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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금강산 공연·파견단 일정 쥐락펴락…남북관계 주도권 포석


입력 2018.01.31 00:00 수정 2018.01.31 05:37        박진여 기자

전략적 기싸움…과거 남북대화 앞두고 철회·연기 반복

요구 조건 관철 위한 주도권 잡기…향후 일정도 불투명

북한이 이번에는 금강산 공연을 취소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북한이 이번에는 금강산 공연을 취소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전략적 기싸움…과거 남북대화 앞두고 철회·연기 반복
요구 조건 관철 위한 주도권 잡기…향후 일정도 불투명


북한이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행사를 돌연 취소하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 남북 일정을 쥐락펴락하는 형국이다. 앞서 현송월 등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 일정을 돌연 취소하고, 이에 대한 설명없이 방남 날짜를 재통보한 북한이 이번에는 금강산 공연을 취소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지난 29일 밤 10시께 금강산 공연 취소를 통보하면서 "남측 언론들이 북측이 취하는 진정어린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고 있다"며 "북측 내부의 경축행사까지 시비해 나선 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남측 언론에 불만을 표시하며 행사 취소를 통보한 북한은 앞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이끄는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방남 일정도 일방적으로 하루 순연한 바 있다. 또한 북측 예술단 이동경로를 판문점에서 경의선 육로로 변경하며 그 배경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북측이 일방적으로 방남 일정을 변경하고 그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있지만, 우리 정부가 북측 일정의 원활한 진행에 초점을 맞추며 논란은 증폭됐다.

현송월 등 북한 일행은 방남 당시 국빈급 경호를 받았다. 접근이 허가된 취재진조차 정부 관계자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때문에 황제의전 논란이 일었다. 또 우리 정부는 방남 일정 연기 이유를 북한으로부터 듣지 못했다. 저자세 논쟁도 붙었다.

북한이 이번에는 금강산 공연을 취소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자료사진) ⓒ통일부 북한이 이번에는 금강산 공연을 취소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자료사진) ⓒ통일부

야권에서는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고도 표현하고 있다.

이를 두고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한 북측의 승부수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의 일방적인 일정 취소 통보에 우리측 언론에 대한 불만과 대규모 행사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북측이 주도권을 쥐고 우리가 눈치를 보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측이 평창올림픽을 '민족의 경사'로 표현하며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남북간 합의된 내용을 일방적으로 조정해 통보하는 모습 등의 배경에는 또 다른 노림수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남북 대화에서는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이어져 왔다. 북한은 과거 남북회담이나 이산가족 상봉 등을 합의해놓고 시기가 임박해 이를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행태를 보였다.

북한이 이번에는 금강산 공연을 취소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자료사진) ⓒ통일부 북한이 이번에는 금강산 공연을 취소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자료사진) ⓒ통일부

이처럼 북측이 기싸움을 통해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적 포석이 깔려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측이 자신들이 요구하는 조건을 관철시키기 위해 남북간 일정 진행의 주도권을 잡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북한이 금강산 합동공연에 대해서는 취소 통보를 보냈지만, 마식령 스키장 훈련에 대해서는 별다른 통지를 보내지 않으면서 예정대로 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이르면 오는 31일부터 1박 2일간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 스키선수 공동훈련을 진행한다.

하지만 북한의 갑작스러운 취소 통보가 이어지면서 향후 예정돼 있는 남북 공동행사들의 개최 여부가 더욱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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