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괴물'이 된 가상화폐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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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0월 21일 13:16:46
    [데스크칼럼] '괴물'이 된 가상화폐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비트코인 외국보다 40% 고평가, 역대급 후유증 우려
    보편 가치, 신기술 맹신은 위험…순차적 엑시트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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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1-15 06:00
    조태진 경제부장(tjjo77@dailian.co.kr)
    비트코인 외국보다 40% 고평가, 하루 수십조원 등락 역대급 후유증 우려
    보편 가치, 신기술 맹신은 위험…정부 순차적인 엑시트 겨냥한 대책 내놔야


    ▲ 가상화폐 열풍을 식히기 위해 정부의 면밀한 대책 수립과 시행이 중요한 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거래소 폐지 특별법은 단기 수급 꼬임으로 인한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가상화폐가 연일 매스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광풍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의 신드롬이다.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이 일 년 만에 2000만원 이상 폭등하고 ‘oo코인’ 등 새로운 가상화폐에 돈이 몰리자 투자를 권유하는 다단계 사기조직까지 등장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전 세계도 한국에서의 가상화폐 열기를 근심어린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에서 비트코인을 사려면 40%나 더 비싼 값을 치러야할 판이다. ‘김치 프리미엄’이 갈수록 치솟자 미국의 대표적인 가상화폐 정보회사인 코인마켓 캡은 한국의 가상화폐 가격을 데이터에서 제외시켜 버렸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의 으름장마저 통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가 총대를 메고 ‘거래소 폐지’를 거론했다가 가상화폐 매수자들의 청원에 ‘놀란(?)’ 청와대가 진화에 나서는 촌극이 벌어져서일까. 오히려 그 기세가 등등해지는 모습까지 느껴진다.

    실제로 지난 12일 1740만원 까지 하락했던 1비트코인 가격은 “정부 규제가 더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입소문 속에 주말 가뿐하게 2100만원 대를 회복했다. 하루사이 총 가치총액 수십조원이 예사로 왔다갔다 하다보니 실제 돈 가치에 대한 둔감도가 커지는 형국이다.

    비트코인을 위시로 한 가상화폐의 실제 미래가치를 따지기 이전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사회 병리현상’이 심히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명확한 실체-이 부분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있지만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화폐를 익명으로 거래할 수 있다는 특징에 기반한 것임을 말해 둔다-가 없기 때문에 미래 가치 측정에 펀더멘털보다는 기대심리에 의한 센티멘털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서다.

    센티멘털 투자라는 것이 무엇인가. 어떤 강한 믿음에 매몰돼 한정된 자원에 수요가 몰리면서 벌어지는 가격 왜곡에 편승한 투자다. 투기에 다름없다.

    물론 비트코인 채굴량이 2100만개로 정해져 있고 소수점 여덟짜리까지 분할이 가능해 향후 글로벌 통화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하지만 영원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역사 속에서 신앙처럼 여겨졌던 화폐질서에 대한 믿음이 깨진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가까운 사례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밀고 있는 금본위제를 들 수 있다. 모든 나라의 통화를 금 가치와 연동시켰던 19세기식 금본위제는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미국 달러화만 금 가치와 고정시키는- 출범으로 대지진이 일어났다. 새로운 질서도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의 달러화 공급량 확대에 따른 부작용으로 1971년 금 교환 금지 선언되며 사라졌다. 세계 경제는 한동안 이른바 ‘닉슨 쇼크’에 시달려야 했다.

    새로운 기술이 갖는 가치를 예단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결과를 낳는 것인지도 우리는 쓰라린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IMF외환위기 충격 직후 불어닥친 ‘벤처 열풍’은 코스닥 투자 지상주의를 만들어냈다. 그 중심에는 인터넷 네트워크에 기반한 전화서비스(VOIP)라는 획기적 기술을 앞세운 새롬기술도 자리했다.

    기존 전화를 무용지물로 만들 것이라는 논리가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1999년 코스닥에 입성한 새롬기술은 상장 1년 만에 시초가 130배까지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차익실현 등에 초래한 수급 꼬임 속에 급락했고 지금은 회사 이름조차 기억하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다.

    새롬기술의 경쟁력은 애플 페이스타임을 비롯해 스카이프, 카카오톡 등 왠만한 플랫폼으로 공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현재 의미 있는 기업가치 부여조차 어렵다. VOIP가 20여년이 지나 비트코인 거래망인 블록체인이라는 용어로 대체돼 우리를 열광시키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좀 더 정교해지고 대중화 되면서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1코인당 수천만원이 여전히 저평가된 수준이라며 사들이는 심리 만큼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고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자금 왜곡에 따른 경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지상과제가 되어야 한다. 정부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정교하게 메스를 대야 할 것이다. 거래소 폐쇄 특별법 등 수급을 단숨에 악화시킬 수 있는 자극적인 장치는 해결책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가상화폐 거래계좌 실명제 도입 등 투기 세력 차단을 통한 ‘순차적인 거품 제거’는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다.

    자칫하면 20~30대가 절반에 이르는 가상화폐 매수자들의 경제적 및 심리적 상실감이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질 수 있다. 이들이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것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부동산, 역대 최악의 취업률 등 숨 막히는 경제구조와 무관치 않다.

    정부가 부채의식을 가지고 수습에 나서야하는 이유다.[데일리안 = 조태진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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