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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싸는 키즈브랜드들…저출산 여파로 잇단 '백기'


입력 2018.02.04 06:00 수정 2018.02.04 08:07        손현진 기자

신세계톰보이, 실적 부진 '톰키드' 정리…저출산 문제로 유아동시장 '적신호'

해외자본에 인수되거나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구조조정 1순위' 된 키즈 브랜드

국내 패션시장 침체와 겹쳐진 '저출산' 문제가 유아동 브랜드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철수를 결정한 브랜드 '톰키드' 제품. ⓒ신세계인터내셔날 국내 패션시장 침체와 겹쳐진 '저출산' 문제가 유아동 브랜드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철수를 결정한 브랜드 '톰키드' 제품. ⓒ신세계인터내셔날

국내 패션시장 침체와 '저출산' 문제가 겹치며 유아동 브랜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1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1년 인수해 사업을 벌여온 아동복 브랜드 '톰키드'를 정리하기로 했다. 톰키드 전담조직은 이미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최근 톰키드 담당직원 15명은 회사와 협의를 거쳐 다른 계열사로 배치되거나, 퇴사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가 톰키드를 철수하기로 한 것은 계속된 실적 부진 때문이다. 톰키드는 지난해 16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고, 2012년부터 지금까지 총 62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속되는 저출산 현상이 아동복 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되면서 회사 측은 톰키드의 반등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했다.

아이 한 명을 위해 부모와 양가 조부모, 이모, 삼촌 등 8명이 지갑을 연다는 의미의 에잇포켓(8-pocket) 트렌드가 아동용품 수요를 떠받치고 있지만, 정작 주 소비층인 영유아 숫자가 줄고 있어 시장의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17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앞서 매일홀딩스의 유아동기업 '제로투세븐'은 지난해 하반기 키즈아웃도어 브랜드 '섀르반' 사업을 접었다.

2013년 론칭한 섀르반은 마트와 쇼핑몰 중심으로 운영됐던 자사 브랜드 '알로앤루', '알퐁소', '포래즈' 등과 달리 고가 전략을 앞세운 백화점 브랜드로 육성됐다. 그러나 2014년 영업손실 1억1350만원으로 적자 전환한 뒤 2016년 약 122억까지 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 브랜드 철수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키즈' ⓒ삼성물산 패션부문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키즈' ⓒ삼성물산 패션부문

전통 유아동업체가 부진한 성과를 감당하지 못해 해외자본에 인수된 경우도 잇따랐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유아의류·유아용품 업체였던 '아가방앤컴퍼니'는 2014년 중국계 패션기업 '랑즈(朗姿)그룹'에 매각됐다. 랑즈그룹은 아가방앤컴퍼니 지분 15.3%를 320억원에 인수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인기 로봇완구 '또봇'을 보유한 '영실업'은 2015년 홍콩에 본사를 둔 글로벌 사모펀드 홍콩퍼시픽아시아그룹(PAG)에 매각됐다. 앞서 영실업은 2012년 또 다른 홍콩계 사모펀드 헤드랜드캐피털파트너스(HCP)에 인수된 이후 3년만에 한차례 더 주인이 바뀐 것이다.

또 2016년 '헬로카봇'과 '터닝메카드'를 유통하는 토종 장난감업체 '손오공'은 최대주주인 최신규 회장 보유지분 11.99%를 미국 장난감회사 '마텔'에 넘겼다.

판매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브랜드도 등장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는 '빈폴키즈'는 지난해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새단장했다. 빈폴멘과 브랜드를 통합하면서 백화점 단독 매장을 정리한지 약 1년만이다. 고품질을 유지하되 가격은 기존 대비 70%로 확 낮춰 온라인 고객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9월 유아·키즈 브랜드 3개를 통합한 키즈 캐릭터 편집숍 '루키루'를 선보였다. 루키루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주력하는 브랜드로, 온라인몰에서 의류와 잡화를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는 편집숍으로 탄생됐다.

이랜드 측은 당시 "펠릭스키즈는 4~13세, 코코리따와 포인포는 각각 토들러(4~8세), 유아(1~3세)를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이랜드리테일은 이들 브랜드의 타깃별 강점 상품을 통합했다"면서 "온라인 전용 상품을 개발하는 등 온라인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키즈 브랜드를 운영하는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패션시장이 침체하면서 수익성이 낮은 브랜드를 정리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특히 유아동복은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절대적인 구매대상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어 구조조정 대상에 비교적 쉽게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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