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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폴리Talk] 사드불신 몸으로 막아낸 이철우의 경북 도전기


입력 2018.02.12 06:00 수정 2018.02.12 06:07        황정민 기자

차기 총선 불출마 배수진 경북도지사 출마 선언

隨處作主 마음으로 지금까지…보수 결집시킬터

차기 총선 불출마 배수진 경북도지사 출마 선언
隨處作主 마음으로 지금까지…보수 결집시킬터
6개? 한국당, 지방선거 8개 광역단체 승리 자신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데일리안과 인터뷰하는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데일리안과 인터뷰하는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13 지방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궤멸 직전까지 갔던 자유한국당은 훗날 이날을 ‘기사회생’의 순간으로 기록하게 될까, 아니면 추락의 연장으로 남길까.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의 심장’인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철우 한국당(경북 김천) 의원을 만나 물었다.

그는 “홍준표 대표는 6개 지역 승리를 말했지만, 난 8개까지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당이 지금은 깜깜한 상태지만, 지방선거에서 날씨가 상당히 개일 것”이라고도 했다.

평소 궁금했던 ‘인간 이철우’의 모습도 보여줬다. 진지하게 시작했지만 웃으면서 끝난 인터뷰였다. 특히 이 의원은 경선 전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면 경북에 올인했다. 그러나 사퇴 도미노를 우려한 당 지도부의 만류에 따라 차기 총선 불출마 카드로 선회하며, 당과 유권자를 모두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6·13 지방선거 경북도시자 출마를 선언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6·13 지방선거 경북도시자 출마를 선언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전망을 날씨로 표현해주시겠어요?

지금은 한국당이 굉장히 깜깜한 상태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날씨가 상당히 개일 것으로 봐요. 아주 맑음까지는 가지 못하더라도 현상유지는 충분히 할 거에요. 현상유지 이상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체 17개 광역단체장 중 홍준표 대표는 6개 지역 승리를 말했는데, 저는 8개까지도 할 수 있다고 봐요. 우리 국민은 견제심리가 많고 균형 감각도 있어서 한쪽으로 쏠리지 않아요. 문재인 정부가 하는 것을 보니 대한민국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도록 국민이 반드시 이번 지방선거에서 희망을 열어줄 거라고 생각해요.

보수재건 측면에서 출마는 무거운 짐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경북을 보수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으니 책임감이 막강해요. 만약 후보가 되면 경북도지사 선거만 중요한 게 아니고 다른 지역 선거까지 함께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전국에 경북 출신이 700만 정도 있어요. 700만 향우 회원들이 모두 동참하도록 해서 전국의 보수가 일어서는 계기를 마련할 거예요.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잖아요.

북한은 선전전에 능해요.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이용해서 전 세계를 상대로 체제 선전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그것에 당하고 있다고 보면 돼요.

이것도 북한에 대한 적개심을 없애는 대남적화전략 중에 하나라는 걸 알아야 해요. 그러니 운동선수보다 예술 공연단 같은 선전단이 더 많이 오는 것 아니겠어요.

우리 언론이 그런 선전단을 뒤따라가서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것도 사실 하지 말아야 돼요. 올림픽에 참가하는 운동선수만 보도해야하는데 선전단이 주가 돼서 북한 선전전에 말려드는 셈이 되는 것이죠.

검찰의 적폐 수사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요?

지금 이뤄지는 검찰 수사는 정치보복이에요. 옳은 수사라고 볼 수 없어요. 관행적으로 해온 것들에 대해서 자기 정부는 전혀 파헤치지 않고 상대 정부 것만 파헤치는 건 정치보복으로 볼 수밖에 없죠.

문재인 정부를 총평해주세요.

아마추어죠. 집권 1년도 안됐는데 경제가 말이 아니에요. 특히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어요.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어 놓고 한 번도 못 보여주잖아요. 일자리가 줄어드니 보여줄 수가 없는 것 아니겠어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 하는 지역민들은 난리에요. 가면 갈수록 적자니 문을 언제 닫을지 걱정하고, 베트남이나 미얀마로 가야겠다고 해요. 심각한 문제에요.

또 ‘나는 돈 적게 받고 일하려고 하는데 왜 정부가 못하게 하느냐’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어요. 지방은 서울보다 생활비가 싸잖아요. 돈을 적게 받아도 되니까 일하게 해달라고 사정해요. 그래도 불법이니 못 하는 거죠.

더 큰 문제는 근로시간 단축이에요. 정부가 보기엔 근로시간을 줄이면 일자리가 나눠져서 고용이 많이 될 것 같지만 능률이 안 올라요. 그러다보면 대기업은 괜찮더라도 작은 기업들은 문을 닫게 되는 상황이 벌어져요. 안타까운 일이에요.

인간 이철우가 웃는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인간 이철우가 웃는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가볼만한 경북 지역 명소나 맛집 추천해주세요.

경북이 대한민국 문화유산의 20%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가봐야 할 곳이 워낙 많지만 하나만 권하라면 경주 문무대왕릉을 꼽아요. 왜구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겠다고 해서 바다 속에 무덤을 가진 건 문무왕이 처음일 거예요.

가보면 기술도 참 좋고, 호국정신도 배울 수 있어요. 경북에 맛있는 음식은 포항 물회죠. 그 중에서도 잡어물회요. 저녁에 술 한잔 하고 난 뒤에 속도 잘 풀리고 영양가도 높고 맛도 좋아요.

정치 시작하시고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에요?

국회의원은 법을 만들어서 뭔가 부흥시킬 수 있다는 게 제일 큰 기쁨이죠. 씨름진흥법을 제가 만들었어요. 우리나라 민속경기가 씨름하고 태권도인데 태권도는 진흥법이 있는데 씨름은 관련법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씨름의날을 지정하고 정부에서 지원도 해줄 수 있는 제도를 만든 거죠. 대테러법을 만든 것도 보람이 있어요. 지금은 국민이 테러의 위험을 못 느끼고 있지만 후세에는 이 법의 효과가 나타날 거라고 생각해요.

힘들었던 순간은요?

지역구에 사드를 배치했던 순간이 가장 힘들었어요.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와서 사드 전자파 춤도 추고,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했어요. 제가 지역에서 83.5%의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지역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는데도 사드 문제가 터지니 1만여명이 모여서 사드 반대 운동을 하더라고요.

제가 시위 현장에 가니 야유가 온 운동장에 꽉 차고, 물병도 날아오고, 사무실에 개 사료를 뿌리고 가고, 욕을 먹으면서 길에 다닐 수 없을 정도였죠. 그때 제가 했던 이야기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선 사드를 반드시 배치해야한다는 거였어요. 제가 미국 사드 배치 현장에도 갔다 왔는데 절대 해롭지 않다고 설득했어요. 국회의원 한번 더 하는 것에 연연하기보다 나라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었어요.

정치를 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셨을 건가요?

원래 학교 선생님이었으니 계속 학교에 있었겠죠. 정년 마치고는 노인들을 교육한다던지 교육 분야에서 봉사를 하고 있을 거예요. 지금도 정치를 그만두고 나가게 되면 가난한 어린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빌려주는 봉사를 하려해요. 장학재단을 만들어서 그런 일을 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어떤 선생님이셨어요?

엄격했죠. 수학 선생님이었으니 과목 자체도 그렇고 제 시간에는 학생들이 조용했어요. 대신 인간미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 때 학교에 지적장애아를 위한 별도의 교실이 없었어요. 반마다 지적장애아가 2~3명 있었는데 그 아이들한테는 수학 말고도 국어공부도 가르쳤어요.

학생들이 부르던 별명이 있었나요?

워낙 젊었으니 ‘총각선생님’이라고 불렸죠.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한권이 있다면요?

저는 역사책을 주로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박정희 대통령 전기를 보면 감명 받게 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아요. 박 전 대통령 전기도 여러 권이 있는데 조갑제씨가 쓴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를 추천해요.

이 책은 처음에 조갑제씨가 박 전 대통령을 역사적으로 매장시키려고 쓴 책이에요. 그가 박 전 대통령 때문에 해직되고, 감옥에도 들어갔던 것 때문에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나서 역사적으로 매장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관련 자료를 모으게 됐대요.

그런데 자료를 모으다보니 박 전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서 이런 대단한 일을 했구나’ 깨달았다는 거죠. 그 책을 읽어보면 당시 우리나라 국민의 삶이 얼마나 어려웠고, 그 어려움을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 어떤 나라로 만들겠다는 박 전 대통령의 다짐이 다 들어있어요. 꼭 한 번씩 읽어보세요.

롤모델도 박정희 대통령이시겠네요.

단군 이래 이 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이렇게 발전시킨 게 박정희 대통령이에요. 얼마 전에 미얀마를 갔다 왔어요. 그 나라는 1962년에 네 윈의 쿠데타가 있었어요. 당시 미얀마 국민소득은 700달러로 아시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중 하나였어요.

우리나라는 박 대통령이 1961년에 정권을 잡았던 당시 국민소득이 60달러정도 밖에 안 됐죠. 이후 박 대통령은 18년간 정권을 잡고 있었고, 네 윈은 25년 동안 장기 집권했어요. 결과는 전혀 달라요.

대한민국 국민소득은 3만달러가 됐는데 미얀마는 현재 1000달러 밖에 안돼요. 물가상승률을 따지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난 것이죠. 미얀마에 가보면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에 놀라워해요. 그럼에도 우리는 박 대통령 연구는커녕 폄하하고 있어요. 지켜내야죠.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철우의 삶을 집약하는 한단어가 있다면요?

좌우명이 수처작주(隨處作主)에요. 자기가 처한 환경에서 늘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일한다는 의미에요. 참 좋은 말이죠. 또 하나가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이에요. 덕을 베풀면 외롭지 않다는 뜻인데 그래서 항상 봉사하고 베푸는 삶을 살려고 해요.

평소에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세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어서 스트레스가 별로 없어요. 어려운 일이 닥치면 주로 여행을 가요. 제주도도 가고 일본도 가고요. 강원도 수목원도 가서 쉬면 굉장히 좋아요. 그런데 정치를 하면서부터는 여행 다니기가 어려워졌어요.

주량은 어떻게 되세요?

아마 국회에서 술 제일 잘할 거예요. 나하고 술 마신 사람은 다음날 출근 못한다고 해요. 젊었을 땐 폭탄주를 30잔까지 마셨어요. 소주로 따지면 5병정도 마시고요. 동료 의원들한테 물어보면 저보다 잘 마신다고 하는 사람이 별로 없을 거예요. 지역 행사에 가도 누가 술 주면 무조건 잘 받아 마시니까 간혹 안마시면 ‘오늘은 왜 안마시냐’고 되물으시죠.

이상형에 가까운 여자 연예인은 누구에요?

여자 연예인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모르겠어요. 남자 연예인을 꼽으라면 최불암씨요. 보는 사람 마음을 구수하게 만들어줘서 좋아요 하하하.

즐겨 부르는 노래가 있나요?

누가 노래 해보라고하면 ‘강원도 아리랑’을 불러요. 부르기가 쉬워요. 제가 음치인데도 이 노래는 고함만 조금 지르면 주변도 다 같이 흥이 나요.

황정민 기자 (jungm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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