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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조, 정부에 세무조사 요구…신차배정 빨간불


입력 2018.02.20 10:42 수정 2018.02.20 11:15        박영국 기자

"GM 차입금 출자전환, 신차투입 확약 제시 등 없으면 협조 안해"

임한택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장(가운데)이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일방적인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린 GM을 규탄' 기자회견에서 GM자본 규탄 및 대정부 촉구와 관련된 발언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임한택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장(가운데)이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일방적인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린 GM을 규탄' 기자회견에서 GM자본 규탄 및 대정부 촉구와 관련된 발언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GM 차입금 출자전환, 신차투입 확약 제시 등 없으면 협조 안해"

한국지엠이 GM 본사로부터의 신차 배정을 통한 경영정상화의 전제조건 중 하나로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한 비용절감’을 제시한 가운데, 노조는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요구하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지엠 노조는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를 방문해 GM으로부터 자본투자와 시설투자 확약을 받아낼 것과 한국지엠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 및 경영실태 실사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무조사와 실사 과정에서 노조의 참여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GM 본사에 대해서는 ISP 및 상무 이상 임원 대폭축소, 차입금 전액(약3조원) 자본금으로 출자전환, 구체적인 신차투입확약 제시, 내수 및 수출생산물량 확대 제시, 미래형자동차 국내개발 및 생산 확약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한택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장은 “이런 노력이 없으면 GM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운운할 자격조차 없으며, 우리정부와 노조에 어떠한 협조도 요구하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GM 본사가 먼저 노조측 요구안을 수용해야 비용절감 등을 논의하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노조는 한국지엠의 경영위기 책임을 GM 본사에게 돌렸다. 임 지부장은 “한국지엠의 경영실태는 이제껏 노동자들의 고혈로 GM 본사의 배만 채워 온 상황”이라며 “GM의 고금리 이자 돈놀이, 이익은 본사가 가져가는 이전가격 장난, 과도한 매출원가율, 사용처가 불분명한 업무지원비와 쉐보레 유럽철수 비용 한국지엠에 전가 등으로 흑자가 날 수 없는 비정상적인 경영이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조기 마무리해 GM 본사로부터 신차 배정을 이끌어낸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난 7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에 착수했다. 8일에도 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일주일 뒤인 13일 회사측이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며 교섭은 중단됐고, 노조는 ‘총파업’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 등을 요구하며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회사측이 임단협을 통해 노조로부터 비용절감을 위한 양보를 얻어내기 힘들어졌다.

노조는 회사측이 내건 경영정상화의 또 다른 전제조건인 정부(산업은행)의 자금지원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임 지부장은 “자구책도 없이 막무가내로 국민혈세를 지원해달라는 GM자본의 요구에 결코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이 노조 측에 ‘기본급 동결, 성과급 포기’ 정도의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지만 노조 집행부로서는 군산공장 폐쇄를 저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조합원들에게 사실상의 임금 삭감을 수용해 달라고 설득하기 힘든 형편이다.

설령 교섭에서 노조 교섭대표가 회사측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다고 해도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한국지엠 노조의 움직임을 보면 GM 본사와 한국지엠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너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군산공장 폐쇄로 집행부의 리더십도 약화된 상태라 회사측의 경영정상화 계획에 동참하기보다는 당분간 강경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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