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심석희까지 챙기는 맏언니 김아랑 ‘아랑사랑’


입력 2018.02.18 08:00 수정 2018.02.18 10:20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쇼트트랙 1500m 4위로 골인..개인전 첫 메달 무산

미소 잃지 않고 최민정 축하하고 심석희 위로

최민정과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레이스 펼친 김아랑(뒤).ⓒ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최민정과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레이스 펼친 김아랑(뒤).ⓒ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김아랑(23)은 온화한 맏언니였다.

김아랑은 17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4위에 만족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계주 부문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개인전 첫 메달은 아직 없다. 마음이 아플 수도 있지만 김아랑은 웃었다. 그리고 압도적인 레이스로 금메달을 차지한 뒤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룸메이트’ 최민정에게 다가가 생긋 웃으며 축하했다.

쇼트트랙 1500m는 김아랑의 주종목이자 사연이 많은 종목이다.

김아랑은 2014 소치 올림픽 때 급성 위염을 앓았다. 경기 당일 새벽에 배가 아파서 깬 후 계속 토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달렸다. 당시 1500m 준준결승을 2위로 통과했는데 직후 고통스런 표정으로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도 포착됐다.

전날 급성 위염에 걸려 최악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렀고,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넘어지고 말았다. 정상적인 컨디션이었다면 메달도 가능했다.

그만큼 개인전 메달에 대한 욕심이 클 수밖에 없는 김아랑이다. 하지만 김아랑은 ‘금빛 미소’를 띠고 최민정에게 진심어린 축하를 전했고, 이에 국민들은 감동했다. 경기 후 금메달리스트 최민정 보다 김아랑이 더 스타가 된 것 같은 느낌까지 줄 정도다.

김아랑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김아랑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축하만 했던 것은 아니다. 최민정과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했던 심석희의 조기탈락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아랑은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힘들겠지만 남은 경기들이 있으니 잘하자고 했다. 석희는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는 후배다”라며 심석희를 위로하며 챙겼다.

심석희는 주종목 1500m에서 9바퀴를 남겨두고 왼쪽 스케이트 날이 미끄러져 이탈했다. 곧바로 일어나 추격에 나섰지만 반바퀴 이상의 차이는 좁히지 못했다. 2014 소치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종목인 데다 고향 강릉에서 펼쳐지는 경기라 심석희의 1500m 금메달 열망은 매우 컸다.

아픔을 겪어본 김아랑은 실의에 빠져있을 심석희에게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김아랑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팬들의 말은 172cm의 늘씬한 키와 예쁘장한 얼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온화함이다. 김아랑의 그 온화함은 최민정의 금메달 못지않게 쇼트트랙 대표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