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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명이 12억?’ 이해되는 한화 양면성


입력 2018.01.29 08:26 수정 2018.01.29 08:2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내부 FA 안영명과 2년간 12억 원 계약

연평균 6억 원 규모 계약은 사실상 대박

안영명의 연평균 6억 원의 액수는 투수 FA 중 사실상 첫 사례라 할 수 있다. ⓒ 연합뉴스 안영명의 연평균 6억 원의 액수는 투수 FA 중 사실상 첫 사례라 할 수 있다.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가 내부 FA 투수 안영명(34)과의 계약을 확정했다.

한화는 28일 안영명과 계약기간 2년, 총액 12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은 2억 원이며, 연봉 3억 5000만 원, 그리고 옵션 1억 5000만 원의 규모다.

안영명은 계약 후 구단을 통해 "단장님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스프링캠프 기간 잘 준비해서 구단과 팬 여러분들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계약이다. 한화가 그토록 부르짖었던 기조와 거리가 먼 계약 조건이기 때문이다.

먼저 한화는 지난해 김성근 감독이 물러난 뒤 본격적인 리빌딩 작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박종훈 단장이 전면에 직접 나섰고, 새로운 사령탑으로 한용덕 감독을 선임했다. 두 인물 모두 두산의 화수분 야구를 이끈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출발부터 삐거덕거린 한화다. 먼저 베테랑 FA 정근우와의 계약에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 구단 측은 리빌딩 명목 하에 2년 계약을 고집했고, 우여곡절 끝에 2+1년에 총액 35억 원으로 정근우를 붙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야구팬들은 한화의 리빌딩 의지가 독하다고 평가했다.

반전은 안영명의 계약이었다. 일단 연평균 6억 원의 액수는 역대 FA 투수들의 계약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이는 중소형 계약자들 중 높은 수준의 대우이며, 상당수가 계약금도 받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2년의 단기 계약치고는 성공적 계약을 이끌어낸 안영명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안영명은 연평균 6억 원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었을까. 프로 14년차가 된 안영명은 보상선수로 8개월간 KIA 유니폼을 입었던 기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한화 원클럽맨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개인 통산 377경기에 나와 49승 46패 36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4.90은 좋지도, 그렇다고 아주 나쁜 성적도 아니다. 다만 2016년 부상으로 고작 2.2이닝만 던진데 이어 지난해 5점대 후반 평균자책점은 연평균 6억 원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더군다나 한화는 큰 손을 접고 A급 FA로 불린 정근우에게 박한 평가를 내렸던 구단이다.

최근 중소형 투수 FA. 한화가 타 팀에 비해 돈을 더 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데일리안 스포츠 최근 중소형 투수 FA. 한화가 타 팀에 비해 돈을 더 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데일리안 스포츠

물론 여기에는 속사정이 있다. 한화의 투수진은 여전히 볕이 들지 않는 어둠 그 자체다. 지난 10년간 한화에서 한 시즌 10승 이상 거둔 토종 투수는 류현진(LA 다저스)과 안영명 둘뿐이라는 점이 이를 대변한다.

현재 기량과 향후 가능성을 배제한 채 비싼 값을 주고 영입한 송은범(4년 34억 원), 배영수(3년 21억 원), 심수창(4년 13억 원)은 철저한 실패작이 됐고, 눈에 띄는 새얼굴도 나오지 않고 있다. 결국 안영명에게 2년간 12억 원을 안긴 것은 답 안 나오는 투수진에서 버팀목이 되어 달라는 한화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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