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풀 꺾인 과천…어디에도 ‘로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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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5월 21일 17:46:50
    [현장] 한풀 꺾인 과천…어디에도 ‘로또’는 없었다
    꼭지 찍고 주춤해진 과천 부동산 시장…“매수문의 없어”
    분양가상한제 적용해도 분양가 너무 높다는 평가 지배적
    같은 값에 집 넓히는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실수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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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2-14 06:00
    이정윤 기자(think_uni@dailian.co.kr)
    ▲ 준공된 지 36년이 된 과천주공8단지 전경 ⓒ이정윤 기자


    지난 13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를 찾았다. 과천은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에서도 오래간만에 로또 아파트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던 단지가 기대했던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등 심창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막연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지하철 4호선을 타고 과천역에 도착해 2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과천주공8단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지어진 지 꽤 시간이 흘러 보이는 15층 높이의 중층 아파트 단지다.

    과천주공8단지 주변에는 최근 과천 지역에서 주목받고 있는 단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 아파트 단지 바로 옆 블록에는 최근 분양시장에 이슈를 몰고 온 ‘과천센트럴파크 푸르지오써밋’이 착공에 들어갔고, 길 맞은편에는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집값이 최근 엄청 오르긴 올랐는데 이젠 멈췄어요. 지난달까지만 해도 그 많던 매수 문의가 뚝 끊겼네요.”

    과천주공8단지 상가 T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의 말이다. 그 동안 과천 부동산 시장의 인기를 증명하듯 이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는 공인중개사무소가 5개나 있었다.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준강남 지역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강남 집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과천도 기류를 타고 치솟은건 만다는 것. 하지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세를 이어가는 강남과는 달리 과천은 이미 꼭지를 찍고 주춤해졌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집계를 보면 과천시 아파트 매매 변동률은 지난해 ▲10월 0.08% ▲11월 0.35% ▲12월 0.46%로 점점 상승폭이 확대되다 올해 ▲1월 6.19%를 찍었다. 이후 이달 첫째 주에는 1.92%, 둘째 주에는 1.5%를 기록하며 다시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과천역 인근 R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 실거래 신고를 아직 하진 않았지만, 지난해 12월말보다 한달 새 1억원 정도 높게 거래됐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보통 과천 지역에서 3000만원 가량 오른 것은 강남에서 1억원 정도 상승한 것과 비슷하다고 보기 때문에 과천에서 1억원이나 뛴 것은 엄청난 것”이라며 “하지만 과천 집값은 올해 1월초에 꼭지를 찍고 지금 현재 다시 주춤해졌다”고 덧붙였다.

    ▲ 과천역 2번 출구와 1번 출구를 사이에 두고 '과천주공8단지', '과천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 등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이정윤 기자


    “이렇게 비싼데 무슨 로또 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H공인중개사무소를 찾았다. 관계자에게 지난달 ‘로또 아파트’로 주목받은 ‘과천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에 대해 묻자 로또라는 건 딴 나라 얘기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당초 3.3㎡당 3100만원으로 예상됐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상한제로 그보다 낮은 2955만원으로 결정됐다. 당첨만 되면 최소 1억~2억원이 뛸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로또 아파트’라고 불렸다.

    하지만 실제 분양시장에서는 3.3㎡당 2955만원도 과천 치고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고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안 되는 전용면적 84㎡의 경우 당해지역 1순위 청약에서 미달이 났다. 중도금 대출이 안 될 시에 7억원 가량의 목돈이 준비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이 안 되는지도 모르고 청약을 넣었다가 당첨된 사람들 중에서 계약을 포기해야하나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았다”며 “돈 있는 사람들은 뭘 못 하겠냐만은 일반 수요자들 입장에서 7억원이라는 큰돈을 넣어 1억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건지는 걸 갖고 로또라고 칭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냐”고 말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과천의 경우 인구가 5만여명 밖에 되지 않아 당해지역 1순위 청약에서는 눈에 띄는 경쟁률을 기록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며 “앞으로 과천 지역에 예정돼 있는 분양 단지들도 이번 ‘과천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 청약결과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천지식정보타운…‘미니 신도시’에 관심 집중

    오히려 과천에서 눈여겨 볼만한 게 무엇이 있겠냐는 질문에 공통적으로 돌아온 대답은 ‘과천지식정보타운’이었다.

    그럴 만도 한 게 과천주공8단지 전용 59㎡ 가격으로 과천지식정보타운의 전용 84㎡를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실수요자들에겐 희소식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과천지식정보타운의 분양가를 평균 3.3㎡당 2500만원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개발제한구역을 풀어 개발하는 과천지식정보타운은 교통·주거·환경·산업 등을 총망라하는 프로젝트다. 주택의 경우 총 8160가구가 들어설 예정으로 민간아파트 뿐만 아니라 행복주택, 10년임대 등 공공주택도 함께 조성된다.

    과천시 부림동에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금 과천지식정보타운 부지는 허허벌판 같아 보이지만 180도 달라져 미니 신도시급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8000가구 이상이 한꺼번에 입주하기 시작하면 과천 부동산 시장은 거품이 더 빠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 마주보고 있는'과천센트럴파크 푸르지오써밋'과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가 한창 공사 중인 모습. ⓒ이정윤 기자


    실제 과천 부동산 시장을 둘러보니 대부분 지난달 최고점을 찍고 한풀 꺾인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과천은 준강남인 만큼 강남 집값 오름세에 탄력 받아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도 팽팽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오는 4월에서 6월까지는 지방선거나 양도세 중과 등의 이슈로 부동산 시장에서 눈치 보기가 시작될 것”이라며 “과천도 이제 거의 강남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중단기적 관점에서는 지속적으로 오를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동안 그래왔듯이 수요와 공급은 정부정책에 따라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해왔다”며 “과천 지역에 그린벨트 해제가 발표되면 폭등할 것이고 또 대규모 입주 등 공급이 시작되면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데일리안 = 이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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