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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인물' 삼성전자 사외이사...경영 투명성·이사회 강화


입력 2018.02.23 15:01 수정 2018.02.23 16:24        이홍석 기자

글로벌CEO·여성·반도체전문가...이재용 부회장 의중 반영

주주 중심 글로벌 경영 철학 구현 의지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본사 전경.ⓒ연합뉴스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본사 전경.ⓒ연합뉴스
글로벌CEO·여성·반도체전문가...이재용 부회장 의중 반영
주주 중심 글로벌 경영 철학 구현 의지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여성, 반도체 전문가 등을 사외이사에 새롭게 내정했다. 이사진 구성을 다양한 인물로 채워 경영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향후 이사회 중심 경영이 보다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3일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과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 박병국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글로벌 기업 CEO 출신 첫 번째 사외이사인 김 회장은 미국 벨연구소 최연소 사장 출신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신화를 일군 인물로 꼽힌다. 통신장비업체 유리시스템를 설립해 운영하다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루슨트테크놀로지에 회사를 1조1000억원에 매각하고 현재는 미국 통신장비업체 아리스그룹의 이사회 임원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중 국적 논란 등으로 결국 사퇴했다. 미국 국적인 김 회장은 프란츠 하이링거, 이와사키 테쓰오, 요란 맘씨에 이은 4번째 외국인 삼성전자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 전 총장은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 첫 여성 법제처장을 지낸 뒤 지난 2010년부터 4년 동안 이화여대 총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3~2015년 삼성전자 이사회에 참여한 김은지 전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에 이은 2번째 여성 사외이사다.

박 교수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과 한국전자공학회장을 지낸 반도체 분야 권위자로 꼽힌다.

사외이사진 면면 다양해져...이사회 중심 경영 본격화

이번에 새로운 인물들이 선임되면서 사외이사진의 면면은 보다 다양해지게 됐다. 사외이사진은 5명에서 6명으로 늘어나게 된 가운데 금융(이인호 전 신한은행장)·법조(송광수 전 검찰총장)·정부관료(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기업(김종훈 회장)·학계(김선옥 전 총장·박병국 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김한중 전 연세대학교 총장과 이병기 서울대 교수 등 학계 인사 2명이 내달 임기 만료와 함께 사외이사진에서 빠지게 됐지만 구성은 더욱 다양해진 것이다.

이는 사외이사진 강화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본격화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 등 주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해 글로벌 경영 철학을 구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직후인 그 해 11월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통해 글로벌 기업 출신 등 다양한 계층 사외이사를 영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제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국정농단사태 연루되면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경영 투명성과 글로벌 경영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이번 사외이사진 선임도 이같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사회 11명 체제로 재편...이재용 부회장 등기이사직 유지

이 날 이사회에서는 지난해 말 임원 인사를 통해 새로 임명된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장 등 3명의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와함께 이사회 의장인 이상훈 사장을 다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 사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 오다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물러나면서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다. 그는 지난 2016년 10월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 이사 선임과 함께 이사직을 사임한 바 있다.

이로써 내달 23일 주총에서 이사진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삼성전자는 기존 9명(사내이사 4명·사외이사 5명)이던 이사회 구성이 11명(사내이사 5명·사외이사 6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사외이사가 과반 이상이어야 한다는 상법 규정에 따라 각각 1명씩 늘어난 결과다.

한편 참석 여부가 주목됐던 이재용 부회장은 결국 이 날 이사회에 불참했다. 지난 5일 석방 이후 공식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는 터라 참석 여부가 더욱 주목받았다. 하지만 집행유예로 석방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터라 경영복귀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 이사직은 유지돼 향후 언제라도 경영 복귀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민·형사상 책임을 지는 등기이사 자리에 올렸지만 이후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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