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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뺨 맞은 트럼프, 한국에 화풀이?


입력 2018.02.20 09:42 수정 2018.02.20 10:02        박영국 기자

중국 대미 상품교역 흑자 8% 증가…한국은 17% 감소

미국 서비스 교역 경쟁력 약화도 적자 확대 원인

지난해 11월 8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마친뒤 손가락으로 의원들을 가리키며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지난해 11월 8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마친뒤 손가락으로 의원들을 가리키며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중국 대미 상품교역 흑자 8% 증가…한국은 17% 감소
미국 서비스 교역 경쟁력 약화도 적자 확대 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폐기를 언급하며 자동차, 세탁기, 태양광에 이어 철강까지 한국에 대한 통상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 명분으로 삼은 무역적자 증가의 원인은 정작 한국이 아닌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증가와 미국의 서비스 교역 경쟁력 악화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코트라 워싱턴무역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에도 불구하고 취임 첫 해인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미국 국제 상품 및 서비스 교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는 5660억달러였으며 이는 2008년(7087억달러) 이후 최대치다.

지난 5년간 미국의 무역적자는 2013년을 제외한 모든 해에 전년대비 증가했지만, 특히 트럼프 취임 연도인 지난해는 가장 큰 폭인 12.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취임 전부터 미국의 무역적자를 ‘정치적 재앙’이라며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워온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무역적자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미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진 서비스 교역 흑자 감소가 꼽힌다.

미국의 서비스 교역은 지난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나, 2015년 이후 3년 연속 흑자 규모는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의 경우 서비스교역 흑자가 2439억달러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대비 1.5% 감소한 규모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비교우위가 있는 서비스 교역흑자가 증가하지 않는 이상 무역적자 감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교역 적자도 지난해 7.6% 증가한 8100억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무역적자 규모는 더욱 커졌다.

보호무역주의 성향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오히려 서비스 교역흑자는 감소하고 상품 교역 적자는 증가한 것이다.

미국 주요 교역대상국 대미 상품 교역흑자 변화 추이(단위: 백만 달러, %).ⓒ코트라 워싱턴무역관(미 상무부 경제분석국) 미국 주요 교역대상국 대미 상품 교역흑자 변화 추이(단위: 백만 달러, %).ⓒ코트라 워싱턴무역관(미 상무부 경제분석국)

미국의 상품 교역적자 폭을 늘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중국이었다. 중국의 지난해 대미 상품 교역흑자는 3752억2800만달러로 미국 전체 상품 교역적자의 절반에 육박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8.1%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282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캐나다(175억8300만달러, 60.5%↑), 대만(167억3700만달러, 26.7%), 일본 688억4800만달러, 0.1%↑) 등 미국의 다른 주요 교역국들도 모두 대미 상품 교역흑자가 늘었다.

반면 한국은 2016년 275억7200만달러에서 지난해 228억8700만달러로 흑자폭이 무려 17.0%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한국 상품 교역적자 역시 20%가량 감소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 등 무역적자 확대의 주범은 제쳐두고 번지수를 잘못 찾아 한미 FTA 폐기를 언급하고 한국산 제품들에 각종 무역규제를 가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정부의 한미 FTA 무용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인 한미경제연구소 트로이 스텐게론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과 달리 한미 FTA는 미국에 ‘끔찍한’ 협정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한미 FTA가 미국 일자리를 파괴하기보단 오히려 창출했다”고 분석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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