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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만 신경쓸때가 아니야"...새해 첫달, 지방 청약시장 '블랙홀'


입력 2018.01.18 06:00 수정 2018.01.18 07:03        권이상 기자

서울·수도권은 대부분 높은 경쟁률로 마감…지방 미분양 수두룩

특별한 대책 없는 한 지방 분양시장 침체 당분간 이어질 전망

올해 들어 청약접수를 받은 전국 분양 단지에서는 청약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수도권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모습.ⓒ데일리안DB 올해 들어 청약접수를 받은 전국 분양 단지에서는 청약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수도권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모습.ⓒ데일리안DB


올해 첫 신규 분양 단지들의 청약성적이 지역·입지별로 큰 차이를 보이며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서울과 수도군 등은 규제에도 1순위 마감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수요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지방의 경우 호재가 많은 지역을 제외하고는 청약경쟁률이 밑바닥을 기록하며 흥행 참패를 겪고 있다.

이는 정부가 서울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밀어붙이자 도리어 지방 부동산 시장이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우려했던 양극화 현상이 현실화된데다 새로운 대출규제에 공급 과잉, 금리상승 등 트리플악재가 겹쳐 앞으로 상황은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8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청약접수를 받은 전국 분양 단지에서는 청약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서울·수도권에 위치한 아파트는 청약에서 좋은 성적을 나타내는 반면 지방에 위치한 아파트들 대부분은 청약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 4일 1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한 '하남힐즈파크푸르지오'는 전체 285가구 모집에 총 9765명이 지원해 평균 34대 1의 경쟁률도 청약을 마감했다.

특히 전용면적 59㎡A 주택형의 경우 129가구에 4743명이 몰려 3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대우건설이 경기도 하남시 풍산동 현안1지구 1블록에 공급하는 아파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단지는 최근 인근에서 공급된 아파트 단지에 비해 다소 높은 분양가로 책정됐지만, 서울이 코앞이고 주변에 미사강변도시와 스타필드 하남 등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수요자들에게 호평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뿐 아니다. 서울의 경우 중소건설사가 내놓는 소규모 분양단지도 청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16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현진 리버파크(서울)은 72가구 모집에 90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1.2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단지는 6가구가 1순위 청약에서 주인을 찾지 못했지만, 시공사와 단지규모를 감안하면 청약성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반면 지방에서 청약자가 극소수에 그치며 대규모 미달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일부 단지는 청약자수가 0명인 곳도 나타났다.

올 초 제주시 한림읍에서 총 68가구의 분양을 진행한 '제주한림오션캐슬'은 1순위 청약에 청약접수자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2순위에서도 단 7명이 접수를 해 61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지난 8일 전남 강진군에서 분양한 '강진코아루블루핀'도 194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 신청 인원은 단 3명에 불과했다. 이어 2순위에서는 6명이 추가로 접수해 185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충남 당진대덕수청A4블록 중흥S-클래스 파크힐은 479가구 모집에 59명이 청약접수를 했고, 태안 코아루 3차는 252가구 모집에 37명이 신청해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지방의 모든 아파트가 청약에서 고전을 겪는 것은 아니다. 강원도 등 호재가 많은 일배 지역에서는 새 아파트가 높은 경쟁률로 잇따라 마감하고 있다.

올해 첫 분양단지인 춘천파크자이는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총 770가구 모집에 1만3326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평균 17.3대 1, 최고 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춘천 지역에서의 청약경쟁률 신기록을 경신했다.

최근 평창동계올림픽 등 호재와 춘천시에서 처음 공급되는 자이 아파트라는 브랜드 프리미엄이 흥행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대규모 입주물량이 예고된 수도권도 청약에서 안심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 수도권에서도 청약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실제 경기도 남양주 별내지구 막바지 민간분양 물량으로 주목받았던 '남양주 별내지구 우미린2차'는 2순위 접수에서도 미달됐다.

이 단지는 경기도 동북부 최대 신도시로 꼽히는 인근 다산신도시가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됐다는 점과 청약조정대상지역에 묶이면서 준공 때까지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등 제약이 많아 수요자들을 대거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청약시장은 이미 수요자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현서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올해 대출규제를 비롯한 주택시장에 각종 규제가강화되고, 금리인상 등의 추가 불안요소가 많은 만큼 수요자들이 청약통장 사용은 더욱 보수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1월 청약결과도 이같은 모습이 반영된 것으로, 입지나 상품성이 확실히 보장된 상품으로 청약통장의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의 특별한 조치가 없는한 지방 청약시장은 당분간 되살아나기 힘들 것"이라며 "설익은 부동산 대책으로 강남은 강남대로 오르고, 지방은 가격이 더 떨어지는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결과다"고 말했다.

1월 아파트 단지별 청약경쟁률. ⓒ리얼투데이 1월 아파트 단지별 청약경쟁률. ⓒ리얼투데이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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