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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강혜정 "긴 공백기, 일 못 할까 걱정했죠"


입력 2018.01.25 09:01 수정 2018.01.27 14:15        부수정 기자

KBS2 '저글러스'로 5년 만에 안방 복귀

"훈훈한 가족물, 독특한 캐릭터 욕심"

배우 강혜정은 KBS2 '저글러스'에 대해 "좋은 출발이 된 감사한 작품"이라고 했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 강혜정은 KBS2 '저글러스'에 대해 "좋은 출발이 된 감사한 작품"이라고 했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KBS2 '저글러스'로 5년 만에 안방 복귀
"훈훈한 가족물, 독특한 캐릭터 욕심"


"촬영 감독님이 제게 행복하냐고 물은 적 있어요. '카메라 마사지 받으니 예뻐졌네', '행복해질 거야'라고 하셨는데 정말 행복해졌어요. 저로 인해 사람들이 작은 행복을 느끼는 건 의미 있는 일이에요. 이번 드라마가 잘 안 됐어도, 행복했을 듯합니다."

최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저글러스'로 5년 만에 안방에 돌아온 강혜정(34)은 말처럼 행복해 보였다. 가족과의 일상도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채 풀어냈고, 작품과 관련해서도 뿌듯한 심경을 내비쳤다.

강혜정은 '저글러스'에서 15년차 전업주부 겸 YB그룹 비서 왕정애 역을 맡았다.

아역배우인 강혜정은 '올드보이'(2003), '연애의 목적'(2005), '웰컴 투 동막골'(2005) 등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여 사랑받았다. '트라이앵글'(2009), '미스 리플리'(2011), '결혼의 꼼수'(2012),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2014) 등에도 출연했다.

지난 2009년 9월 가수 타블로와 결혼한 그는 올해 8살인 딸 하루 양을 슬하에 뒀다.

오랜만에 안방 나들이에 나선 그는 "오랜만에 촬영해서 마냥 신났고 재밌었다"며 "카메라부터 달라진 게 보여서 신기했고, 현장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털어놨다.

정애는 '국보급 순진녀'다. 강혜정은 처음에는 비슷한 부분이 있을까 고민했다. "동료 배우 조은지 씨와 연기 톤을 잡는 연습을 했어요. 조언도 받았고요. 상냥한 매너 자체를 극대화 시키도록 노력했어요. 전 호불호가 강한 편인데 정애는 유연하고, 부드러워서 걱정했는데 이해하기 어렵진 않았답니다."

KBS2 '저글러스'를 마친 강혜정은 "훈훈한 가족물, 독특한 캐릭터에 욕심이 난다"고 했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KBS2 '저글러스'를 마친 강혜정은 "훈훈한 가족물, 독특한 캐릭터에 욕심이 난다"고 했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강혜정은 '연애의 목적'과 '웰컴 투 동막골' 등에서 강혜정만의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그러다 타블로와 결혼하면서 작품 활동이 뜸했다. 배우 강혜정으로서는 아쉬울 법하다. "'저글러스' 전에는 작품 섭외가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경단녀(경력단절녀)라고 하죠? 저도 그랬어요. 육아를 택할 것이냐, 일을 택할 것이냐 고민했죠. 근데 지금은 여배우가 결혼해서도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이 됐죠. 아티스트에 대한 가치가 살아있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가치가 없으면 일하면 안 됩니다. 좋은 작품을 만나서, 잘 해내야 하는 게 중요해요."

그러면서 그는 가정 생활에 몰두한 이유를 얘기했다.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죠. 남편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내 딸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중요했습니다. 중간중간 몸이 근질근질할 때가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죠. 가족이 없으면 즐길 게 없어요(웃음)."

특히 강혜정은 20대에 작품 활동을 몰두했다. 그는 "그땐 일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최대한 일을 많이 해야겠다고 다짐한 시기였다"고 말했다.

어느덧 강혜정은 30대 중반을 훌쩍 넘었다. 공백기도 거치면서 '잊힌다'는 두려움도 느꼈을 법하다. "잊힌다는 것보다는 일을 못 할 수도 있게다고 고민한 적도 있어요. 근데 나이가 든 것뿐이지, 제가 없어진 건 아니에요.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데 그런 작품이 별로 없어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배우가 다채로운 옷을 입을 수 있는 시나리오가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강혜정과 타블로의 육아 생활은 KBS2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공개돼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는 이날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았다. 특히 딸 하루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그냥 '내 꺼' 하고 싶단다. "하루를 키운 지 8년이 됐어요. 뒤돌아보니 쑥 커져 있더라고요. 하하. 하루가 엄마의 직업(배우)을 이해할 수 있었던 작품이 '저글러스'예요. 캐릭터와 배우를 분리해 보더라고요. 기분이 묘했죠. 딸이 내 직업을 이해해 주는 것 같았죠습니다."

KBS2 '저글러스'를 마친 강혜정은 "연기와 육아를 병행하겠다"고 말했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KBS2 '저글러스'를 마친 강혜정은 "연기와 육아를 병행하겠다"고 말했다.ⓒ씨제스엔터테인먼트

엄마와 딸의 관계는 각별하다고 한다. 딸을 직접 키워 본 강혜정의 의견이 궁금했다. "하루에게 타블로 같은 남편이 생기면 결혼을 고민해 볼 만한데...전 하루를 빼앗기고 싶지 않아요. 하하. 딸 같지 않고 친구 같아요. 말도 잘 통하고 사람 마음을 잘 헤아리죠. 엄마 강혜정은 8점이에요. 집에서는 남편이 딸과 잘 놀아주고, 전 밖에서 잘 놀아주는 편이죠. 근데 하루가 제가 일 가면 빈자리를 못 느끼는 듯했어요. 서운했죠."

남편 타블로도 강혜정의 연기 활동을 열렬히 응원했다. 타블로가 속한 에픽하이는 지난해 10월 데뷔 14주년을 맞아 컴백했다. 다행히도 둘 활동이 겹치지 않았다. "시기가 잘 맞아떨어졌어요. 남편은 드라마 방송일인 월, 화요일만 기다렸어요. 그 시간에 음악 작업하지 않고 절 위해 드라마를 본 거죠. 식구들이 제 연기를 좋아해서 일할 맛 났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글러스'는 좋은 스타트를 끊은 감사한 작품이란다. "육아에만 집중하다 휴가 나온 기분으로 촬영했어요. 바깥 일이 힘든 건 알지만 육아가 진짜 힘들거든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한순간도 파닥거리지 않은 순간이 없었어요. 살아 있는 느낌이랄까요? 이런 느낌을 오랜만에 느꼈습니다. 가능하다면 계속해서 연기하고 싶어요."

팬들 반응을 묻자 "제 팬들은 불투명하게 있다"고 웃은 뒤 "앞으로 나서지 않고 응원해준다. 팬들 덕에 좋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웃었다.

향후 하고 싶은 작품으로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 같은 인간애가 느껴지는 가족물, 독특한 캐릭터를 꼽았다.

일과 육아는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 궁금했다. 강혜정다운 똑 부러진 답변이 나왔다. "나를 위한 시간이 생기는 건 좋은데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간이 생기는 건 싫어요. 아이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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