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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도 DIY 화장품 인기…맞춤형 화장품 판매 '발등의 불'


입력 2018.01.17 06:00 수정 2018.01.17 06:03        손현진 기자

중국 현지 화장품 안전성 문제 증가…'직접 만들어 쓰겠다'는 DIY족 늘어

국내서도 맞춤형 화장품 수요 많아져…"제도 정비 속도내야" 지적도

중국 소비자들이 기존 화장품을 섞거나, 기능성 성분과 에센스를 섞어 화장품을 직접 제조하는 DIY(Do It Yourself) 화장품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현지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iQiyi)에서 왕홍들이 DIY 화장품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화면. ⓒ코트라 제공 중국 소비자들이 기존 화장품을 섞거나, 기능성 성분과 에센스를 섞어 화장품을 직접 제조하는 DIY(Do It Yourself) 화장품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현지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iQiyi)에서 왕홍들이 DIY 화장품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화면. ⓒ코트라 제공

중국 소비자들이 기존 화장품을 섞거나, 기능성 성분과 에센스를 섞어 화장품을 직접 제조하는 DIY(Do It Yourself) 화장품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업계도 이같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맞춤형 화장품 판매 제도를 정비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화장품 안전성과 제조일자 문제가 잇따르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쓰는 'DIY족'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 매체인 21CN은 4332개 시중 화장품 중 유명 브랜드 Q사와 H사를 포함해 60개 제품에서 각종 불법 첨가물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불법 첨가물 이슈가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직접 만들어 쓰는' DIY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해 4월 중국·미국·일본·독일 4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중국 소비자의 98.5%가 친환경 제품에 관심을 보였고, 82%는 친환경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왕홍(온라인 유명인사)들의 화장품 콘텐츠도 DIY 화장품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은 MCN(다중채널네트워크) 산업이 발전해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접하고 있어서 자기에게 맞는 화장품을 만드는 방법 역시 동영상을 통해 쉽게 배울 수 있다.

중국 '화장품 품질 관리법 제27조'는 화장품 생산 허가를 받지 않은 업체는 화장품 제조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자체 제작 화장품에 대해서는 아직 관련 규정이나 제도를 분명하게 정하고 있지 않다.

코트라 측은 아직 중국 DIY 화장품 시장경쟁이 본격화되지 않아 생소한 브랜드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소비자들도 브랜드보다는 제품 출시 국가나 제품 자체의 품질을 더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나 유럽처럼 출시제품의 인증 허가가 까다로운 국가에서 화장품을 직구로 구입하는 소비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맞춤형 화장품을 제공하는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매장 모습. ⓒ아모레퍼시픽 맞춤형 화장품을 제공하는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매장 모습. ⓒ아모레퍼시픽

중국 DIY 화장품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국내 브랜드도 많아지고 있다. '바이오스탠다드'는 천연성분 DIY 제품을 홍콩에서 출시해 완판을 기록했고, 한·중 데모데이 행사에서도 DIY 제품을 어필해 중국 투자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화장품 제조업체인 '뉴엔뉴'는 2016년 중국 현지에 제조시설을 마련했고, 개별 소비자의 피부 특성에 맞는 맞춤형 화장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아직 맞춤형 화장품에 대한 국내 제도가 채 정비되지 않아 업계가 중국 DIY 시장에 나서기 앞서 '정책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장품 업체들이 소비자의 피부나 수요에 맞춰 여러 화장품이나 성분을 섞어 판매할 수 있도록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을 연내 제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화장품업계 대표자와의 간담회에서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과 천연·유기농 화장품 인증제를 연내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류 처장은 "소비자의 개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미래사회 흐름에 대한 선제적 정책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인식은 그간 국내외로 맞춤형 및 유기농 화장품 수요가 점증해온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국내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것은 제도 정비가 완료되는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화장품은 시장 변화가 빠른 만큼 식약처가 업계와의 소통을 늘릴뿐 아니라 규제 개선에도 발빠른 대처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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