 성실한 이행을 약속하는 MOU를 1개월 내 체결할 것을 요구했다.

채권단은 MOU 체결 실패시 이미 결정했던 차입금 연장 등의 유동성 대책을 무효화 할 수밖에 없음을 경고했다. 사실상 법정관리 수순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사실 확인이 되지도 않은 해외 매각 철회가 전제되지 않으면 합의가 불가하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경영정상화를 포기하고 법정관리를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으며 회사와 직원, 지역 경제를 더 큰 위기로 내모는 무책임하고 위험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눈앞에 닥친 법정관리와 구조조정의 위기를 피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면서 “오늘까지 채권단과 MOU를 체결하지 못하면 노사가 논의했던 경영정상화 방안보다 더욱 가혹한 구조조정안이 노사 모두를 덮칠 것이며, 회사의 회생과 정상화에는 더욱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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