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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원진아 "연기하는 모든 순간, 꿈 같아요"


입력 2018.02.11 08:01 수정 2018.02.11 08:02        부수정 기자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서 문수 역

브라운관 첫 주연…"믿기지 않아"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 출연한 원진아는 "진짜처럼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유본컴퍼니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 출연한 원진아는 "진짜처럼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유본컴퍼니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서 문수 역
브라운관 첫 주연…"믿기지 않아"


원진아(26)는 씩씩했다.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속 문수와는 달랐다.

드라마는 붕괴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1%대 시청률이지만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얻으며 종영했다.

종영 후 일주일간 여러 매체들과 인터뷰한 그를 9일 서울 을지로에서 만났다. 피곤할 법도 한데, 배우는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내뿜었다.

원진아는 "몸 쓰는 걸 좋아하고, 에너지가 있다"고 밝게 웃었다. 그가 맡은 문수는 마음의 상처를 숨긴 채 씩씩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건축 모형 제작자다. 강두를 만난 그는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사랑한다.

원진아는 120대 1을 뚫고 캐스팅됐다. 이를 언급하자 쑥스러운 듯 웃은 그는 "감독님께서 문수와 닮은 내 모습을 봤더라 하셨다"며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엔 얼떨떨했다가 나중엔 펑펑 울었다. 걱정도 됐고, 두렵기도 했다"고 밝혔다.

원진아는 2015년 영화 '캐치볼'로 데뷔한 신예로 '밀정'(2016), '강철비(2017) 등에 단역과 조연으로 출연했다.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 출연한 원진아는 "좋은 선배, 제작지 덕에 드라마를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유본컴퍼니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 출연한 원진아는 "좋은 선배, 제작지 덕에 드라마를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유본컴퍼니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첫 주연작이다. 그는 "처음엔 걱정이 앞섰는데 나중엔 욕심이 났다"며 "선배들을 믿고, 흔들리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다부지게 얘기했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깐 생각한 것보다 덜 힘들었어요. 왜 겁을 냈을까 싶었죠. 선배님들, 제작진들이 다 배려해줬어요. 빠른 호흡의 드라마가 아니라서 문수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려고 노력했어요. 무너지고, 눈물 나는 순간도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 덕에 견딜 수 있었어요."

마지막 회에서 강두(이준호)와 문수(원진아)는 죽음의 위기와 사고의 상처를 딛고 행복을 찾았다. 배우는 "강두가 죽으면 어떡하나 불안했는데 해피엔딩이라 마음에 들었다"며 "특별하진 않더라도,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둘의 이야기가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이준호와의 호흡을 묻자 "준호 오빠가 워낙 힘든 역할이라 따로 힘든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서로 일상적인 얘기를 하며 지냈다"고 했다.

2남 1년 중 장녀인 그는 문수와 엄마의 관계에 공감했다고 했다. "엄마는 제가 보호해야 할 존재라고 생각해요. 힘든 점이 있어도 잘 내색하지 않는 편이고요. 여섯 살 아래인 막내는 친구들이 절 알아본다며 신기해해요. 하하. 한 살 차이인 남동생은 '이제부터 잘해야 한다'며 조언해주고요. 하하. 부모님은 기뻐하시고요."

드라마는 참사에서 살아남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사실 타인의 아픔과 상처, 사연을 가늠하긴 힘들다. 쉽게 위로해서도 안 되는 이유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사람을 통해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담담히 보여준다.

"남의 아픔을 함부로 가늠할 순 없잖아요. 참사에서 살아남은 분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다 다르더라고요. 잊고 새 삶을 시작한 사람도 있고, 상처에 사로잡혀 사는 분도 있고. 같은 아픔과 슬픔이더라도 감당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어요. 아픔이 다 똑같을 필요는 없잖아요. 자료를 찾지 않고, 시나리오 속 문수에만 집중했습니다."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 출연한 원진아는 "연기하는 순간 꿈 같다"고 했다.ⓒ유본컴퍼니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 출연한 원진아는 "연기하는 순간 꿈 같다"고 했다.ⓒ유본컴퍼니

낮은 시청률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제작진, 배우들 모두 처음부터 시청률은 신경 쓰지 말자고 했단다. "많은 분이 보면 더 좋긴 한데 시청률보다 메시지가 더 중요한 작품이었어요. 오히려 종영 후 입소문이 퍼지면서 보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들었답니다. 신기했죠(웃음)."

천안 출신이 원진아는 중학교 때 친구와 연기학원에 갔다가 연기에 흥미를 느꼈다. 사람들 앞에서 나서는 게 두려울 줄 알았는데, 대사를 한마디 내뱉는 순간 모든 두려움, 창피함이 사라졌단다. 연기 전공 학과를 가려고 입시를 준비했으나 실패한 그는 첫째 다 보니 연기의 꿈을 잠시 접고, 다른 일을 시작했다. 그래도 연기에 대한 미련은 남았다.

주변만 맴돌던 그는 서울에 올라왔고, 단편 영화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다. 당시 원진아를 좋게 본 지인의 추천으로 지금의 소속사(유본컴퍼니)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소속사 대표에게 원진아는 "가짜가 아닌 진짜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개봉해 흥행한 '강철비'에선 려민경 역을 맡아 극 초반 존재감을 뽐냈다. 이후 '그냥 사랑하는 사이'를 선보였고, 올해 개봉 예정인 영화 '돈' 촬영도 마쳤다.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게 돼 기뻐요. 운이 좋았죠. 연기하는 순간이 꿈 같아요. 운으로 여기까지 왔으니, 이 운이 떨어지기 전에 실력으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하고 싶은 캐릭터를 묻자 교복 입은 학생 역할을 꼽았다.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을 표현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향후 목표를 묻자 "연기할 땐 상대 배우가 진심이 아닌 연기를 펼치면 힘들다"며 "진짜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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