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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노리는 완성차 업계, 믿을 건 '신차'뿐


입력 2018.01.22 06:00 수정 2018.01.22 07:28        박영국 기자

싼타페, K3, 에퀴녹스 등 볼륨차급 신차 앞세워 판매실적 견인 노려

기아차 신형 K3(위)와 쉐보레 에퀴녹스.ⓒ기아자동차/쉐보레 기아차 신형 K3(위)와 쉐보레 에퀴녹스.ⓒ기아자동차/쉐보레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2.4%의 판매실적 감소를 보인 완성차 5사가 올해는 제각기 확실한 물량 증가를 보장해줄 신차를 앞세워 반등을 노린다.

2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사는 모두 시장 규모가 큰 볼륨차급에서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혹은 완전 신차를 연초 출시했거나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해당 차급에서 모델 노후화로 판매실적에서 손해를 봤던 만큼 풀체인지 모델이나 신차는 실적 반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전년 대비 1.7% 증가한 70만1000대의 내수 판매목표를 설정한 현대자동차의 경우 싼타페 4세대 풀체인지 모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신형 벨로스터도 출격 대기하고 있지만 싼타페만큼 물량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차종은 아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경쟁사들이 줄줄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가운데서도 현대차가 4.6%의 준수한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은 그랜저 풀체인지 모델과 코나 등 신차들의 활약에 힘입은 바 크다. 올해는 싼타페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

자동차 엠블럼 디자인·제조업체 브렌톤이 공개한 현대차 4세대 싼타페(TM) 예상 이미지.ⓒ브렌톤 자동차 엠블럼 디자인·제조업체 브렌톤이 공개한 현대차 4세대 싼타페(TM) 예상 이미지.ⓒ브렌톤

내달 초 출시 예정인 신형 싼타페가 속한 중형 SUV 시장은 지난해 기준 연간 16만대에 달하는, 완성차 업체들에게 물량과 수익성 모두를 보장해 줄 중요한 시장이다.

싼타페는 중형 SUV 시장에서 오랜 기간 1위를 차지했던 차종이다. 지난해 모델 노후화로 형제차인 기아차 쏘렌토에 1위를 내주긴 했지만, 그 와중에도 연간 5만대 이상 팔았다.

풀체인지 모델 출시 이후에는 단숨에 쏘렌토로부터 1위 자리를 되찾아올 여지가 크다.

신형 싼타페에는 쏘렌토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인기에 크게 기여했던 ‘8단 자동변속기’와 ‘랙 타입 전기모터’ 구동방식 스티어링 휠은 물론, 구형보다 진일보한 첨단 안전·편의사양이 대거 장착될 예정이다.

덩치도 구형보다 키우고 전면 디자인은 소형 SUV 코나에서 선보였던, 주간주행등이 헤드램프 위쪽에 위치하는 형태로 바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신형 K3.ⓒ기아자동차 기아차 신형 K3.ⓒ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는 1분기 중 출시 예정인 신형 K3가 최대 기대주다. 플래그십 세단 K9도 올해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지만 볼륨차종의 역할은 K3가 맡는다.

기아차의 올해 내수 판매목표는 지난해와 동일한 52만대를 유지하는 것이지만 일부 차종의 노후화에 따른 물량 감소 공백을 만회하려면 K3의 신차효과가 절실하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신형 K3는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를 닮은 역동적인 디자인과 기존 모델보다 전장 80mm, 전폭 20mm 커진 차체로 관심을 끌었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8인치 컬러 터치스크린, 하만카돈사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 안전·편의사양도 장착된다.

K3가 속한 준중형 세단 시장은 최근 소형 SUV에 시장을 잠식당하며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 규모의 엔트리카(생애 첫 차) 수요층이 존재하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지난해 K3는 2만8165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연간 13만대 수준의 시장에서 국내 2위 완성차 업체가 올린 실적으로는 초라하다. 기아차는 K3의 전신인 포르테 시절부터 계속해서 이 시장의 맹주인 현대차 아반떼를 위협하며 나름의 입지를 구축해 왔으나 출시 6년이 지난 식상한 모델로는 역부족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신선한 디자인과 넓어진 실내공간, 업그레이드된 안전·편의사양으로 무장한 신형 K3는 기아차의 올해 판매실적 증가를 이끌 기대주로 불리기 충분하다.

신형 K3가 ‘무난함을 신봉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는’ 아반떼까지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나머지 경쟁자들은 비교적 만만하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이 차급에서 크루즈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고도 1만대를 간신히 넘기는 참패를 당한 상태고, 르노삼성은 2009년 출시한 SM3 2세대 모델을 가지고 10년째 사골을 우려 먹을 태세기 때문이다.

쉐보레 에퀴녹스.ⓒ쉐보레 쉐보레 에퀴녹스.ⓒ쉐보레

지난해 내수판매가 무려 26.6%나 폭락한 한국지엠은 올해 판매목표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최소한 지난해보다는 많이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지엠의 판매실적을 끌어올릴 기대주는 지엠 본사로부터 들여오는 쉐보레 브랜드의 준중형 SUV 에퀴녹스다. 미국에서 연간 20만대 이상 팔리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중형 세단 말리부를 통해 입증된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강점으로, 일찌감치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도입 요구가 많았던 모델이다.

전장(4652mm)과 전폭(1842mm) 등을 고려한 차체 크기는 현대차 투싼, 기아차 스포티지 등과 비슷한 준중형 SUV급이지만 축거(휠베이스, 2725mm)는 중형 SUV급이라 공간 활용성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워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국 판매가격이 우리 돈으로 2500만원대(2만3580달러)에서 시작하는데다, 수입 과정에서 원가 상승 요인까지 있어 국산 중형 SUV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델 노후화로 판매실적이 바닥을 기고 있는 기존 중형 SUV 캡티바는 단종이 유력하다.

한국지엠은 올해 일부 차종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계획하고 있지만 완전 신차는 에퀴녹스가 유일해 이 차종에 올해 실적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쌍용자동차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현대차와 함께 완성차 업체에서 유이(有二)하게 판매실적 증가(10만6677대, 3.0%↑)를 기록한 업체지만 올해 좀 더 욕심을 내 11만대에 도전한다.

코란도C, 코란도 투리스모 등의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 만회에 더해 3000여대의 판매실적을 더해줄 기대주는 기존 코란도 스포츠를 대체할 신형 픽업 트럭 렉스턴 스포츠다.

우리나라에서 픽업 트럭 시장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쌍용차의 독점 시장이라는 점은 장점이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의 전면 디자인과 고강도·초경량 쿼드프레임 등을 대형 SUV G4렉스턴과 공유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해 기존 코란도 스포츠보다 시장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코란도 스포츠보다 100~200만원 비싸지만 G4렉스턴보다는 1000만원 이상 저렴한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중형 SUV의 고유 영역까지 잠식하겠다는 야심도 숨기지 않고 있다.

르노 클리오.ⓒ르노 르노 클리오.ⓒ르노

지난해 쌍용차에 밀려 내수판매 최하위에 머문 르노삼성자동차는 르노 본사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는 소형 해치백 클리오가 올해 판매실적 견인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기대주다.

클리오는 당초 지난해 2분기 출시 예정이었으나 르노 본사와의 물량공급 협의가 늦어지면서 지난해 하반기로 밀렸다가 또다시 올해 2분기까지 총 1년가량 출시가 연기됐다.

클리오는 유럽에서만 1000만대 이상 판매기록을 세운 인기 차종으로, 국내에도 깜찍한 디자인으로 큰 관심을 받아왔다. 개성을 중시하는 20~30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다.

해치백을 선호하지 않는 국내 시장 분위기와 수입해 판매하는 구조상 불가피한 가격 경쟁력 약화는 클리오가 볼륨차종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르노삼성은 기존 수입 판매모델인 QM3와는 달리 르노삼성 엠블럼 대신 르노 엠블럼을 그대로 달아 수입차 이미지를 한껏 과시하는 전략으로 이같은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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