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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은메달, 고독했지만 화려했던 8년


입력 2018.02.18 22:04 수정 2018.02.18 22:0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 2위

아시아 빙속 최초 올림픽 2연패 등 화려한 업적

화려한 은메달로 올림픽을 마무리한 이상화.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화려한 은메달로 올림픽을 마무리한 이상화.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빙속 여제’ 이상화가 지난 8년간 군림했던 빙속 단거리 정상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상화(29) 18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으로 2위를 기록했다. 금메달은 36초94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고다이라 나오(32)에게 돌아갔다.

최근 몇 년간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신음했던 이상화는 이번 대회 500m 종목에서 메달을 딸 것이란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의 마지막 무대이며, 무엇보다 안방에서 열린 올림픽이라 4차 월드컵까지 불참하며 모든 시계를 이날로 맞췄다.

레이스 초반은 좋았다. 처음 100m를 10초20으로 통과한 이상화의 기록은 전체 선수 중 1위였다. 금메달을 가져간 고다이라(10초26)보다 빨라 금메달을 예감케 했다. 두 번째 직선 주로에서 속도를 높였지만 마지막 코너를 도는 과정에서 잠시 삐끗했고, 찰나의 순간은 1000분의 1초 싸움인 500m에서 커다른 결과로 이어졌다.

37초33은 올 시즌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36초71)에 미치지 못했지만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여제의 마지막 질주였기 때문이다.

모든 선수들의 레이스가 끝났고 고다이라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중계 카메라는 눈물을 쏟는 이상화를 집중 조명했다. 그동안 정상의 자리에서 누구보다 고독했기에 북받쳐 올라온 감정이었다.

이상화는 8년간 세계 정상에 홀로 서있었다.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이상화는 8년간 세계 정상에 홀로 서있었다.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이상화의 지난 8년은 외로우면서도 화려했다.

2006 토리노 올림픽에서 5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내비친 이상화는 4년 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대관식을 치렀다.

특히 함께 레이스를 펼친 선수는 자신의 우상이자 당대 최고의 스프린터였던 예니 볼프(독일)였고, 0.05초차 이상화의 승리로 귀결되며 자연스러운 신구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후 이상화는 정점을 찍게 된다. 올림픽 우승 후 열린 2012, 2013년 세계선수권에서 2년 연속 금메달을 따냈고, 특히 2013년 미국 솔트레이크에서 기록한 36초36의 세계 신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도 일찌감치 우승 후보로 낙점됐고 내친김에 올림픽 신기록까지 세우며 아시아 빙속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2연패 선수가 됐다. 이상화는 2016년 세계선수권에서도 정상에 올랐고, 이후 내리막을 탔다.

쉼 없이 달려오느라 제대로 돌보지 못한 무릎은 이상화를 붙잡았고, 폼이 흐트러지다 보니 기록은 점점 뒤로 처졌다. 사실 수술대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지만,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위해 재활을 결심했고 이번 시즌 차근차근 기록을 끌어올린 뒤 홈팬들 앞에서 감동의 레이스로 은퇴를 자축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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