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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평창’ 키 북미대화, 힘받는 대북 특사론


입력 2018.02.26 05:00 수정 2018.02.26 05:58        이슬기 기자

문재인 대통령 25일 김영철 접견, 북미대화 공감대

북미 관계 경색, 대화 조성 위한 ‘중재’ 필요성 부상

문재인 대통령 25일 김영철 접견, 북미대화 공감대
북미 관계 경색, 대화 조성 위한 ‘중재’ 필요성 부상
美 “北태도에 달려”…북미 핑퐁게임, 실효성 미지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0일 강원도 강릉시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에서 마련된 '통일부 장관 주재 남북고위급만찬장'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0일 강원도 강릉시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에서 마련된 '통일부 장관 주재 남북고위급만찬장'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포스트 평창’의 핵심은 북미 대화다. 북한이 제안한 남북 정상회담이 성과를 내려면 북미 간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 다만 최근 북미 관계가 경색되면서, 정부가 조만간 북한에 특사를 보내 북미 대화 조성을 위한 중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게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강원도 평창 모처에서 김 부위원장을 비롯한 8명의 북한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에 김 부위원장은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북한도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했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이처럼 김 부위원장의 방남에 이은 발언도 대북 특사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은 앞서 김정은 위원장의 대리인격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카드로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요청한 데 이어, 평창올림픽 폐막식에는 거물급 인사인 김 부위원장을 보냈다.

우리 정부는 북측이 강력한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 김 부위원장의 카운트 파트너는 서훈 국정원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남북 움직임의 배경은 북미 관계가 잔뜩 얼어붙어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지난 10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했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접촉이 예정돼 있었으나, 북측의 일방적인 취소로 양국 간 ‘탐색 대화’ 재개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미국이 최강의 대북제재를 추가로 내놨고, 오는 4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다. 북미 대립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우리 정부로서는 가능한 이른 시일 내 대북 특사를 파견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도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대북 특사는 어떤 방법이든 미국과 소통하면서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특사 파견의 실효성이다. 일단 미국은 북미 관계 개선이 북한의 태도에 달렸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공을 넘긴 상황이다. 북한이 앞서 일방적으로 회담을 취소한 사실을 밝히면서 책임소재도 명확히 했다. 또 펜스 부통령을 통해 핵 포기를 압박하는 한편 탈북자들을 만나는 등 대북 압박 행보를 보였다. 반면 북한은 대미 공세와 함께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이 평창 올림픽 폐막식에 대남총책이자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지목되는 김 부위원장을 보냄으로써 기존 입장을 견지하겠다는 뜻을 미국에 보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북 특사는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할 문제”라며 “기본적으로 남북 관계 개선 지속과 북미 대화를 시작하도록 견인하는 문제가 중점 논의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특사 파견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북미 접촉이 빨리 이뤄지면 좋겠다. 평화 분위기 지속을 위해 북미 대화가 이뤄지면 좋겠다”면서도 “대북 특사는 그와 무관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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