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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설이 싫은 재래시장..."대목? 단골마저 끊길까 걱정 태산"


입력 2018.02.13 06:00 수정 2018.02.13 06:06        김유연 기자

소비·재래시장 활성화 위해 다양한 행사 마련

한파·물가상승에 지갑 닫은 소비자…상인들 '한탄'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12일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설 맞이 '복나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12일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설 맞이 '복나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작년 설에 비해 매출이 반토막 났어요. 올 겨울은 유난히 추워서 손님들 발길이 뚝 끊기다 보니 마음까지 춥네요." (남대문 시장 상인A씨)

지난 12일 오후 설 연휴를 앞두고 찾은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는 장구, 가야금 등 전통악기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손님과 상인의 흥정 소리만 들리던 시장에 흥겨운 음악이 울려퍼지자 어느새 무대 주변은 구경꾼들로 둘러싸였다. 외국인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공연하는 사람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설을 맞아 남대문 시장이 준비한 '복나눔 이벤트'의 일환으로, 시장 한복판에서 무대공연, 체험 이벤트, 떡 증정 행사 등이 진행됐다.

하지만 조금만 걸음을 옮기면 무대 일대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그나마 명절을 앞두고 오가는 손님은 늘었지만 선뜻 구매하는 손님은 손에 꼽을 정도라는게 상인들의 볼멘 소리다. 특히 매서운 한파에 상인들은 잔뜩 움츠리고 있었다. 두터운 패딩을 껴입고 털모자, 목도리, 털장화로 완전무장하고 있었다.

설 연휴를 앞둔 12일 서울 남대문 시장의 모습. ⓒ데일리안 설 연휴를 앞둔 12일 서울 남대문 시장의 모습. ⓒ데일리안

시장 거리에는 온갖 과일, 채소, 생선 등이 매대 위를 장식하고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적극적으로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도 볼 수 없었다. 이따금씩 가격을 묻고 한끼 먹을거리만 사가는 소비자들만 눈에 띄었다.

김영란법 개정 이후 유통업계가 10만원 이하 고급형 실속세트 구성을 대폭 늘리자 백화점과 마트로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재래시장을 찾는 발길은 더욱 뜸해지고 있었다.

정육점 사장 김모 씨는 "백화점이나 마트의 배송, 포장서비스 경쟁을 재래시장이 따라갈 수 없다 보니 백화점이나 마트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면서 "그래도 손님들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단골손님으로 운영될 수 있었는데 단골손님마저도 끊길까봐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인근의 가게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상인들은 불경기에 한파가 겹쳐 "곡소리가 절로 난다"고 입을 모았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에 손님들은 난방이 잘 되는 백화점과 마트로 몰리고, 쇼핑 환경이 편한 온라인 쇼핑족들이 늘고 있다"며 한숨을 지었다.

한복점 상인 박모 씨는 "온라인으로 구매를 많이 하다 보니 매출이 반토막났다"면서 "품질은 백화점이나 온라인몰이나 동일한데 보시다시피 손님이 없다. 갈수록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편 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업계는 지난해에 비해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 신선식품 설 선물세트 매출이 급증하면서 호황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1월22일부터 2월3일까지)의 경우 작년 보다 매출이 25.7%, 현대백화점은 36.5%, 신세계백화점(1월5일부터 2월2일까지) 역시 작년 보다 설 선물 판매 매출이 35% 신장했다.

면세점업계도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이 대거 방한하는 연중 최대 성수기 춘제(중국 설) 기간(2월15~21일)을 앞두고 손님맞이 채비에 분주하다. 특히 올해는 춘제가 평창 동계 올림픽, 외국인 대상 쇼핑축제인 '코리아 그랜드세일'과 겹치면서 개별관광객인 '싼커' 유치에 한증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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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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