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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人생샷] 은사님 기억에 눈시울…사진으로 보는 이철우 스토리


입력 2018.02.12 06:00 수정 2018.02.12 06:07        황정민 기자

총각선생서 ‘인생 변곡점’ 정무 부지사로

선생님 ‘회초리’가 만든 국회의원 이철우

총각선생서 ‘인생 변곡점’ 정무 부지사로
선생님 ‘회초리’가 만든 국회의원 이철우


데일리안 ‘정치人생샷’의 세 번째 주인공,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을 소개한다.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직에 도전장을 내민 그를 7일 국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고등학교 은사님 기억을 떠올릴라치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고, 국가정보원 국장 시절 경북 정무부지사 자리를 제의받고 인생변곡점을 마주했던 이야기를 꺼내면서는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정치인 아니 ‘인간 이철우’를 만나보자.

초등학교 6학년 이철우 ⓒ이철우 의원실 제공 초등학교 6학년 이철우 ⓒ이철우 의원실 제공

“초등학교 6학년 때 사진이다. 6학년 2반 급장 겸 전교 어린이 회장이었다. 졸업앨범에 넣을 사진이 필요해서 급장이었던 내가 교실 앞으로 나가 발표하는 상황을 연출했던 장면이다. 옆에 계신 분은 박명록 담임선생님이다. 첫 근무지셨다. 당시 선생님이 잠시 수업시간을 비우고 외부에 나가신 사이에 우리반 아이들이 떠드는 걸 교장선생님이 목격하셨다. 아이들을 다스리지 못했다고 교장선생님께 혼났던 기억이 생생하다.”

고등학교 3년 시절 은사 이재민(왼쪽) 선생님과 고3 이철우 ⓒ이철우 의원실 제공 고등학교 3년 시절 은사 이재민(왼쪽) 선생님과 고3 이철우 ⓒ이철우 의원실 제공

“이재민 선생님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은사이시다. 참 고마운 분이다. 선생님 덕분에 대학에 갈 수 있었다. 당시만 해도 ‘고등학교 졸업했으면 됐다’ 분위기여서 아버지도 대학은 가지 말라고 하셨고, 대학 입학원서를 아예 안 썼다. 그랬더니 선생님이 나를 불러서 경북대학교 사범대 수학과 가면 돈이 없어도 공부할 수 있다고 하셨다.

그래도 안 간다고 했더니 뺨까지 한차례 때리셨다. 형편이 안 좋아서 늘 기가 죽어 있던 나에게 ‘사람이 용기가 있어야지 왜 안가냐’고 하셨다. 결국 선생님이 원서도 써주시고 입주 과외도 구해주셔서 대학을 무사히 다니게 됐다. 만약 그때 대학을 안 갔으면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거다.”

이철우 의원이 대학 시절 제주도로 수학여행 갔을 때 모습. ⓒ이철우 의원실 제공 이철우 의원이 대학 시절 제주도로 수학여행 갔을 때 모습. ⓒ이철우 의원실 제공

“경북대 입학해 제주도로 수학여행 갔을 때다. 제주도 감귤 밭이다. 난 이때 비행기 처음 타봤다. 바다도 처음 봤다. 옛날에 시골은 정말 어렵게 살았기 때문에 50리 밖으로는 거의 못나갔다.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가난했다.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어서 들어온 친구들이다. 한 친구는 자기 집 잘산다고 하면서 라면 먹으러 오라고 해 놀러갔었는데, 아버지가 구둣방을 하셨다. 그래도 여기 사진 속 친구들 절반 정도는 대학 교수가 됐다.”

예비역 이철우 ⓒ이철우 의원실 제공 예비역 이철우 ⓒ이철우 의원실 제공

“군대 제대하던 날 사진이다. 난 사진에서 오른쪽에 계신 장군님 집의 당번병을 했다. 같은 날 제대했던 동기들이랑 찍었던 기억이 난다.”

국정원을 나오면서 ⓒ이철우 의원실 제공 국정원을 나오면서 ⓒ이철우 의원실 제공

“2005년 겨울 국정원을 그만두고 나오면서 찍은 사진이다. 국정원에 근무하다가 경상북도 정무부지사로 가게 됐다. 당시 이의근 경북도지사가 임기 6개월을 남겨둔 상황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 임기가 얼마 안 남아서 사람이 잘 안 구해졌는지 누군가 저녁 술자리에서 나한테 그 자리를 제안했다. 집에 가서 아내에게 이야기하니 ‘당신은 열심히 하는 사람이니 뭘 해도 잘 할 거다’라며 당장 가라고 했다.

정무부지사로 가서도 마음껏 실력 발휘를 하게 됐다. 국정원에 있으면서 쌓은 노하우와 인간 관계가 좋았던 덕에 어떤 문제가 터져도 해결해냈다. 이후 신임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처음엔 6개월만 같이 일하자고 했는데, 5개월 지나고나니 계속 같이하자고 했다. 이 시기에 집에 매일 늦게 들어가 아내로부터 일중독 판정을 받았었다.”

이철우 의원의 북콘서트 모습 ⓒ이철우 의원실 제공 이철우 의원의 북콘서트 모습 ⓒ이철우 의원실 제공

“최근 경북에서 ‘변해야 산다’ 북콘서트를 열었을 때 사진이다. 개별적으로 초청장은 하나도 안 보내고 SNS에만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다. 행사는 출판기념회처럼 딱딱한게 아니라 아예 노래 한자락 먼저 부르고 시작했다.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만나 결혼한 아내와 내 제자였던 임이자 의원과 같이 ‘섬마을선생’을 불렀다.

교사 시절 별명이 ‘총각선생’이었는데, 총각선생이란 노래가 없어서 대신 섬마을선생을 선곡했다. 이날 북콘서트에서는 축사도 다 없앴다. 축사를 하면 보통 선거 이야기가 나와서 없애버리고 책 이야기만 하는 시간으로 만들었다. 내가 전에 모시던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오셨다. 물론 축사도 없었다. 주변에서는 일반 출판기념회처럼 딱딱하지 않고 새로운 형태였다고 좋아하셨다. 그런데 책은 많이 안 팔렸다. 하하하.”

황정민 기자 (jungm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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