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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누굴 위한 대표팀인가


입력 2018.01.17 06:59 수정 2018.01.17 06:59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남북 단일팀 구성 놓고 논란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직격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 연합뉴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20여일 남은 상황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북한이 이달 초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 파견 의사를 밝히면서 남북 공동 입장과 공동응원단 구성 등의 성사 분위기가 무르익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여자 아이스하키에서는 남북 단일팀 구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남북 단일팀 구성은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미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단일팀 반대 청원이 잇따르고 있고, 일부 인사들은 SNS로 강한 유감을 표현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단일팀 추진은 여자 아이스하키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는 아이스하키라는 종목의 특성을 무시한 발언이라는 평가다.

정부는 북한의 참가 선수 수만큼 엔트리 확대를 요청해 우리 선수들의 피해를 막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의 출전 기회 박탈은 물론 조직력에도 문제점을 드러낼 수 있어 결국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4년 동안 올림픽을 보고 준비해 온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아이스하키 등록 선수 엔트리는 23명, 출전 선수 엔트리는 22명이다. 북한 선수 5명 정도가 합류한다면 그만큼 한국 선수들의 경기 출전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물론 IOC에 출전 선수 엔트리를 늘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IOC 역시 남북 평화와 화합을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를 승인할 수 있다.

대신 참가국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체력적 소모가 큰 아이스하키에서 개최국에 출전 엔트리를 더 부여한다면 이를 묵인할 상대는 없다. 오히려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 정신에도 위배된다.

남북 단일팀 구성이 논의되는 시점도 문제다.

과거 남북은 지난 1991년 탁구와 청소년축구에서 단일팀을 구성해 대회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본 대회를 2개월 이상 앞 둔 시기에 단일팀 구성 합의를 마쳤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까지는 24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직 단일팀 구성도 이뤄지지 않았다. 급하게 단일팀을 구성해서 나간다면 그 동안 선수들이 흘린 땀에 대한 노력과 보상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도구로 단일팀을 이용한다는 생각에 불만을 성토하고 있다.

남북 화해라는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성급한 단일팀 추진이 과연 누굴 위한 대표팀인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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