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장관 오늘 밴쿠버회의 참석…남북관계 ‘뒷걸음’ 불가피

北 “남측 대통령 ‘비핵화 대화의 장 마련’ 발언 얼빠진 궤변,

조선전쟁 참전국 외무상 회의, 지역정세만 격화시켜” 비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北 “남측 대통령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 마련’ 발언은 얼빠진 궤변”
“우리를 반대하는 조선전쟁 참전국 외무상 회의, 지역정세만 격화시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한국시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 대북제재 방안을 논의하는 밴쿠버회의에 참석한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연일 거세지는 상황에서 우리정부의 회의 참석 및 제재 관련 발언들에도 상당한 불만을 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밴쿠버회의의 공식 명칭은 ‘한반도 안보와 안정에 관한 밴쿠버 외교장관회의’로 한국, 미국, 일본, 캐나다, 영국, 프랑스, 그리스 등 북한 문제 관련 관심국 총 21개국이 참여한다.

미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대북제재와 관련된 현재 상황을 평가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자금 조달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북 압박조치들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강경화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사에서 밝힌대로 북한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이를 한반도 비핵화로 이어나간다는 방침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와 발맞춰 강한 제재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얼빠진 궤변"이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가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4일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을 인용해 "남조선 당국자(문재인 대통령)는 남북 대화가 시작된 것을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압박의 효과라고 하는 등 가을 뻐꾸기같은 수작을 늘어놨다“며 "‘북한을 대화에 이끌어낸 것은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얼빠진 궤변도 서슴없이 내뱉었다"고 주장했다.

보도는 이어 "남조선 당국자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이 상전(미국)의 불편한 심기를 의식한 구차스러운 비위맞추기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비난하며 "남조선은 자기들의 점잖지 못한 처사가 어떤 불미스러운 결과를 가져올지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앞서 밴쿠버회의 개최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통신은 지난 8일 "미국이 우리를 반대하는 조선전쟁 참전국 외무상 회의와 국방상 회의라는 것을 벌여놓으려고 한다"며 "연초부터 국제적으로 대북 제재·압박 분위기를 고취하려는 행태는 조선반도와 지역정세를 계속 격화시키려는 위험한 놀음"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뒤를 감당하지도 못할 위험한 놀음에 광분할수록 유일 초대국의 비참한 종말은 분분초초 앞당겨질 뿐"이라고 위협하며 "추종국가들은 미국을 믿고 분별없이 허둥대다가는 반드시 쓰디쓴 후회만 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고 발언했다.

한편 한·미·일 3국은 밴쿠버회의를 계기로 북핵 공조를 위한 3국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국 장관은 지난해 8월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외교장관회의를 가진데 이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