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현장] 김영란법 개정안에 9만원대 한우 세트 등장


입력 2018.01.24 06:00 수정 2018.01.24 06:03        김유연 기자

5~10만원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전진배치…전년대비 대폭 증가

상품군 늘렸지만 소비자 반응 아직까진 시큰둥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정육 코너에 진열된 한우세트.ⓒ데일리안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정육 코너에 진열된 한우세트.ⓒ데일리안

민족 명절 설을 앞두고 국내 유통업체들이 본격적인 설 대목 맞이에 나섰다. 올해 설부터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농축수산물 선물비 한도가 10만원으로 상향조정됨에 따라 설을 맞이하는 유통가의 분위기도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백화점과 마트는 5~10만원 사이 선물세트를 대폭 늘리며 본 판매에 앞서 사전 예약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3일 찾은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지하1층 식품관. 설 선물세트 판매 행사를 시작한지 하루지났지만 아직 명절 대목 분위기를 느낄 수는 없었다. 작년 추석까지만해도 판매대에 큼지막하게 써져있던 '4만9000원' 가격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몇몇 판매대에는 작년 추석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5만원 이하 실속형 선물세트 대신 5~10만원 선물세트가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가장 잘 보이는 명당 자리에는 30만원에서 60만원대까지의 프리미엄 한우세트가 놓여 있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번 설부터 10만원 이하 상품 비중을 15% 이상 구성한 가운데 특히 10만원 이하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품목 수는 지난해 대비 30% 이상 늘린 450여개 품목을 준비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설 선물의 대명사로 평가받던 '한우'의 몸값을 9만원대로 낮추면서 이번 설 명절을 위한 야심작으로 내놓았다. 단 롯데카드로 한 명당 2세트까지만 구입이 가능하다.

정육판매 직원은 9만9000원 한우세트를 보며 배송 여부를 묻는 기자에게 "지금 롯데카드로 20~30만원대 한우세트를 구매하면 10% 추가 할인해 준다"고 제안했다.

발길을 돌려 다른 판매대로 가자 담당 직원은 "26일부터 매대 판매 행사를 진행하면 할인가 적용이 안되는데 25일까지 구매할 경우 20% 할인해 준다"는 파격 제안과 함께 선물세트 안내 책자를 손에 쥐어줬다.

10만원 이하의 상품을 대폭 늘렸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는 주부들은 '역시나' 하는 반응이었다.

서울 아현동에 사는 주부 이모 씨는 "10만원 이하 상품을 대폭 늘렸다고 하는데 내부 구성이 괜찮은 걸 사려면 10만원은 훌쩍 넘기게 되는 거 같다"면서 "10만원 이하 상품은 한정 상품이라서 구매 제한이 있거나, 카드 이용 조건 등이 있어서 구매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관에서 직원들이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 접수를 받고 있다. ⓒ데일리안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관에서 직원들이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 접수를 받고 있다. ⓒ데일리안

본격 판매 행사에 앞서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사전 예약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10만원 이하 품목은 작년 설 대비 156개(33%) 늘리고, 물량은 지난해 대비 2배가량 준비했다. 주요 선물세트를 보면 ‘실속 굴비 다복’, ‘한우 후레쉬 특선’, ‘천연조미료세트’ ‘둥시 곶감 다복’ 등이 대표 상품이다.

현대백화점도 10만원 이하 상품 수를 지난해에 비해 50% 늘렸다. 국내산 사과 11개를 담은 ‘현대 사과 세트’(9만5000원), 33㎝ 이상 국산 민어를 말린 ‘민어 굴비 실속 세트’(8만5000원), 제주산 참가자미를 구이용으로 손질한 ‘제주손질가자미 세트’(10만원)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번 선물가격 상향 조정이 1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5~10만 선물세트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주요 백화점 3사의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실적도 대폭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대비 23.7%, 현대백화점은 23.7%, 신세계백화점은 7%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 예약판매 매출을 살펴본 결과 축산, 수산, 농산 순으로 크게 신장했다"며 "작년 대비 5만원 이하 판매는 다소 주춤하고 5만원 이상 10만원 이하 가격대의 선물군 신장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유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