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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임창정 "배우 '제2의 전성기' 꼭 올 것"


입력 2018.02.21 09:01 수정 2018.02.24 10:36        부수정 기자

영화 '게이트'로 스크린 복귀

"좌절해도 희망 기다려야"

영화 '게이트'에 출연한 배우 임창정은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영화 '게이트'에 출연한 배우 임창정은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영화 '게이트'로 스크린 복귀
"좌절해도 희망 기다려야"


"지금 실패하더라도, 또 웃을 준비를 해야죠."

누구도 실패 앞에선 의연하진 않다. 예상치 못한 실패에 좌절하기도 하고, 깊은 수렁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가 살 수 있는 건 언젠가 '좋은 날'이 오리라는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다.

가수 겸 배우 임창정(44)도 그랬다. 2015년 '또 다시 사랑', 2016년 '내가 저지른 사랑', 2017년 '그 사람을 아나요'를 연이어 히트시킨 그는 유독 최근 선보인 작품에선 부진했다. 임창정표 코미디가 관객의 외면을 받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래도 배우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범죄 코미디 영화 '게이트'로 돌아온 임창정을 20일 서울 소격동에서 만났다.

영화는 각자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인생역전을 노리고 금고털이에 나섰다가 의도치 않게 큰 사건에 휘말린다는 내용의 코미디. 제작 단계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은 시국풍자 코미디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치외법권'(2015), '대결'(2016) 등 연출한 신동엽 감독이 신재호로 개명하고 선보이는 첫 작품이다.

임창정은 제작, 투자, 캐스팅, 음악 등 영화 전반에 참여했다. 애착이 클 법하다. 그는 "전작이 흥행 참패했지만 애착이 크다"며 "어느 것하나 중요하지 않은 작품이 없다. 그때도 남다르고, 지금도 남다르다. 흥행은 하늘에서 내려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좋은 작품의 기준,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의 기준이 뭘까요? 기준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흥행에 실패한 '스카우트'예요. 대신 작품성을 인정받아서 상도 받았죠. 유명한 스타가 나와도 흥행이 안 되는 게 있고, 스타 없이 성공한 영화도 있죠. 이번만 할 건 아니잖아요. 또 할 기회가 있다면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특히 이번 영화는 남다르게 기대하고 있어요. 잘되리라 확신합니다."

영화 '게이트'에 출연한 배우 임창정은 "모든 작품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영화 '게이트'에 출연한 배우 임창정은 "모든 작품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전날 VIP 시사회 반응을 묻자 "좋았다. '우리 창정이 이번에 됐다'는 듯한 박수를 받았다"고 웃었다.

임창정은 정상훈이 맡은 민욱 역으로 우정 출연하려다가, 주인공인 검사 규철 역을 맡았다. 그는 "영화를 재밌게 봤다"며 "92분이 훅 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기획 초기부터 최순실 국정농단을 소재로 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됐다. 임창정은 이 부분을 조심스러워했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국정농단을 연상케 하는 굵직한 사건들이 노골적으로 들어가 있었다고 한다. 임창정이 의견을 낸 끝에 시나리오가 다듬어졌다.

"웃기려고 만든 영화"라고 강조한 배우는 "우정 출연을 하려다가 일이 커졌다"며 "만화적인 상상력이 있는, 관객을 웃기려고 만든 영화다. '그때 이런 일이 있었지'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정농단을 깊게 다루면서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는 영화가 아니에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셨으면 해요."

음악감독으로도 참여한 그는 "멜로디가 좋았다"며 "나만의 색깔이 담긴 영화를 선보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임창정이 맡은 규철은 잘 나가던 검사였지만, 기억을 잃고 동네 바보처럼 행동한다. "규철은 '변두리 어벤져스'에게 장소를 제공하며 결정적인 역할을 해요. 극 중 등장인물들은 다들 사연과 이유가 있어요. 그 설정이 조금은 뻔하지만, 뻔한 설정이 있어야 관객이 웃어요."

임창정은 최근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탄수화물을 끊고, 운동 중이다. 그는 "규철이가 검사였을 때 살이 쪘을 때라 멋있지 않아 보이더라"고 웃었다.

영화 '게이트'에 출연한 배우 임창정은 "좌절하더라도, 또 웃을 준비를 한다"고 강조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영화 '게이트'에 출연한 배우 임창정은 "좌절하더라도, 또 웃을 준비를 한다"고 강조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민욱 역을 맡은 정상훈에 대해선 "좋은 연기자로 사랑받고 있다"며 "치명적인 귀여움을 타고난 배우"라고 극찬했다.

소은 역의 정려원에 대해선 "샤크라 때 같이 활동해서 잘 몰랐는데, 연기 욕심이 정말 많더라"며 "한국에서 큰일을 할 수 있는 배우다. 여우 같고 깍쟁이일 것 같았는데 털털하고 매력적이다. '마녀의 법정'을 성공시킨 려원 씨와 함께할 수 있어서 '땡 잡았다' 싶었다"고 미소 지었다.

1990년 영화 '남부군'으로 데뷔한 그는 무명생활 끝에 1990년 말~2000년대 초 영화와 가요계를 넘나들며 전성기를 누리다 2003년 돌연 가수 은퇴를 선언한다. 그러다 2009년 '오랜만이야'로 컴백해 내는 앨범마다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계에선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1998), '색즉시공'(2002), '시실리 2km'(2004), '파송송 계란탁'(2005), '1번가의 기적'(2007), '공모자들'(2012), '치외법권'(2015), '로마의 휴일'(2017) 등에 다양한 출연했다.

배우 임창정의 활약은 과거보다 주춤한 게 사실이다. 그래도 그는 주저 앉지 않는다. "배우로 '제2의 전성기'가 언젠가 올 거예요. 마냥 좌절하면 꿈을 이룰 수 없어요. 다시 웃을 준비를 해야죠. 아이들한테도 얘기해요.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마라, 웃을 준비를 하라'고."

가수로도 사랑받으며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 중인 그는 "철없을 때도 있고, 진지할 때도 있는 사람이 임창정"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또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제주살이 1년 차인 그는 "1만% 만족한다"며 "앞으로 쭉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타인에게 상처를 덜 주면서 살까, 나를 보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면서 살까 고민 중입니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래요!"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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