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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컬링 은메달, 기권으로 매너도 지켰다


입력 2018.02.25 12:08 수정 2018.02.25 16:26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10엔드 앞두고 기권 선언..열정에 반한 일부팬들 의아

악수 청하는 기권은 포기 아닌 상대 인정하는 컬링의 매너

여자컬링 은메달.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여자컬링 은메달.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이 올림픽 최초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25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에서 안나 하셀보리 스킵이 이끄는 스웨덴에 9엔드 3-8로 패해 은메달에 만족했다.

예선 1위, 준결승에서 한일전 설욕 등 파죽지세로 결승에 오른 여자컬링대표팀의 행진은 세계랭킹 5위 스웨덴 앞에서 막혔다.

경험과 정확도에서 열세였다. 스킵 김은정(28)을 비롯해 김영미(27) 김선영(25) 김경애(24)로 구성된 ‘팀 킴(Team Kim)’은 예선에서 보여줬던 절묘한 샷과 날카로움, 그리고 정확성이 떨어졌다. 아시아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 도전이라는 중압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4엔드 득점하기 유리한 후공에도 스틸을 당해 1-3으로 끌려가면서 스웨덴에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겼다. 한 번 꼬인 공격은 경기를 풀기 어려웠다. 6엔드에서도 한국은 후공에서 대량득점을 노렸지만 스웨덴의 방어를 뚫지 못하고 1점에 그쳤다.

7엔드에서는 스웨덴의 완벽한 투구로 3실점하면서 2-7로 끌려갔고, 대표팀의 표정도 굳어졌다. 8엔드 후공에서 1득점에 그친 한국은 9엔드 선공에서 스틸을 노렸지만 완벽한 스웨덴의 공격과 방어에 밀려 또 실점했다.

여자컬링 은메달.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여자컬링 은메달.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결국, 10엔드에 들어가기 전 기권을 의미하는 악수를 청했다. 사상 최초의 아시아 국가의 결승 진출에 이은 은메달 획득만으로도 값지고 훌륭한 결실이다.

지더라도 10엔드까지 최선을 다해 마치는 것을 기대했던 일부 팬들은 기권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컬링에서 기권은 매너다. 김은정 스킵이 이끄는 여자컬링대표팀은 예의를 지킨 것이다.

경기 도중 역전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는 팀은 상대팀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데, 상대를 인정하고 패배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보통 올림픽 스포츠에서 기권이란 ‘포기’를 뜻하지만, 컬링에서는 포기가 아닌 ‘인정’의 의미로 통한다.

한국 여자컬링대표팀도 예선 9경기에서 4번의 기권을 받아냈다. 받아낸 쪽에서는 완승을 의미한다. 반대로 기권을 선언하는 것은 완패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한국 여자컬링대표팀은 끝까지 컬링의 룰을 지키고 매력을 전한 것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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