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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노리는 제약업계…노인성 질환제 도전 활발


입력 2018.02.23 06:00 수정 2018.02.23 06:08        손현진 기자

'고령사회' 진입하며 고령자 의료비 지출 급증…노인성 질환제 수요 확대

글로벌 전망 밝은 관절염약 시장…'베스트셀러' 고혈압약도 속속 등장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제약업계는 노인성 질환 치료제의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코오롱생명과학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제약업계는 노인성 질환 치료제의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코오롱생명과학

지난해 '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성 질환 치료제 시장에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관절염이나 고혈압 치료제 등 만성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연구개발 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 당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의 7%를 차지하는 '고령화사회'가 된 데 이어, 지난해는 노인 인구가 전체의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로 공식 진입했다. 이같은 추세면 2025년에는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웃도는 '초고령사회'가 되고, 2050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에서 노인이 가장 많은 국가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의료비 지출도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자의 의료비는 2008년 10조원을 돌파한 뒤 2016년에는 25조원대로 급증했다.

제약업계는 의료수요가 앞으로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 치료제 개발·판매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관절염이나 고혈압 등 완치가 어려워 꾸준히 치료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질환과 관련된 일부 품목들은 이미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11월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를 출시하고 국내외 마케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론칭 한 달만에 100번째 시술 케이스를 돌파했고,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 수출 문의가 이어져 현지 규제기관 허가조건이나 의료환경 등 여러 측면에서 적정성을 논의하고 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작년 인보사 론칭으로 국내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출사표를 냈다면, 올해는 동남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의 골다공증 복합제 '라본디'는 지난 3월 품목허가를 받고, 약 반 년 만에 대학병원 처방약에도 올랐다. 한미약품은 골다공증 치료제 처방 1위인 '에비스타' 복용자들의 대다수가 뼈형성을 촉진하는 비타민D를 따로 복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라본디를 만들었다. 단 1알만 복용해도 에비스타의 성분 '라록시펜'과 비타민D인 '콜레칼시페롤'을 함께 섭취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골다공증 치료제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고령사회 글로벌 제약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고령사회 유망품목 중 하나로도 꼽힌 바 있다. 이에 제일약품, 알보젠코리아, 동광제약, 하나제약 등 업체들도 골다공증 복합제 판매 허가를 받고 시장 진출에 나섰다.

보령제약 고혈압신약 '카나브' ⓒ보령제약 보령제약 고혈압신약 '카나브' ⓒ보령제약

한 번 복용하면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으로 알려진 고혈압 치료제 시장도 뜨겁다. 약 18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제약시장에서 고혈압약 판매량이 1조5000억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미약품의 항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은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효자상품이다. 아모잘탄이 연간 600억원의 매출을 내는 블록버스터로 각광받자, 한미약품은 지난해 항고혈압 3제 복합신약인 '아모잘탄플러스'와 고혈압·고지혈증 복합 치료제 '아모잘탄 큐'를 출시해 '아모잘탄 패밀리'를 구성했다.

보령제약도 베스트셀러 고혈압신약 '카나브'를 중심으로 '카나브 패밀리'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카나브 패밀리는 2016년 기준 445억원 매출을 올렸고, 해외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총 4억7426만달러에 달한다.

현재 카나브 패밀리에 속한 제품은 카나브를 비롯해 '카나브플러스(이뇨복합제)', '듀카브(암로디핀복합제)', '투베로(고지혈증복합제)' 등 4개다. 보령제약은 카나브 패밀리 월처방액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50억원을 돌파했다며, 올해는 월 처방액 80억원을 목표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대수명이 늘면서 지속적인 관리를 요하는 만성, 비감염성 질환 관련 의약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나이가 많아질수록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를 겨냥한 맞춤형 복합제에 도전장을 내는 제약사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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