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中 패션시장 겨냥…'신유통 모델' 실험하는 패션업계


입력 2018.02.07 16:18 수정 2018.02.07 16:22        손현진 기자

국내 패션시장은 암울한데 중국은 '호황기'…중국 진출 기업 잇따라

"직진출 부담 줄이자"…현지 업체와 손잡고 온라인 사업도 활발

침체한 국내 패션시장에서 눈을 돌려 중국을 공략하는 패션업계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신원이 한·중 합작으로 만든 남성복 브랜드 '마크엠(MARK M)' 남경 허시몰 매장 모습. ⓒ신원 침체한 국내 패션시장에서 눈을 돌려 중국을 공략하는 패션업계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신원이 한·중 합작으로 만든 남성복 브랜드 '마크엠(MARK M)' 남경 허시몰 매장 모습. ⓒ신원

침체한 국내 패션시장에서 눈을 돌려 중국을 공략하는 패션업계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찍이 중국시장에 진출해 실적 부진을 겪다가 철수한 선례도 적지 않은 만큼, 기업별로 현지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유통 방식을 택해 시도하고 있다.

지난 6일 코트라(KOTRA) 중국 선전무역관 보고서를 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중국 현지 의류 판매량은 연평균 5.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의류 매출액은 연평균 6.9% 성장했으며, 2016년 기준 의류 매출액은 1조7970억위안(약 311조원)을 기록했다.

국내 패션시장은 암울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2%대 저성장을 보였던 국내 패션시장은 지난해 43조원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0.3% 뒷걸음질했다. 시장 다각화의 방편으로 중국시장을 노크하는 패션기업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다만 패션시장의 성장세를 보고 중국 직진출에 나선 브랜드가 고전을 겪다가 철수한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그룹형지의 계열사인 형지I&C가 2014년 중국 백화점에 직진출한 남성복 브랜드 '본지플로어'와 '예작'을 지난해 철수했고, 네파와 라푸마 등 일부 아웃도어 브랜드도 부진한 중국사업으로 쓴맛을 봐야 했다.

이에 따라 패션업계에선 중국 직진출로 인한 실패 가능성을 줄이면서도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방안들이 시도되고 있다. 우선 현지 사업자와 합작해 유통망을 확대하는 방식이 있다.

신원은 국내 업계 최초로 한·중 합작 남성복 브랜드 '마크엠(MARK M)'을 세우고 중국 패션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크엠은 중국 화동 지역에 대형 백화점을 보유하고 있는 진잉그룹과 신원이 함께 론칭한 신규 남성복 브랜드다. 지난해 11월 남경 허시몰에 8호점을 열었다. 해당 매장은 오픈 이틀 만에 한화로 약 2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허시몰 입점 브랜드 중 최상위권에 올랐다.

신원 측은 앞으로 유통망을 수적으로 확장하는 데 우선하기보다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매장을 확보해 브랜드 내실을 갖추는 전략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패션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이장훈 신원 부사장은 "마크엠은 국내 패션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새로운 해법으로서 성공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전사적으로 브랜드 제품 기획과 생산에 신원의 모든 노하우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이규창 이랜드 이커머스 총괄대표(왼쪽)와 두홍(杜宏) 티몰 유아동 사업부 대표가 아동 사업 강화를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랜드 지난달 23일 이규창 이랜드 이커머스 총괄대표(왼쪽)와 두홍(杜宏) 티몰 유아동 사업부 대표가 아동 사업 강화를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랜드

코오롱FnC의 주력 아웃도어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는 2006년 중국 현지에 진출했으나 지난해 중국 업체와 합작사를 세워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 내 백화점과 쇼핑몰에 200여개 매장이 있고, 지난해까지 3년간 두 자릿수 성장을 이루기도 했지만, 성장세를 높여가기에는 브랜드를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지난해 2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은 중국 최대 스포츠웨어 기업 '안타'와 각각 25%, 25%, 50% 지분 비율로 합작회사를 세웠다. 이어 10월에는 코오롱이 지분 25%를 양도하면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50%, 안타가 기존과 동일하게 50% 지분을 보유한 중국 코오롱스포츠 법인을 세우고 중화권 사업 확대에 착수키로 했다.

손병옥 코오롱스포츠 차이나 부사장은 "합작법인을 통해 중국 본토에서의 볼륨을 확장하고, 중화권 내 브랜드 위상을 높여 넘버원 아웃도어 브랜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안타와의 합작한 이후 2017년 사상 최대 매출과 이익을 봤으며 특히 11월에는 단위 월 최대매출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사업으로 현지 인지도를 넓히고 있는 곳도 있다. 이랜드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과 제휴를 맺고 중국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이랜드는 티몰과의 제휴로 지난해 11월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光棍節) 때 4억5600만위엔(약 767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이랜드는 지난달 23일 '티몰'과 함께 아동 카테고리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이랜드는 지난 16년간 유아복을 포함한 전 복종에 걸쳐 티몰과 협력해왔지만, 중국 내 영유아 시장이 확장하는 데 따라 아동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 제휴를 맺었다.

이랜드 관계자는 “아동 카테고리의 전략적 제휴를 시작으로 이랜드가 가진 콘텐츠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해외의 콘텐츠를 티몰 글로벌을 통해 중국 소비자에게 소개할 것”이라며 “중국 마켓 진출을 원하는 한국 브랜드들의 교두보 역할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온라인 채널은 확장세에 있다. 2011년에는 중국 의류의 37.5%가 주요 백화점에서 유통된 반면, 온라인에서 판매된 의류 비중은 약 3.5%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5년까지 30%대를 유지하던 백화점 유통 비중이 2016년에 25%로 떨어진 것과 달리, 온라인 유통은 26%까지 성장을 거듭해 백화점의 유통 비중을 넘어섰다.

코트라 관계자는 "적합한 유통 구조 선택은 외국 진출 기업 성공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최근 의류 매출량이 많은 브랜드 대부분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 모델을 모두 보유해 '옴니채널'을 구현시킨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 소비자들은 편의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어, 각 유통채널의 특성을 결합해 어떤 채널에서든 같은 매장을 이용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손현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