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재건 골든타임 놓칠라…해양진흥공사 설립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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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4월 24일 18:11:25
    해운업 재건 골든타임 놓칠라…해양진흥공사 설립 서둘러야
    2020년 IMO 환경규제에 따른 선대교체 공백, 국내 해운업계에 기회
    해양진흥공사 7월 출범시 2020년 이전 선대확보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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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1-12 11:45
    박영국 기자(24pyk@dailian.co.kr)
    ▲ 현대상선 컨테이너선.ⓒ현대상선

    한국 해운산업의 재건을 지원할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오는 7월 1일 출범 예정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따른 글로벌 선사들의 선대교체 공백기를 틈타 국내 선사들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공사의 설립을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0년부터 적용되는 IMO의 황산화물 규제는 글로벌 해운업계의 판도를 뒤흔들어 상대적으로 선대 규모가 작은 국내 선사들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MO는 2020년 1월 1일부터 공해상 선박 배출 황 함유량을 0.5% 이하로 제한할 예정이다.

    지금은 북미, 유럽, 중국 등 지정된 배출규제해역(ECA)에서만 0.1%~0.5% 이하 저유황유 사용을 강제하고 있으며, 일반 해역에서는 3.5% 이하 기준만 충족시키면 되지만, 2년 뒤부터는 일반 해역에서도 0.5% 이하의 황 함유랑 기준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이같은 IMO의 황산화물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선사들의 선택지는 세 가지다. 연료를 기존 고유황유 대신 저유황유로 바꿔 사용하거나 탈황장치인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아예 황산화물 배출이 없는 LNG연료 추진선박(LNG 추진선)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이 중 연료를 저유황유로 사용하는 방식은 추가 투자 없이 가장 간편하게 환경 이슈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원가경쟁력이 생명인 해운업체들에게는 최악의 선택지다.

    저유황유는 일반 고유황유 대비 가격이 50%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IMO 규제가 본격화돼 수요가 늘어나는 2020년이 되면 가격이 얼마나 더 뛸지 모른다.

    해운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사들간 가격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화주들에게 50%나 높은 운임을 제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연료비 상승분을 선사가 고스란히 떠안았다가는 수익성 악화로 생존이 불가능하다.

    결국 기존 선박에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LNG 연료 추진선박으로 교체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다만 이는 만만치 않은 초기 투자비용 및 선대 공백을 감수해야 한다.
    ▲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스크러버(배기가스세정설비).ⓒ현대중공업

    스크러버의 경우 설치비용이 대형 선박의 경우 1000만달러(약 100억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에도 계속해서 유지비용이 발생한다. 스크러버가 설치된 선박을 신조 발주할 경우에도 동형 일반 선박 대비 가격이 200~300만달러 가량 상승한다.

    LNG 추진선은 더 비싸다. 지난해 MSC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각각 5척, 6척의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을 발주할 당시 LNG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으로 계약을 체결했으나 얼마 뒤 스크러버 설치로 사양을 변경하면서 선가가 척당 2000만달러가량 낮아졌다. LNG 추진선이 스크러버 설치 선박보다 척당 2000만달러정도 더 비싸다는 얘기다.

    스크러버를 설치하건, LNG 추진선으로 교체하건 일정 기간 선대 공백 상황도 감수해야 한다. 기존 선박에 스크러버를 설치할 경우 최소 10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LNG 추진선의 경우 발주부터 인도까지 아무리 빨리 잡아도 1년 6개월이 걸린다.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글로벌 선사들이 2020년까지 환경 규제에 대응하지 못해 결국 대규모 선대 공백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수리조선소나 LNG 추진선을 건조하는 대형 조선소들의 상황을 볼 때 현재 운영 중인 선박들이 2년 내에 모두 황산화물 규제에 대응하기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는 국내 선사들에게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선대 규모가 작은 상태에서 확장 단계에 있는 국내 선사들은 환경 규제에 좀 더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어차피 국내 선사들은 계속해서 선대 규모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 2020년 이전까지 IMO 규제에 맞춘 대형선들을 대거 확보한다면 해외 선사들이 공백인 상태를 치고 들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선사인 현대상선은 이 시기에 맞춰 2만TEU 9척, 1만3000TEU 11척 등 총 20척의 초대형선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경우 글로벌 메이저 선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어느 정도 갖춰지게 된다.

    문제는 국내 선사들의 선박 발주를 지원할 해양진흥공사 출범 시기가 다소 애매하다는 것이다.

    해양진흥공사는 해양수산부와 금융부처 등으로 분산돼 있던 지원조직을 일원화시킨 해운산업 전담 지원기관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자금 운용 규모가 5조원에 달하는 해양진흥공사가 출범하면 선박 발주를 통한 선대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가까스로 한국해양진흥공사 법안이 통과돼 정부 계획대로 7월 1일 출범이 가능하게 됐지만 이 때가 되면 IMO 환경규제 시점까지 고작 1년 6개월이 남는다.

    공사 출범 직후 일사천리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국내 선사가 선박 발주에 나서고, 조선소에서 최우선으로 도크를 배정하더라도 IMO 환경규제가 발효되는 2020년 1월 이전에 인도받으려면 시간이 너무 빠듯하다.

    인도 시기가 한두 달만 늦어져도 국내 선사들은 항로 운영에 지장을 받거나 규제를 만족시키는 선박을 빌려 사용하느라 막대한 용선료를 지불해야 한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IMO 규제에 맞추려면 내년 하반기 중에는 선박을 인도받아야 하고, 그러려면 올 상반기에는 선박 발주에 나서야 한다”면서 “기왕 한국 해운산업의 재건이 목적이라면 글로벌 환경 규제와 시장 상황까지 감안해 국내 선사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선대를 확대할 수 있는 ‘골든타임’에 맞추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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