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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유통가 인사 키워드… '안정·세대교체·성과주의'


입력 2018.01.11 15:53 수정 2018.01.11 16:02        김유연 기자

위기 속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 둔 인사 단행

젊은 임원 대거 발탁·미래 먹거리 조직 확대 초점

유통가 맏형인 롯데그룹 임원인사를 끝으로 2018년 유통가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이 대부분 마무리됐다. 올해 유통가 인사와 조직개편을 정리해보면 몇 가지 공통분모로 묶인다. 올해도 지난해 못지않은 혹독한 영업환경이 전망되고 있어 변화보다 안정에 중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 또 세대교체를 전면에 내세운 젊은 임원의 대거 발탁과 실적 좋은 계열사 중심으로 승진 폭이 컸다는 점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10일에 이어 롯데건설, 롯데로지스틱스 등 건설·서비스 및 기타 부문 11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정기 임원인사를 확정하며 마무리했다고 11일 밝혔다. 유통·식품·금융 등 28개 계열사에서 총 174명이 승진했다.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지난해 신설된 4개 부문의 BU체제를 유지하는 등 조직의 안정을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또 빠른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지속 성장을 이루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미래 인재'에 초점을 두고 100여 명의 신규임원을 대거 발탁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황갹규 롯데지주 부회장·이봉철 사장·양춘만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대표이사·이용호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각 사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황갹규 롯데지주 부회장·이봉철 사장·양춘만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대표이사·이용호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각 사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를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황 부회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룹 내 '실세'로 통했던 인물이지만, 지난해 인사에서는 경영비리 재판 대상에 오르며 부회장 승진에서 제외됐다.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사 출범에 기여한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의 사장 승진도 눈길을 끈다.

신 회장의 약속대로 롯데그룹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도 나왔다. 성과주의는 물론 '뉴 롯데'를 위한 젊은 인재 발굴에 초점을 둔 인사라는 평가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빠른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미래 인재에 초점을 맞춰 신규 임원 100여 명을 발탁했다"며 "여성 인재 육성을 강조한 신동빈 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라 여성 임원 12명이 승진하거나 새로 선임됐다"고 설명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경영복귀 이후 역대 최대규모의 인사를 단행한 CJ그룹은 세대교체에 방점을 두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CJ그룹내 주요 계열사 CEO들 대부분을 50대로 채웠고, 신규 임원 승진자만 총 42명에 달했다. 이는 젊은 세대의 전진 배치를 통해 과감한 변화를 꾀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글로벌 가속화와 미래 먹거리 조직 확대에도 초점을 맞췄다.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기획실을 신설하고 각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연구소를 통합한 CJ기술원을 신설했다. 2020년까지 그룹 매출을 100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2020그레이트 CJ’를 달성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신세계그룹은 2018년 임원인사에서 '조직안정', '능력주의'에 무게를 뒀다. 이마트와 신세계를 이끌고 있는 '투톱' 전문경인인 이갑수 이마트 대표와 장재영 신세계 대표가 자리를 지킨 가운데 건설과 호텔 부문에서는 '50대 대표이사'가 새 수장으로 발탁됐다.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대표이사에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 양춘만(54) 부사장,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에 이용호(54) 조선호텔 지원총괄 부사장보가 각각 내정됐다.

당초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40대 남매경영 체제'가 안착하면서 '60대 임원' 2선 후퇴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교체 폭은 크지 않았다.

신세계는 이번 인사에서 큰 폭의 변동 없이 조직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면서 전문점사업, 상품경쟁력, 고객서비스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일부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외부인사를 과감히 영입해 사업역량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전 관계사 내 CSR관련 기능을 대표 직속 조직으로 편제해 그룹 경영철학인 바른경영과 CSR실천에도 힘을 싣도록 했다.

이번 임원인사는 그룹의 미래준비와 핵심 경쟁력 강화라는 큰 틀 안에서 철저히 능력주의 인사를 단행, 개인의 능력과 경쟁력에 중점을 두고 인재를 과감히 발탁했다는 평가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도전적이고 역동적으로 사업의 핵심경쟁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최적임자를 엄선했으며, 앞으로도 연공서열을 탈피, 철저히 능력과 성과주의 인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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