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리설주’ 모란봉·왕재산·청봉악단, 北 평창 예술단 누가 오나?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1월 21일 22:23:02
‘포스트 리설주’ 모란봉·왕재산·청봉악단, 北 평창 예술단 누가 오나?
평창동계올림픽 예술단 파견 남북실무접촉 15일 개최
북한판 걸그룹 라이벌, 킬힐 모란봉·세련미 청봉악단
원조걸 그룹 왕재산도 거론…혼합구성 파견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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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1-14 00:10
박진여 기자(parkjinyeo@dailian.co.kr)
▲ 남북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측 방문단 파견을 합의하면서 사상 최대규모의 방문단이 남쪽을 찾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 ⓒ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 예술단 파견 남북실무접촉 15일 개최
북한판 걸그룹 라이벌, 킬힐 모란봉·세련미 청봉악단
원조걸 그룹 왕재산도 거론…혼합구성 파견 가능성도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 대표단 명단을 13일 우리 측에 통보한 가운데, 남북 실무회담이 15일 북측 통일각에서 개최된다.

이에 따라 어떤 예술단이 평창에 오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실무접촉 대표단장에 권혁봉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을 지명했으며 대표로 윤범주 관현악단 지휘자, 현송월 관현악단 단장, 김순호 관현악단 행정부단장을 제시했다.

특히 현송월 모란봉악단장은 작년 10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이 되면서 북한에서 출세 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송월이 북측 실무접촉 대표단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모란봉악단이 어떤 형태로든 평창올림픽에 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송월이 단장인 모란봉악단은 최고의 실력과 외모를 자랑하는 여가수와 여성 연주자들로 구성돼 북한판 ‘걸그룹’으로 불린다.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는 남북 예술단의 합동공연을 제안하고 있어, 남북이 한 무대에서 만날 경우 문화교류를 통한 문화올림픽을 완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에 따라 북한의 대표 걸그룹으로 알려진 '모란봉악단'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정부는 평창올림픽의 흥행에 있어 모란봉악단의 방남을 기대하는 눈치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북한 체육 관계자를 만나면 모란봉악단을 평창올림픽에 보내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2년 김정은 지시로 창단된 모란봉악단은 북한 내 주요 행사에 등장하며 '김정은 악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정은의 옛 연인으로 알려진 현송월이 단장을 맡고 있고 노래·춤을 맡은 가수 10명, 악기 연주자 14명, 관리자 3~4명이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대에는 주로 핵심단원으로 알려진 7명의 가수와 10명의 연주자가 오른다.

▲ 남북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측 방문단 파견을 합의하면서 사상 최대규모의 방문단이 남쪽을 찾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이들은 빼어난 미모와 미니스커트에 '킬힐'을 신는 파격적인 의상과 현란한 안무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로 북한의 대중문화 아이콘이나 문화예술의 표본으로 소개되지만, 북한의 체제 선전에 동원되며 김정은 '악단정치'의 주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북한은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발사 축하공연에 모란봉악단을 세워 "모란봉악단의 노래는 몇천만t의 식량보다 중요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모란봉악단 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만든 '원조 걸그룹' 왕재산음악단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1980년대부터 활동한 왕재산음악단은 최근 모란봉악단과 지방 순회공연을 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왕재산음악단은 모란봉악단 이전부터 팝송에 맞춘 안무, 노출이 심한 옷차림을 선보이며 파격적인 활동을 이어갔다. 단원은 악단과 가수, 무용수 등 30여명으로 구성됐으며, 주로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공연을 선보였다.

국내외에선 왕재산예술단의 평창올림픽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내부에서는 왕재산예술단 파견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김정은이) 음악의 정치선전 활용을 중시하지만 모란봉악단의 파견은 검토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김정은이 직접 조직한 청봉악단도 관심이다. 김정은 시대 최초 걸그룹인 모란봉악단이 경쾌하고 화려한 분위기로 유명세를 타자 뒤이어 등장한 청봉악단이 우아함과 세련미로 그 뒤를 바짝 쫓으며 2대 걸그룹 구도를 완성했다.

▲ 남북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측 방문단 파견을 합의하면서 사상 최대규모의 방문단이 남쪽을 찾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청봉악단은 지난해 7월 체제 선전을 목적으로 김정은의 직접 지시 하에 창단됐다. 이때 모란봉악단을 대신할 후속 악단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북한 주요 행사에서 모란봉악단이 활동을 재개하며 자연스럽게 1세대 북한 걸그룹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이 가운데 최근 청봉악단의 공연에서 모란봉악단 단원들이 김정은 옆에 앉아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 보도되면서 모란봉악단이 청봉악단보다 위상이 더 높다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북한 대표 걸그룹의 평창행이 점쳐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들 단체 대신 북한 내 여러 예술단체 단원들이 별도의 예술단 이름으로 구성돼 파견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적 평화의 스포츠 행사 자리인 만큼 '민족적 위상'을 과시하는 정치적 색채는 배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모란봉악단의 경우 단원들이 모두 군인으로 한번에 대규모 방남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군복을 입고 공연하는 모란봉악단이 한국에서 공연하기란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모란봉악단 단독 파견보다 청봉악단 등 다른 예술단과 종합적으로 구성된 예술단이 새로 꾸려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과거 세 차례 응원단을 파견했다.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경기대회에는 '청년학생협력단' 자격으로 금성학원 소속 124명이 방남했는데, 여기에는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포함되기도 했다.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에는 대학생으로 구성된 응원단 200여 명과 인민보안성 산하 여성 취주악단 100여 명을 파견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는 만수대 예술단과 평양교예단 등 단원 280명을 보내기도 했다.[데일리안 = 박진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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