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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2019학년도 대입은 전략이다! 컨설팅 합격CASE(4)


입력 2018.02.24 08:00 수정 2018.02.24 06:09        데스크 (desk@dailian.co.kr)

<김형일의 대입은 전략이다(131)>컨설팅 합격CASE(4) 논술전형 합격사례

‘김형일의 대입은 전략이다’에서는 4회에 걸쳐 ‘대입컨설팅 합격 CASE’를 연재했습니다. 전년도 수시 합격자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문·이과, 성적대별 다양한 사례를 재구성하여 준비 전략과 지원 방법에 대해 안내해 드렸습니다. 이번 주에는 논술전형을 활용하여 목표대학에 진학한 학생의 합격사례를 안내해 드립니다. 입시전략 수립에 참고하시어 목표 대학에 한발 더 다가가는 계기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 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
◆컨설팅 합격CASE(4) 논술전형 합격사례
‘논술 대박’ 보다는 현실적인 진학전략 모색
치열한 경쟁 염두에 두고 수능준비에 만전을


가장 치열한 경쟁이 발생하는 논술전형

논술전형은 전체 입시전형 중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발생하는 전형이다. 보편적인 선발구조는 지원자들의 교과 성적과 논술고사 점수의 합산 총점으로 서열을 정하고, 이에 맞춰 대학이 정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학생들만 최종합격자로 선별해내도록 구성되어 있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은 기본적인 자격요건이다. 정해진 기준만 충족한다면 평가에 유불리가 존재하지 않고, 교과 성적은 등급 간의 점수 차가 크지 않아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수능 요구조건을 충족했다면 결과적으로 논술고사 성적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수능과 논술에 자신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다.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과 성적이 저조하고, 비교과 실적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합격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최근에는 논술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도 많기 때문에 몇몇 대학은 우수한 논술실력만으로도 합격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많은 학생들이 도전하고 있지만, 정작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합격률이 가장 낮은 전형 역시 논술전형이다. 최소 30:1 수준에서 부터 의예과, 심리학과 등의 선호학과는 140~200:1 수준으로 매우 높은 접수 경쟁률이 형성되는 상황에서 논술전형 합격만을 바라보고 논술준비에 집중하는 전략은 효과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합격률을 높일 수 있는 보다 효율적인 준비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고3 초반 처음 만난 L군은 내신이 저조하고 비교과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수능성적 향상을 통한 정시 지원을 염두에 두고 논술전형을 활용하여 수시 지원기회를 확대하는 전략을 설정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L군은 논술전형으로 목표대학 진학에는 실패했지만, 수능 실패를 만회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L군의 사례를 통해 논술전형의 효과적인 준비 방법을 확인해 보자.


‘수능 준비’라는 훌륭한 핑계 거리

서울소재 일반고 인문계열 학생 L군은 고3 4월에 연구소를 찾았다. 3월 모의고사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취득했고 국어, 영어, 수학, 사회교과 4.5등급에 비교과는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다가오는 입시가 걱정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L군은 3월 모의고사에서 국어, 수학, 탐구(2) 평균 백분위 79%를 취득했다. 2학년 마지막 모의고사에서는 평균 84% 취득했고, 평소 탐구를 제외한 국어, 수학의 백분위는 88~92% 수준으로 2등급 선에서 머물렀기 때문에 L군 스스로도 ‘정시준비’를 염두에 두고 내신과 비교과 관리에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기간의 학습 내용과 활용 교재 등을 문답을 통해 점검해 봤을 때 정시를 염두에 두었다고 스스로 말하는 L군은 이에 대한 대비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 수능을 통한 정시 진학을 목표로 설정했었다면 적어도 EBS 수능 연계교재인 수능특강을 활용한 수능학습 계획 설정, 지난 교과 과정에 대한 복습과 같은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해 나갔어야 했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L군은 그저 공부가 싫었고, 막연하게 입시를 회피해 왔을 뿐이다. 본인도 비교과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4등급 중반의 내신으로는 수시에서는 수도권 대학 교과전형 합격도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모의고사 성적이 준수한 상황에서 아직 1년여 남은 ‘수능시험을 준비 하는 것’은 현재의 학습을 회피할 수 있는 훌륭한 핑계 거리가 되었다.

이는 비단 L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능 성적을 통한 정시 진학은 분명 주요한 진학 방법의 하나지만,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시를 최우선적인 목표로 삼는 것은 위험이 따른다. 수능의 위험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우선 현재의 모의고사 성적이 수능의 최종 결과로 온전히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당일 긴장감과 컨디션이라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시험범위 확대와 난이도 상승에 따른 성적하락 문제가 보편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평가원에서 주관하는 3학년 6월 모의고사부터는 재수생들과 함께 경쟁하기 때문에 평소 우수한 성적을 취득해온 상위권 재학생들도 흔들리는 상황을 왕왕 겪게 된다. 또한 기존의 오답 부분에 대한 정리가 완벽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회차를 거듭할수록 시험범위가 누적되어 오답은 증가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정시의 진학 통로가 너무 좁다는 문제가 있다. 취득한 성적에 맞춰 대학을 선정해야하는 정시의 특성상 모집인원 감소는 결국 합격을 기대할 수 있는 성적대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가, 나, 다군 분류에 맞춰 지원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다 보면 상향과 적정 위주의 지원 대학 선정이 쉽지 않아 결과적으로 원하지 않는 대학과 학과에 지원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로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수능과 정시의 어려움을 잘 알기에 많은 학생들이 수시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입시를 준비하지만 내신 관리와 비교과 준비를 누구나 잘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시 학생부 위주 전형 지원이 어려울 것이라 판단되는 학생들은 또 다른 진학 방법을 모색하고 이에 맞춰 준비 전략을 설정해야 한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논술전형과 정시 준비일 것이다.


최우선은 수능 준비

L군 역시 3학년 1학기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정시 지원을 위해 수능 실력을 다지고 한편으로는 논술전형을 준비하여 지원기회를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설정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모의고사 성적이 점차 하락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교과전형을 활용한 대학 진학도 고민해야만 했었을 것이다. 수능과 논술을 준비해야 하는 L군에게 가장 먼저 지시한 것은 모의고사 대비 학습이었다.

수시 논술전형을 중심으로 지원전략을 설정했다면 모의고사 대비 학습, 즉 수능 준비에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수능 준비를 강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논술전형 자체가 합격이 어려워 정시 지원이라는 부분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하며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또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모의고사 성적표는 수능대비 학습전략 설정의 기본 자료가 된다. 성적표라 함은 시험 결과(성적)를 확인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지만, 모의고사 성적표에는 정오표가 포함되어 취약 부분을 보다 세밀하게 진단하며 보충계획을 설정할 수 있다. 3월 모의고사 성적표상의 정오표를 통해 국어는 독서와 문학 모두 취약하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유독 후반부에 문제의 난이도(A~E)와 관계없이 오답이 많다는 점이었다. L군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아마도 문학에서 출제되는 작품들은 증가되었지만 L군은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기 때문에 익숙지 않은 작품들을 해석하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독서는 상위권, 중위권 학생 모두 어려워하는 파트다. 비문학 파트 역시 2학년 수준에 비해 지문의 길이와 내용이 어려워지므로 학습에 소홀히 한다면 성적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수학은 D~E난이도 문제를 거의 해결하지 못했다. 간혹 C 난이도의 틀린 문제도 확인되었고, 영어는 원점수 84점으로 2등급 취득하고 있었다.

국어에서 문학 파트는 교과서와 수능특강에서 다루는 작품들을 접하면서 실력을 늘려 나갈 수 있다. 다만 독서 파트의 경우 단기간에 성적 향상을 꾀하기 어렵기 때문에 꾸준한 학습으로 실력을 늘려 나갈 필요가 있다. 수학은 C난이도 까지 안정적으로 맞출 수 있도록 복습을 진행함과 동시에 고3 과정인 확률과 통계 학습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무작정 고난도 문제를 풀기 보다는 기본부터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영어는 안정적인 2등급 취득을 목표로 설정하고, 시간 부족을 해결하고 독해 문제의 오답을 줄이기 위해 단어의 보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L군의 학교는 고3부터 EBS 수능특강 교재와 함께 진도를 나가고 있었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험 역시 학습과정과 EBS 수능특강 교재 내용이 함께 출제되었다. 이는 많은 고교들이 시행하는 방식으로 L군에게는 이를 활용하여 수능특강 교재를 반복적으로 풀어볼 것을 주문했다. 새로운 교재를 풀기 보다는 당장은 동일 교재의 반복학습으로 수능 출제 유형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다. 수능특강 교재 학습에 주력한 이유는 한편으로는 내신 관리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상위권 대학의 논술전형은 오히려 등급 간 편차가 적은 편이지만,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서울권의 대학들 중 일부(특히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않는 대학들)는 4등급부터는 점수가 크게 하락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일정수준의 내신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 상승을 목표로 학습계획을 설정하고 노력하는 것은 비단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만이 아닌 고3 수험생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다. 다만 자신이 준비하는 전형과 대학에 따라 어느 부분에 더욱 비중을 둘 것인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주요교과 4.5등급 수준에 상위권 대학 논술전형의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L군은 수능에 더욱 집중하여 정시 진학대학 수준을 끌어 올리는 안정적인 진학전략 설정이 필요했지만, 한편으로는 논술전형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내신도 4등급 이내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내신 3등급 취득을 목표로 학습계획을 설정하고 실천했지만 결과적으로 L군의 3학년 1학기까지의 최종 내신은 4등급 초반 수준에 머물렀다.


논술고사 준비요령

한편으로는 논술전형 준비에 돌입했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방과 후 수업 수강을 포함하여 주 1회 학원에서 진행하는 논술 수업에 참여했다. 보통 논술수업은 3학년 여름방학 이전까지는 전년도 대학들의 기출문제 등을 활용하여 인문계는 통합논술, 자연계는 수리논술 풀이에 초점을 맞춰 수업이 진행된다. 어떠한 학원 수업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를 궁금해 하는 L군에게 ‘첨삭을 꼼꼼하게 진행해 주는 수업을 선택해야 한다.’는 요령을 안내했다. 논술은 스스로 많이 풀어 보는 노력이 필요한데, 대입에서 실시하는 논술고사는 자신의 생각을 기술하는 형태가 아닌 정해진 답을 서술해야 하는 논술이므로 기본요령을 익힌 이후에는 첨삭을 통해 취약 부분을 찾아 수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업을 선택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4월부터는 대학에서 실시하는 모의논술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부분의 대학들은 4월부터 모의논술을 실시하여 해당 연도의 출제 유형을 안내할 뿐만 아니라 채점결과를 제공하며 수험생 스스로 실력을 체크해볼 기회를 제공해 준다. L군은 대학을 가리지 않고 신청에 성공한 동국대와 경희대를 포함한 4개 대학의 모의논술에 참여했다. 더욱 많은 대학의 모의논술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일부 대학은 선착순 마감으로 인해 신청하지 못했다. 모의논술 결과는 우수하지는 않았다. 일부 대학에서는 석차까지 제공해 주었는데, 통상 학과별 모집인원을 감안했을 때 합격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수준의 결과였다.

L군에게 ‘모의고사 결과에 낙심할 필요가 없다. 이는 모의논술일 뿐이며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논술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앞으로 노력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조언하며 ‘시험장 분위기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격려했다. L군은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며, ‘남은기간 더욱 열심히 준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희대에 직접 가보니 캠퍼스가 너무 마음에 들어 합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모의논술에 참여한 경험이 L군에게는 각오를 다지는 유익한 경험이 된 것이다.


6월 모의고사를 기준으로 지원 대학 선정

L군은 학업과 논술고사 준비를 병행하며 어느덧 6월 모의고사를 치르게 되었다. 결과는 국어, 수학, 탐구(2) 평균 백분위 83%, 영어는 2등급을 취득했다. 인문계 평균 백분위 83%는 정시모집에서 인서울권 대학에 도전해 볼 수 있지만, 희망하는 학과를 선택하거나 안정적인 합격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경희대, 한국외대를 포함한 상당수의 대학이 수능 2등급 2개 수준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라 할 수는 없었다. 한편으로는 지난 시험에 비해 성적이 상승했다는 점이 다행으로 느껴졌다. 7월 기말고사 이후 구체적으로 L군의 지원 대학을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 여름방학 기간을 활용하여 해당 대학의 출제 유형에 맞춘 본격적인 논술고사 준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L군은 희망대학으로 경희대와 동국대를 지목했다. 경희대는 수능 2개 영역 2등급, 동국대는 3개 영역 2등급 이내라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고, 논술측면에서도 객관적으로 경쟁자들의 학업 성취 수준보다 낮기 때문에 다소 무리라 판단되는 대학들이지만 지원을 포기할 이유는 없었다. 수시에서는 6회의 지원기회가 주어지고 이러한 목표를 설정한다면 L군 스스로도 수능 학습에 동기가 부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대학을 중심으로 수시 6회의 지원 대학과 학과를 탐색해 나갔다.

목표대학인 경희대, 동국대를 포함하여 숭실대, 한양대(에리카), 한국외대(용인), 광운대를 지원 대학으로 선정했다. 여름방학 논술대비는 경희대와 숭실대 논술에 집중했다. 인문논술의 유형이 비슷하여 해당 대학의 집중 준비가 타 대학 논술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숭실대와 한양대(에리카)의 경우 2개 영역 3등급 수준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지원하기로 했다. 수능최저학력기준 달성 가능성과 논술의 출제유형 이외에도 논술전형 지원 대학 선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논술 일자의 중복을 피해야 한다. 일부 대학의 경우 논술 시행 시간이 학과별 오전과 오후로 구분되어 중복일자를 피할 수 있다.

L군은 특별히 희망하는 학과가 없었다. 수시의 경우 동일 대학 내에서도 선호학과와 비선호학과 간에 경쟁률이 크게 나이가 나기 때문에 비선호학과를 선택할수록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경희대는 실질경쟁률이 낮은 국제캠퍼스 어문계열을 선택했고, 이외의 대학은 경제학과에 초점을 맞췄다. L군의 수학 실력이 기본은 된다는 판단아래 수리논술이 가능할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대학은 논술고사에서 상경계열의 경우 통계, 도표해석과 같은 수리논술이 포함된다. 따라서 상경계열은 선호학과이면서 실질경쟁률도 높지만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논술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L군은 수리논술을 매우 싫어했다. 수업은 들었지만 도저히 풀지 못하겠다며 학과를 바꾸고 싶어 했다. 수리논술을 피하기 위해 숭실대의 경우 어문계열 학과로 목표를 변경했지만, 학과에 관계없이 수리논술이 포함되는 한양대(에리카)는 지원을 포기할 수 없었다. 2개 영역 3등급 수준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는 대학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L군에게 ‘앞으로 수리논술 수업은 제외하지만 실질경쟁률이 낮은 한양대(에리카)의 경우 일단 지원하자’고 다독였다. 수리논술은 수험생 모두가 어려워하기 때문에 수리논술이 포함될 경우 논술 채점결과 역시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L군은 방학동안 목표대학의 출제 유형에 맞춘 논술 학습과 수능학습을 나름대로 열심히 소화해 나갔다.


L군의 입시 결과는?

수능 시험 직후 가채점 결과 L군의 수능 결과는 국, 수, 탐(2) 평균 백분위 75%가 예상되었다. 탐구가 쉽게 출제되어 오답이 많지 않음에도 매우 낮은 백분위를 기록했으며, 포항 지진의 여파로 수능일이 연기된 탓에 스스로도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렸다고 했다. 해당 성적이라면 수도권 대학 진학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수능최저학력기준 역시 맞추지 못했다. 목표로 설정한 2등급을 취득한 과목은 한 과목도 없었다. 그나마 국어 3등급과 영어 3등급으로 숭실대와 한양대(에리카)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은 맞춘 상황이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 위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학을 포함하여 지원한 전 대학의 논술에 참여시켰다.

12월이 되며 대학들의 합격자 발표가 이어졌다. 연이은 불합격 소식에 실망하는 한편 정시 지원도 준비해야 했다. 기대했던 숭실대는 예비 번호조차 받지 못했다. 광운대와 한양대(에리카)만 발표가 남은 상황에서 기대했던 한양대(에리카) 경제학과가 합격 소식을 알렸다. 기대 이하의 수능 결과를 취득한 상황에서 일궈낸 뜻밖의 쾌거였다. L군은 사실 한양대(에리카)를 지원하고 싶지 않아했다. 결과적으로는 ‘우리 반에서 공부를 상당히 잘하는 학생도 떨어진 대학에 합격했다’며 기뻐했다. 실제로 한양대(에리카) 경제학과의 경우 정시 합격자 평균 백분위는 87%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성적대가 형성되는 대학이다. L군에게는 운도 따랐다. 한양대(에리카)의 경우 수리논술이 출제되지만 전년도에는 인문논술만 출제가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L군에게 있어 논술전형은 수능 실패에 대한 보험이 되었다. 모두가 논술전형에서 상향만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지만, 현실적인 지원 대학 선정과 꾸준한 논술 준비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부득이하게 논술전형에 도전할 수밖에 없는 학생이라면 L군의 사례를 참고하여 지원 대학 선정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과 동시에 각 대학의 논술안내 책자를 참고하여 꾸준하게 논술에 대비해 보자. 물론 기본은 수능 고득점을 위해 수능대비 학습에 충실히 임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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