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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해외건설 수주 낭보 잇따라…지역·공종별 편중은 여전


입력 2018.01.23 06:00 수정 2018.01.23 06:10        권이상 기자

해외수주 실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확대

다만 중동 지역과 플랜드 의존도 높아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는 커

해외건설 수주실적.(단위 억달러) ⓒ해외건설종합정보시스템 해외건설 수주실적.(단위 억달러) ⓒ해외건설종합정보시스템


연초부터 건설업계에 해외건설 수주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초만해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해외 수주 부진에 시달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이는 건설업계가 본격적으로 해외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며 지난해 저조했던 해외 실적을 끌어올리려는 모습이 뚜렷해진 결과다.

게다가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중동발 건설발주가 늘어날 전망으로, 지난 2년간 넘지 못했던 총 수주금액 300억달러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3일 해외건설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건설기업들의 신규 해외수주액은 26억599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억3626만달러에 비해 7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첫 해외수주 실적을 기록한 곳은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5일 필리핀 할루어강 다목적 공사 2단계의 낙찰의향서(LOA)를 접수하면서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공사금액은 1억9300만달러다.

이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화학회사 사빅(SABIC)의 자회사인 주베일 유나이티드 석유화학(JUPC)이 발주한 ‘유나이티드 산화에틸렌·에틸렌글리콜Ⅲ 프로젝트’의 수주를 확정했다. 이 프로젝트는 6억9000만달러 규모이며, 오는 2020년 완공 예정이다.

SK건설은 지난 11일 홍콩 도로관리청이 발주한 구룡 중앙간선도로 내 야우마따이 동부구간 공사에 대한 LOA를 접수했다.


SK건설은 홍콩 현지업체인 빌드킹사와 컨소시엄을 꾸려 공사를 수주했다. 총 공사금액은 6억4000만달러로, SK건설 지분은 40%다.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중견건설사도 수주낭보를 올리고 있어 올해 실적 상승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신공영은 지난 11일 캄보디아에서 909억원 규모의 도로공사를 수주했다. 캄보디아 공공사업교통부가 발주한 이 사업은 캄보디아 중부지역 캄퐁치낭~뜨레맘 구간(51.2㎞) 도로를 보수 및 확장하는 공사로, 한신공영은 5번 국도 남부구간 3공구 개선공사를 진행한다.

다만 문제는 국내 해외공사 실적이 중동 지역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중동 지역은 유가에 따라 발주물량과 수익 등의 편차가 심한 곳이다.

올해 중동 수주액인 14억8160만달러는 전체 수주액의 55.6%를 차지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6%와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늘었다.

실제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106억달러를 기록한 중동 수주액은 지난해 36.3% 증가한 145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수주액의 절반이 넘는 규모(50.3%)다.

아시아 시장도 전년 126억달러와 비슷한 124억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주의 43.1%를 담당했다. 중동과 아시아 지역 수주 비중이 93.4%에 달하는 셈이다.

이에 반해 이 두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의 수주 규모는 모두 하락했다. 북미·태평양 시장 수주액은 전년대비 8억달러 줄었고, 아프리카·유럽과 중남미는 각각 8억달러와 12억달러 감소했다.

공종별로는 플랜트 수주액이 199억달러로 전년대비 50% 증가했으나, 토목과 건축은 각각 13억달러와 29억달러씩 줄어들었다. 특히 연말에는 플랜트 비중이 68.7%까지 확대되는 모습도 보였다.

건산연 관계자는 “플랜트와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국내 해외건설 수주형태는 개선이 필요하다”며 “연초 분위기가 좋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없으면 현재의 수주 부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업계가 올해 해외수주 실적상승에 희망적인 것은 국제 유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9일(현지시각) 거래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3.3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12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수준으로, 지난해 저점이었던 6월 중순과 비교하면 7개월 사이 50% 가까이 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국 원전 사업의 수주가 유력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2018년 수주 규모는 전년대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글로벌 시장 여건, 국제유가, 지정학적 리스크와 같은 변수로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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